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인요양원은 새로운 복지이다
독자기고

부모님들은 요양원 가면 죽어 나온다며 가지 않겠다고 한다. 자식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요양원 보내려한다며 서운해 안다. 자식들은 부모님을 집에서 모시기 힘들어서 요양원에 모시고 싶어 한다. 여기에서 필자는 자식 편이다.
요양원 가서 죽어 나오는 게 아니고 거동을 잘못하고 늙어서 집에서 혼자 지내는데 어려움이 있어 요양원 가는 거다. 요양원 가서 물어 봐라. 요양원 가고 싶은 사람 한 명도 없다.
이제 요양원이 새로운 복지이다. 집에서 가깝고 좋은 요양원 가겠다고 해라. 자식들 보고 면회나 자주 오라고 해라. 그게 가장 현명한 거다. 병원을 방문한 어르신 환자 보호자가 이 말을 듣고는 원장님이 최고라고 한다. 특히 며느리들이 좋아한다.
부모님과 자녀, 형제자매 등 가족 모두가 모여 요양원 입소의 필요성과 가족의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가족 간에 견해가 다를 수 있으니,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님이 집에서 혼자 지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로 인한 위험과 불편함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요양원이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님을 강조하고 요양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줄이기 위해 요양원이 다양한 활동과 사회적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곳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요양원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또래 어르신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야 한다. 아울러 부모님과 함께 요양원을 방문하여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직원들과 대화하며 안심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입소 전 단기체험을 권유하거나, 가족이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익숙한 집을 떠나는 두려움, 활동 제한에 대한 불안, 학대나 방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 부모님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부모님의 입장에서 대화를 이어가야 설득이 수월해진다. 처음에는 짧은 시간만 체험하게 하거나, 가족이 방문하는 횟수를 줄이지 않고 평소처럼 계속 찾아가 안심시켜준다.
그리고 요양보호사와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족 모두가 경제활동을 하거나 돌봄에 한계가 있을 때는 요양시설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부모님과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전문의·순천향대 의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