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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력을 주민에게” 로컬 민주주의 확산

[창간특집 - 다시 LOCAL!] 지역 문제는 우리가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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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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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대, 코로나19가 빚어낸 고립과 단절은 역설적으로 지방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주민들은 지역문제와 일상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중앙이나 정치권발() 거대담론이 아닌 자신의 안전이나 행복, 이해관계에 더 천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민들은 이 논의를 구성하고 추진하기 위해 조직화되고 있다. 주민자치회와 같은 자치의결기구는 그 논의의 플랫폼이다. 지역현안은 관청이나 국가로부터 주어진 것이 아닌 주민자치조직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주민들의 조직화는 아래로부터 강제되는 권력의 이동을 의미한다.

 

서산 직접민주주의주민자치회운영

마을길 포장 등 지역문제 주민이 해결

만 18세 청소년 유권자 대안세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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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클라루스 칸톤 란츠게마인데.

 

지역, 스스로 결정하는 미래

 

스위스에서는 1년에 한 번 주민들이 광장에 모여 지역의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장()란츠게마인데가 열린다. 스위스 시민들은 주민총회 격인 란츠게마인데를 통해 세금 인상이나 공공장소 금연, 대중교통 무료화 등 다양한 삶의 주제들을 정치화한다. 예결산안을 심의·의결하기도 한다. 란츠게마인데는 스위스 직접 민주주의를 상징한다.

서산시에서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 시스템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서산시가 지난 72서산형 주민자치회 전환 선포식을 갖고 지역 자치혁신 가속화에 나섰다. 시는 충남형 주민자치회 시범 사업으로 2018년 대산읍, 2019년 부석면의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 운영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주민자치위원, 사회단체, 시 의원 등 11명으로 구성된 시민준비단을 출범해 새로운 조례 제·개정 등 서산형 주민자치 모델을 구축했다. 이로써 서산시 15개 읍면동이 주민자치회로 전환되어 지역 주민들이 지역 사업에 앞장서는 주민 참여 대표기구의 역할을 하게 됐다.

서산형 주민자치 특징은 크게 주민자치 제도 개선 주민자치 재정 강화 주민자치 조직과 인력 운영의 통일성이다. 주민총회 개최시기는 농번기를 피한 11월로 개선하고 강사료 지출 및 주민자치회 자체수입에 대한 사용 규정을 구체화했으며, 주민자치위원 임기를 연말까지로 통일했다. 주민자치회와 주민자치센터 운영 등에 대한 50여 종의 서식을 통일하고 센터시설 대관체계 개선, 수강료 할인 및 반환규정 신설 등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사항을 보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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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형 주민자치회 전환 선포식

 

주민자치 재정 강화를 위해 주민세(개인균등분) 65천만 원을 지원해 자치활성화 예산으로 활용하고,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수입을 전액 주민자치회에서 사용하도록 했다. 주요사업으로는 자치사업 지원 및 역량교육을 집중 지원하되 선 역량강화 사업 후 자치사업을 확대 지원해 나가고, 그 외 주민자치박람회 및 읍면동 주민총회 등도 연차별 계획에 따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주민자치 조직과 인력운영은 행정과의 소통창구인 주민자치협의회로 통일 구성하고 주민자치 담당직원의 역할을 명확히 해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주민자치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이문구 서산시 자치행정과장은 단순히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심의하던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요 사업과 민원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해 의제를 만들고, 주민총회에서 직접 예산도 집행할 수 있게 됐다그만큼 주민자치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도 현재의 시민이다

 

지난 21대 총선부터 만 18세 청소년이 유권자로 들어왔다. 이들은 청소년관련 공약이나 매니페스토 운동 등을 통해 정치권과 맞서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미래의 희망이 아니라 현재의 시민이라며 당연한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정치공간은 우리 사회가 귀기울여야할 또 다른 대안세력이다.

청년층을 조직화하는 시도도 계속된다. 서산시는 지난해 6월 지역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이들의 사회참여 확대를 지원할 거점공간인 청년 활력공간 LAB’조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번화로 서산시민센터 1층에 333.48규모로 조성된 청년활력공간 LAB’은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커뮤니티홀과 청년이면 누구나 사전 예약을 통해 이용 가능한 회의실 및 동아리방, 청년창업지원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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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경청회

 

맹정호 시장은 지난 6월 청년들의 마음을 듣는 경청회를 가졌다. 경청회는 소득의 양극화, 취업난, 주거난, 결혼 및 출산율 저하 등 최근 사회 이슈에 대해 청년층이 현 시국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묻고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청년들은 청년 정책과 청년의 삶이 괴리된 원인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 청년 참여 기회 배제 청년을 지역 활성화와 정치의 도구로 여기는 사회 인식을 꼽았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정책 수립, 청년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정부의 섣부른 개입보다는 지원자가 돼 줄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당부키도 했다. 또한 서산의 정체성을 살려 젊은 층을 모을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지역사회와 대학 등 교육기관 간의 연계사업 활성화, 청년끼리의 소통의 장 마련, 초기 창업자에 대한 지원 등 구체적인 정책 대안도 제시했다. 서산시는 청년들이 제안한 내용을 검토해 시정에 적극 반영하고 향후 청년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해 정례화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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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학교 개강식

 

이어 7월에는 청년학교 개강식이 열렸다. 충남도 지역착근형 청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총 2500여만원을 들여 관내 거주 만18~39세 청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취창업 기본역량교육, 영상촬영 및 편집기술, 4차산업 기술 역량교육, 금융경제 및 성평등 교육 등과 실질적 청년공동체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해 3인 이상의 5개 팀을 구성해 PR 전문가, 음악밴드, 인문학과 융합 등 자체 활동 청년 커뮤니티 활동도 지원한다.

지역의 조직화가 권력의 이동을 끌어낼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출발점에는 서있다. 중앙권력이 만들어낸 기득권, 자본주의가 획일화시켜 놓은 수도권 중심의 문화, 지방의 변화는 이들과의 대결을 의미한다. 박태권 전 충남도지사는 이완 관련 서산타임즈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지금까지 기득권이 양보해서 평준화가 된 예란 거의 없다양극화의 현실을 직시하고 지방도시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어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방의 분발을 독려했다. 이병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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