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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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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5.11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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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어버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한 이유는 길러주신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과 산업화·도시화·핵가족화로 퇴조해가는 어른 봉양과 경로사상을 확산하는 계기로 삼기 위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에 58일을 어머니날로 정하였으며, 그 뒤 1973년에 명칭을 어버이날로 바꾸어 국가적인 행사로 삼고 있습니다.

유교를 숭상한 우리 조상들은 충효를 으뜸으로 삼았습니다. 효를 필수 과목으로 가르쳤으며 효자를 선발하여 표창하였고, 과거시험 과목으로 채택하였습니다. 곳곳에 효자비를 세워 효의 모범이 되도록 하였고 효행록을 발행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귀감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불효자에 대하여는 엄하게 다스렸지요. 불효자는 과거시험도 볼 수 없었습니다. 부모를 구타하거나 욕설을 한 사람에게는 극형이나 징역형에 처했습니다.

효도의 개념이나 방법도 시대에 따라 크게 달라졌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부모가 병에 걸려 위중한데 병원에 데리고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손가락을 잘라서 피를 먹였다면, 그 아들을 효자라 하겠습니까? 물론 그런 사람은 없겠지만, 아마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한참 모자란 사람이라 할 겁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사표 내고 3년 동안 산소 옆에 움막 치고 있다면, 틀림없이 토픽감이 될 게지요. 지금은 부모가 늙어도 자식들이 모시고 봉양할 수도 없습니다. 나이 들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은공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효는 인간의 기본적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은공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열 달 동안 입덧으로 고생하시고 출산의 고통을 이겨 내시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고 길러주고 가르쳐 주신 그 은공을 모른다면 금수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나는 부모님의 은공을 잊지 않는 마음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무가 아닌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효도가 참 효도입니다.

전에 요양원에서 봉사할 때 나는 여러 형태의 부모와 자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많은 부모의 자식 사랑은 한결같은데 자식들이 부모를 대하는 태도는 제각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멀고 가깝고를 따지지 않고 매주 또는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부모님을 뵙고 다정한 대화를 나누고 가는 자녀들이 있는가 하면, 엎드려지면 코 닿을 데 살면서 코빼기도 내밀지 않는 자식도 있습니다. 어느 어머니는 자식이 보고 싶어서 여러 번 연락해도 오지 않았습니다. 꾀를 내기를 동네 사람이 문안차 왔을 때 땅속에 돈 항아리를 묻었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들이 돈 묻은 곳이 어디냐? 득달같이 달려와 물었습니다. 거짓말도 못 하느냐고 해서 그 이야기가 온 요양원에 한참을 나돌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치매 걸리신 구십 되신 노모, 저녁 식사 후 침실에 오셨는데 어르신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목욕을 시키려고 옷을 벗기니 반찬으로 나온 갈치 생선 한 토막이 젖가슴에서 툭 떨어졌습니다. “큰 애 줄려구, 큰 애 줄려구이를 들킨 노모는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며칠 후 면회 온 아들이 그 말을 듣고 펑펑 울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이 함께 울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언제나 자식에게 가 있습니다. 효는 무엇보다도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는 것입니다. 가정을 잘 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살면 그것이 효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자주 전화를 드리고 가끔 자녀와 함께 찾아와 얼굴을 뵈어 드리면 그것이 바로 효도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면 그 자녀에게 억지로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레 효를 가르치게 됩니다.

성경에는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라고 했습니다. 불경에도 부모 섬기는 것이 곧 부처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은 자신이 복을 받는 일입니다. 효는 이해타산이 아닙니다. 논리적이거나 합리의 세계가 아닙니다. 그러나 부모님께 효도하여 복도 받고 은공도 갚는다면 이것이 일석이조가 아니겠습니까? 어버이날을 맞아 다시 한 번 효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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