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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신의 그대를 위한 詩 ⑪
    벽돌을 세어본다 참 길구나 슬프다는 말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벽돌은 벽돌을 만나 벽이 되어간다 벽이 아닌 것이 되고 싶어 했을 텐데 벽돌을 쌓던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며 바람 빠진 풍선처럼 웃었다 평생을 살고만 싶다고 말한 사람이나 평생을 죽고만 싶다고 말한 사람이나 모두 벽돌을 쌓는다 그들은 모두 무언가 묻고 싶은 말이 있다는 얼굴이다 그래도 쌓아간다는 건 좋은 일 같아 좋았던 날들을 기억하려는 마음 같아서 넌 뭐가 되고 싶었니 건축학과를 졸업한 현장관리인은 줄눈이 잘 나왔다고 말했다 수평이 쌓이면 벽이 되는구나 구체적 실천만이 있습니다 미지(未知)라니요 아무것도 슬픈 게 없습니다 더는 들킬 것도 없는데 손톱은 자라고 벽이 키운 것들은 언제나 감춰진 채 따뜻해진다 그건 완성이 아니다 갱신되는 벽에 가깝다 따뜻해진다는 건 알 수 없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 누군가를 데리러 가고 싶을 때 벽돌을 쌓는 사람이 있다 ─ 이승희, 「벽돌을 쌓는 사람들 」 감상 “평생을 살고만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평생을 죽고만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모두 벽돌을 쌓는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산다는 건 곧 무엇인가를 쌓는 것이다. 그것이 행복이 되었든 불행이 되었든, 또는 즐거움이 되었든 슬픔이 되었든 말이다. “수평이 쌓이면 벽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삶이라는 무지의 텃밭에 수평을 만들고 의미를 쌓는다. 시인은 말한다. “벽이 키운 것들은 언제나 감춰진 채 따뜻해 진다” 라고.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를 자신 만큼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세상의 모든 벽은 감춰진 따뜻함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삶이 소중히 다뤄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존재의 감춰진 따뜻함은 지켜줘야 하고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평등에 대한 존중이고 삶에 대한 존중이다./도신 서광사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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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25
  • 축제 같은 선거 만들자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비롯하여 마을 단위 선거, 각급 정치인을 뽑는 선거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거를 치르게 된다. 선거란 유권자가 출마자의 정책과 능력을 평가하고 지지자에게 귀중한 한 표를 투표하여 훌륭한 인물을 뽑는 행사이기에 이날은 시민 모두, 한바탕 즐거운 축제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일단 당락이 결정되면 승자나 패자 구별 없이 서로 화해와 통합의 손을 마주 잡고 오로지 지역발전과 지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필시 유권자 간에 줄서기나 여야로 갈라져 마음속에 깊은 골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 골을 빨리 메우기 위해서는 승자와 패자 간에 책임을 느끼고, 선거기간 동안 불편했던 모든 사항을 서로 이해하고 화해와 협력을 통하여 하루속히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분들은 참으로 훌륭한 공약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다. 모두가 지역을 발전시키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약들이다. 지역발전과 물질적인 풍요도 물론 중요하지만 삶에 있어 정신적 풍요 또한 중요하다. 문화와 예술은 시민들의 생활을 한층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정신적 힘이 있다. 우리는 민족은 재주가 많은 민족으로서 현재 문화계, 예술계, 체육계 등에서 세계인들이 깜짝 놀랄 만큼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영화, 드라마 등 각 분야에 걸쳐 문화예술인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며 국가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또한 경제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계는 재능은 있어도 여러 여건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들이 많이 있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육성·지원할 수 있는 과감한 시책의 공약이 절실히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본래 순박하고 근면한 우리 조상님들은 상서로운 이 땅에서 충효정신·선비정신·예의정신·절의정신·개척정신 등 충남정신을 바탕으로 의롭게 살아왔다. 조상님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시민들의 화합된 자존심을 지켜 여야 할 것 없이 당선자를 축하하고 차점자를 위로하는 선진시민 정신으로 6.1 지방선거 날은 멋진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원하며 이를 위하여 다 함께 노력합시다./편세환 서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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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17
  • 도신의 그대를 위한 詩 ➉
    등이 솟은 꼽추처럼 괴석을 끌어다 놓을 수는 없어도 내 등짝 한 귀퉁이에 겨울에도 시르죽지 않는 꽃밭을 들일 수만 있다면 눈발 간간이 치는 시금치 밭과 봄동 밭 속이 헛헛한 당신에 듬성듬성 내줄 수만 있다면 언 등짝 풀려 움찔움찔 두더지 눈부신 낯짝 들어 올릴 수만 있다면 적막한 이들 보라고 우울에 들린 가슴팍들 들으라고 농담 부스러기 같은 잔 풀꽃들 춘란 몇 촉 연중 상영할 수만 있다면 ─ 유종인, 「자화상」 전문 [감상] 시 속 화자가 본 꼽추는 추운 한겨울에도 시르죽지 않는 꽃밭처럼 처연하고 아름답다. 눈 내리는 시금치 밭과 봄동 밭에서 듬성듬성 얼굴 밀어 올리는 희망이다. 땅을 움찔움찔 밀어 올리는 두더지의 삶이고 존재들의 노래이다. 농담 부스러기 같은 잔 풀꽃들과 춘란 몇 촉이 연중 상영하는 사랑이다. 꼽추는 화자의 부모님일 수도 있고, 친구거나 가까운 이웃일 수도 있겠다. 또는 자신일 수도 있다. 화자는 그에게서 사람다움을 본다. 아름다움을 본다. 그의 장애가 무엇이었든 그것은 단지 장애일 뿐, 그것이 그의 사람다움을 어쩌지 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어쩌지 못한다. 시인은 그에게서 받은 감동을 시 속 화자를 통해 말한다. “등이 솟은 꼽추처럼 괴석을 끌어다 놓을 수는 없어도” 괴석을 끌어다 놓아서라도 꼽추가 되고 싶은 화자는 꼽추에게서 무엇을 본 것일까. 화자는 꼽추에게서 ‘겨울에도 시르죽지 않는 꽃밭’을 본 것이다. 화자는 자신에게 그런 꽃밭이 없음을 부끄러워한다. 감동과 부끄러움은 함께 온다. 부끄러움을 통한 감동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감동을 준 대상이 무엇이었든 감동을 받은 사람은 그 대상을 닮고 싶어 한다. 그 대상을 닮는 방법이 있다면 딱 하나이다. 그것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시 속의 화자는 부끄러움을 통해 감동을 받는다. 두더지 눈부신 낯짝을 들어 올린 움찔움찔한 언 땅을 상상해 보라. 봄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다. 화자가 알고 있는 꼽추는 눈부신 낯을 들어 올린 봄이다. 아, 그런데 이 시의 제목이 「자화상」이다. 곧 꼽추가 자신인 것이다. 그리고 그 꼽추를 바라보는 것도, 그 꼽추의 아름답고 눈부신 마음도 자신이다. 시인은 말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자신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하고 있을지라도 우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존재라고, 그런 당신을 발견하라고.!/도신 서광사 주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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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17
  • 도신의 그대를 위한 詩 ➈
    들판을 흐르는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어떨 때 도란도란 흐르고 어떨 때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는지 알 것도 같다 어떨 때 졸졸졸 흐르다가 어떨 때 울음 섞인 목소리로 휘돌아가는지 알 것도 같다 다정하게 조용히 흐르다가 어떨 때 입에 거품을 물고 흐느끼며 자지러지는지 알 것도 같다 잔잔한 수면 흰 구름 군데군데 떠 있는 파아란 하늘을 가슴으로 품고 살다가 어떨 때 그 하늘을 종잇장처럼 꼬깃꼬깃 구겨버리는지 알 것도 같다 냇물 따라 인생을 걷다 보면 ─ 백수인, 「들판을 흐르는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전문 감상 흐르는 냇물은 글에서 주로 세월이나 인생에 비유된다. 차이가 있다면 세월은 흐르는 것이고 인생은 경험하고 배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지 않는다면 인생 또한 멈춘 것과 같아서 인생이라는 말속에는 으레 세월이란 뜻을 포함하게 된다. 인생이 세월과 같은 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역동과 역행의 굴곡을 수없이 반복하는 사람들의 삶이라는 것도 결국은 세월 즉, 자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위의 글에서 ‘인생은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 말속에는 ‘자연을 통해서’라는 말이 내재되어있다. 우리는 자연을 통해서 순리를 배우고 역행를 배운다. “돌판에 흐르는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어떨 때 도란도란 흐르고/ 어떨 때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는지/ 알 것도 같다”라고 화자는 물의 흐름과 소리가 다른 때를 말하며 적절히 인생에 비유를 들고 있다. 문제는 지나온 그 냇물의 과거를 다시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선인들에게서 지혜를 빌리고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선행되었던 과거를 살펴 현재의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알게 되는 진실들이 자칫 후회나 좌절의 과거가 되지 않도록 미리 공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시인이 말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지 않았을까 싶다./도신 서광사 주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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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11
  • 농번기 빈집털이 절도 예방을 위한 3가지 방법
    어느덧 5월 초순경으로 접어 들어서면서 농촌지역은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 되었다. 인근 논이나 밭에서는 현재 농사일이 한창이다. 특히 우리 서산경찰서는 충남 서북부에 위치하며 서해안권 농·공·어업 복합도시이며, 교통의 요충지로써, 해미 천주교 순교 성지와, 해미읍성, 마애삼존불상, 개심사 등 관광명소 등이 산재하고 있는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면소재지 이외 집들이 단독주택으로 조성되어 있고 가옥들이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소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이 거의 드문 전형적인 시골마을도 많다. 대부분 농촌에는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자녀들을 타지에 보내고 농사일을 하며 새벽에 밭에 나가땅거미 질 무렵 집에 들어오다 보니 많은 농가 주택들이 절도범의 표적이 되고 있다. 서산경찰서 관할의 경우 서산시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마을별로 우리 지역경찰관들이 지속적인 순찰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노인 혼자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대상 중점적으로 농번기 범죄예방을 위한 방범진단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경찰 혼자서만 범죄를 예방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이 경찰 활동에 대한 따뜻한 격려와 상호 신뢰가 조성 되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자위 방법 체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안전한 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절도 예방법이 있다.첫째, 절도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집을 비우고 농사일이나 외출을 할 때는 출입문 및 잠금장치 등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둘째, 장기 출타할 때에는 꼭 이웃집이나 관할 지구대나 파출소에 장기 출타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관심을 갖게 한다. 셋째, 평소 마을 주변에서 볼 수 없었던 수상한 차량이나 외부인을 보면 차량 특징 및 인상착의 등을 메모해 두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해두면 범죄 예방 효과는 물론 각종 사건이 발생했을 시 경찰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 3가지 내용만 제대로 숙지하고 이행 한다면 농번기 빈집털이 절도범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방준호(서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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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11
  • 도신의 그대를 위한 詩 ➇
    어디 도롱이 같은 집 한 채 있을까 잠시 등걸잠을 자리니 거기, 문패도 없고 번지도 없는 세상의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하늘이 집이고, 구름도 집이거늘 날마다 새 길을 찾아 떠나리니 부디 가는 곳 묻지 말기를 지구별을 떠날 때까지, 끝없이 간이역에서 다음 행선지를 기다릴지니 - 문현미, 「간이역 너머」 전문 감상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다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낯선 떠남과 같다. 목표를 정하고 계획 세우는 것을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그래서 일정의 성공도 거두지만 인생이라는 전체의 행로에서 보면 이런 것들도 우연히 정해지고, 세워지고, 이르는 것일 뿐, 어느 것 하나도 의지대로 된 것이 아니다. 인생은 즉 삶은, 구름 같고 바람 같아 흐르는 대로 흐르고 머무는 대로 머무는 것이어서 목표나 계획을 넘어서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삶이 이런 것임을 알고 그에 순응할 때 인생은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진다. 화자는 숨 막히는 박스에서 벗어나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아주 좋은 집이 아니어도 마당도 없고 정원이 없는 곳이어도 “어디 도롱이 같은 집 한 채”만 있으면 무거운 천년의 잠보다도 “등걸잠”으로 편안할 수 있다. 세상은, 사람이면 누구나 이름을 지녀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름에 금보다 더 빛나는 명예와 권력을 덧씌워 무게와 높이로써 상대보다 우위에 서야 한다고 한다. 이름에 먼지가 앉아 흐려지고 더러워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화자는 말한다. 삶은 “거기, 문패도 없고 번지도 없는/ 세상의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집이어야 하고, 이름이어야 하고, 인생이어야 한다고. 세상이 말하는 것과 반대인 대칭적인 각도에서 삶을 조명한다. 여행자의 장로(長路)에는 집이 따로 없다. 누울 곳이 있다면 그곳이 집이다. 말 그대로 하늘이 집이고 땅이 집이고 구름이 집이다. 여행자의 목적이 무엇이었든 관계없이 길은 집을 따로 정하지 않는다. 삶이 그런 것이다. 가진 것들을 모두 놓고 가든 버리고 가든, “우듬지 사이 허공을 누비는” 바람처럼, 또는 삶의 행로를 누비는 마음처럼 정처 할 수 없으면서도 정처 할 무엇이 있는 것처럼 연신 꿈을 꾸는 것이다. 그래서 화자는 말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간이역에서 다음 행선지를 기다리는 것처럼. 꿈꾸지 말자고, 있는 그대로를 보자”고 말한다. 다음 행선지를 기다리는 여행자처럼 그대의 삶을 욕심 없이 바라보라고 시인은 말한다. 아무 욕심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 자신이 바람을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임을.도신(서광사 주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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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4
  • 5월은 예절의 달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으로서 예절을 잘 지키는 민족으로 자부하여 왔다. 가정의 달 5월을 필자는 ‘예절의 달’이라 부르고 싶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비롯하여 8일 어버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 15일 스승의 날, 16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 등이 5월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한 집안의 가계(家系)를 이어가는 뿌리인 동시에 장차 한 국가를 책임지고 경영해 나아갈 동량들이다. 어린이는 부모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온 국민들이 사랑으로 보듬어 훌륭한 인재로 육성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인 것이다. 그래서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이날은 오직 어린이를 위하여 하루를 보내고자 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어린이는 자신들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가를 스스로 인식하여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새삼 느껴야 할 것이다. 어버이를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린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출가한 여성이나 독립하여 타지에 살면서 부모님을 직접 모시지 못하는 자식들은 항상 부모님의 안위를 걱정하게 된다. 사람이 인간다운 것은 아랫사람을 사랑으로 보듬고, 웃어른과 부모를 존경하며, 올바르게 가르쳐 세상으로 인도해준 스승의 고마움을 아는 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사람도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그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는 생전에 잘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스럽고 송구한 마음이 그치지 않는다. 특히 이번 코로나로 인하여 부모님을 여윈 가정의 경우, 마지막 상면이나 장례절차도 없이 갑자기 유골을 모셔야 했을 가족은 어버이날을 맞이하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우리 함께 생각해 볼 일이다. 본래 인간은 성선설과 성악설로 구분하여 논하기 전에, 먼저 선한 마음을 바탕으로 질서 있는 사회 속에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예의 바르게 사는 것이 인간 최고의 가치인 것이다. 어버이날의 역사적 배경을 잠시 더듬어 보면, 본래 어버이날은 미국의 어머니날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부터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하여 왔으나, 아버지날이 거론되면서 1973년부터 어머니날을 어버이날로 이름을 바꾸고 이에 따른 제반 규정을 고쳐 시행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어버이날엔 각 지방자치단체나 사회단체별로 경로잔치를 베푸는 등 다양한 형태의 행사를 추진하였으나, 코로나 괴질의 영향으로 이제는 가족 단위 행사로 축소되고 있다. 조부모나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 꽃을 달아드리고 선물이나 용돈을 드리며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등 특별히 마음을 써서 모시고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눈물겹도록 고맙고 대견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부모님들의 마음이다. 그러나 한편 부모님의 건강 때문에 요양병원이나 다른 시설에 모신 부모님이 있는 가정의 경우 면회조차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서 피차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어린 손주가 고사리 손으로 달아주는 한 송이의 카네이션에 눈물겹도록 고마워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 한 컷의 사진 속에 영원히 남겨두고 기억했으면 좋을 장면이 아닐까? 기록에 의하면 1907년 미국의 한 여인이 자신의 어머니가 카네이션을 무척 좋아하여 5월 둘째 주일마다 카네이션을 선물한 것이 계기가 되어 미국과 캐나다에서 어머니날에 카네이션을 선물하던 것이 전통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에 꽃을 선물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예절의 달 5월! 그간 마스크에 얼굴을 가리고 답답한 일상을 보냈지만 이제 야외에선 마스크를 벗고 생활 할 수 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서로 도와 동방예의지국의 자존심을 지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편세환 서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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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4
  • 초대 詩 - 오래된 기억
    오래된 기억 김 가 연 하루의 걸음 안으로 지는 해는 수없이 접었다 편 길의 무릎이다 접힌 자국이 헐어가는 길엔 파꽃 같은 사람들이 살고 여름 천변(川邊)엔 물소리를 닮은 미루나무가 자랐다 강둑을 달리던 아이들은 알몸으로 물에 뛰어들었고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은 봉숭아 꽃씨 같은 별이 되었다 그 눅눅한 장면들을 넘기면 기다림은 혼자 시들고 나는 저녁 강에 누워 두 손을 모은 채 잠들곤 하였다 김가연 시인은? 서산에서 태어나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9년 ‘열린시학’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흙빛문학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시간의 배후’, ‘푸른 별에서의 하루’, ‘육백년의 약속’‘즙’과’디카시집‘해미읍성, 600년 역사를 걸어 나오다’등이 있다. 현재 우보 민태원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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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4-27
  • 아름다운 기억의 편린
    상쾌한 봄바람이 싱그럽게 불어오는 3년 전 어느 화창한 봄날, 정지용 문학관을 찾아 옥천에 갔었다. 그때의 즐거움이 아직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정지용 시인이 태어난 옥천은 참으로 빛나고 있었다. 시내 어디를 가도 정지용 시가 있고 그의 노래 향수가 옥천을 더욱 옥천답게 하고 있었다. 현대시의 시성이라 불리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 의 배경이 된 실개천이 흐르는 생가를 거닐다 보면 저절로 읊조리게 되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그리고 또한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라는 고향의 첫 구절을 잊을 수가 없다. 지난 1974년에 허물어진 후 1996년 7월에 복원된 생가에는 돌담과 사립문, 초가, 우물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시인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생가 뒷문으로 나서면 시인의 140여 편의 시를 비롯한 작품들이 전시 되어있는 문학관에는 정지용 시인의 삶과 문학,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영상물을 관람할 수가 있었다. 필자는 정지용 문학관을 관람하면서 문학에 더욱 정진하고자 몇 번이나 굳게 다짐을 했던가. 정지용 문학관을 뒤로하고 이어서 육영수 생가를 방문했다. 사랑과 봉사의 화신으로 국민으로부터 많은 추앙을 받았던 육 여사가 1925년에 태어난 장소이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 전까지 살았던 곳이기도 했다. 한옥 99칸 고택은 조선 후기 양반집의 전형적 양식을 갖추고 있었으나 육 여사 서거 이후 폐가처럼 변해 완전히 철거되었다고 한다. 이후 생가터 상속권자가 옥천군에 부지를 기부했고 16년 전 복원 사업에 들어가 ‘교동집’이라 불리던 옥천의 명가가 되었다고 한다. 육영수 생가는 조상을 모시는 사당을 비롯하여 각종 부속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건물 안쪽으로는 육영수 여사의 학창시절을 비롯한 생전의 모습들이 담겨진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생가 뒤뜰에서 육영수 여사에 대한 자상한 해설을 해 주는데 여기서 또한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날의 마지막 코스인 멋진 신세계라 불리는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장계관광지에 도착하였다. 아름다운 대청호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계관광지는 도심 속 매연과 스트레스로 지친 관광객들을 위한 힐링 장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잘 가꾸어진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정지용 시인의 시문학 세계를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가 있었고, 이러한 작품들이 자연경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자연스레 시상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옥천군의 민속자료를 모아놓은 전시관에서 관장님의 자세한 해설을 들으며 우리 조상들의 얼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를 갖기도 하였다. 향토전시관을 나와 한적한 대청호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겼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맘껏 담으며, 장계관광지를 뒤로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기억 속에서 성숙이란 또 하나의 돌을 쌓는 기회가 되었고, 내 인생의 노트에도 기록의 한 페이지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아울러 관광을 통하여 행복의 지혜를 얻어야 하겠다. 행복은 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 즉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최병부(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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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4-27
  • 도신의 그대를 위한 詩 -7-
    저 문이 날 막는다 알콜 향기 진한 복도 부질없는 발길은 허공에서 서성일 뿐 벽 너머 이승의 행간에서 당신 얼굴 매만진다 칼날이 선을 긋는 곱고 여린 몸뚱이 그 아픔의 이유가 나인 것만 같아서 두고 간 빛바랜 반지 눈물로 닦아댄다 두어 생 인연으로 이승까지 맺은 몸은 내 품에 안겨서야 깊은 잠 들었는데 아득한 나락의 밧줄 내 손 잡듯 꽉 잡으소 - 이선중, 「아내의 병상」 전문 감상 매일 매일 아내의 병상을 찾았을 화자는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알콜 향에 발길을 잃는다. 수술실이었을까? ‘벽 너머 이승의 행간’에서 아내를 생각하고 아내를 더듬는다. 살면서 잊게 되는 한 가지 사실은, 옆의 아내가 매우 여린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내의 잔소리와 다툼들이 자신을 위함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의 남자는 철부지 아이처럼 아내를 힘들게 한다.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을 하고 나온 아내의 칼자국을 보면서 여리고 나약한 아내를 보게 된다. 화자는 비로소 자신이 아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왔었는지를 본다. 아내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아내의 고통보다 더 고통스러운 마음의 고통을 겪는다. ‘그 아픔의 이유가 나인 것만 같아서’ 견딜 수 없는 번민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두고 간 빛바랜 반지 눈물로 닦아댄다’ 화자의 아내가 세상을 떠난 것일까? 화자의 손에 쥐어져 있는 아내의 빛바랜 반지를 바라보며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을 닦아내고 닦아낸다. 귀하게 맺은 인연의 힘으로 화자의 품에 안겨 잠든 아내, 다시 깨어날 수 없는 깊고 깊은 잠, 마지막 길에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안고 있는 것일 뿐. 아내가 이승과 갈라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화자는 몸으로 말한다. 병고와 싸우면서 많이 약해진 아내는 화자의 손을 꽉 잡으며 의지하고팠을 것이다. 살고 싶었을 것이다.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의 바람대로 해줄 수 없던 화자는 말한다. “아득한 나락의 밧줄 내 손 잡듯 꽉 잡으소”라며 절규한다. 우린 이별을 하고 난 후에 후회를 한다. ‘좀 더 잘해 줄 것을’ 의미 없는 후회이다. 서로 살아서 얼굴 바라볼 때 한 마디 말이라도 따뜻하게 하고 한 번이라도 웃으며 바라봐줄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도신(서광사 주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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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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