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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11.0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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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모임에서 들은 얘기다. 사회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한 인사가 자기보다 나이도 어리고 지위도 낮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잔심부름을 하는 것을 보고 그 명성이 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잔심부름 정도는 아랫사람이 당연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시키지 않고 먼저 스스로 나서서 하는 그 모습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행동 여하에 따라 명성과 존경을 얻을 수 있고,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너무 뻔 한 이야기였지만 맘 속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더 많이 베풀고, 먼저 나서서 움직여야 아랫사람들을 따르게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세상살이 충고를 잠시 망각하고 있었던 탓이 아닌가 싶다. 어느 조직이든 리더가 몸소 보여주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단순히 전시적으로 보이는데 그치지 말고 진심을 갖고 쉼 없이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아랫사람들이 그런 리더를 믿고 강요를 하지 않아도 따르게 된다.

사실 어떤 조직이든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르면 움직이지 않는 이들이 참 많다. 특히 서산시 공직사회는 유독 심한 것 같다. 소위 하위직에 있을 때만 해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5급 과장으로, 혹은 그 이상의 자리를 꿰차고 앉으면 예전의 의욕적인 활동성이 그냥 멈춰 서기 일쑤다.

물론 일부의 얘기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든 일처리가 능동에서 수동으로, 더불어 방관자적 입장으로 돌변한다. 그저 밑에서 올린 업무나 보고 받아 지시하고, 별다른 생각 없이 결재판에 사인만 한다.

당면해 있는 소속 부서의 현안과 문제가 무엇인지 크게 관심도 없다. 하지만 일부의 그들에게도 지대한 관심 사안이 있다. 연가와 특별휴가 등 일을 하지 않아도 월급이 고스란히 지급되는 공식적인 휴무 찾아먹기다.

눈에 쌍심지를 키고 어떻게든 챙겨 먹는 왕성한 식욕 탓인지 유유자적 공직생활이 몸에 배어 있다. 더구나 그들은 업무를 대신 떠맡아야 할 동료들의 따가운 눈총이나 손가락질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일부의 6급 팀장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행태가 포착된다. 아니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뒤지지 않는 용호상박이다.

명색이 간부랍시고 현안 업무에서 손을 뗀다. 고작 두서너 명에 그치는 아랫사람들이 과중한 업무 탓에 제때 퇴근도 하지 못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나 보다 앞서 이 자리에 앉았던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관례에 따라 나도 그냥 업무 지시만 내리면 된다는 식이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부지런히 뛰어 달라고 소위 간부 계급장을 달아 줬더니 세월아 네월아 하는 철밥통 숫자만 늘려 놓은 꼴이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한번 높아진 지위는 절대 무르는 법이 없고, 공무원이란 철저한 신분 보장에 따른 봉급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차곡차곡 올라가니 이만한 직업이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다.

오죽하면 만년 직장이라는 의미의 속어 ‘철밥통’이 서산시에는 많아도 너무 많다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고 있겠는가. 더욱 가관인 것은 일부의 그들 입에서 심심치 않게 내뱉어지는 심각한 인력 부족에 따른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불평불만이다.

또다시 기가 막힐 일이다. 더 푹 쉬고 놀면서 월급은 꼬박꼬박 받아야 한다는 얘기인지 그들의 속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나랏일을 보는 공무원들의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

책임감과 의무감이 여느 직업과 분명 달라야 한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나 지위가 올라갈수록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한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서산시 일부 간부들에게 주문한다.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 직원들까지 더 이상 욕 먹이지 말고 제발 밥값 좀 하자. 이병렬 편집국장

서산타임즈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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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 간부 공무원에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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