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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2.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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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신고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매매가격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건설경기 침체까지 겹쳐 올 상반기 건설 수주액은 작년에 비해 22.2%가 감소하여 경기침체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소규모 주택건설업체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으며, 그와 맞물려 지난해까지 만해도 2만가구대에 머물던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도 5만 가구를 넘어섰다. 불과 한 달 전에 비해 11%가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한 계약자들의 피해 또한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아서 사고가 난 사업장만 10여개 업체에 3.400여 세대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일부지역의 과도한 분양가 상승이나 전매열풍은 어찌된 일일까? 실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 수준은 경제규모 및 가계소득에 대비해 볼 때 세계최고라는 분석이 있다.

또한 97년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일본과 대만, 홍콩 등에서는 주택가격이 50~67% 가량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주택가격은 98년 대비 97.8%나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도 신규 주택가격을 나라별 1인당 GDP와 비교해보면, 미국이 8.3배, 일본과 영국이 11.8배인데 비해 한국은 23.7배라는 것이다. 이를 역으로 추산해 보자면 평균 수준의 소득을 가진 서민들이 내 집을 갖기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고 24년이라는 세월동안 모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는 수도권의 아파트 시세를 기준으로 한다면 현실이 그렇기도 하다.

서산도 지난 해 아파트 분양이 줄을 이으며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국내 주택건설시장의 경우 신도시 개발, 주택 200만호 건설 등 정부의 지속적인 주택 대량공급 정책과 IMF 경제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미분양 주택이 계속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하여, 주택시장의 성격도 공급자 주도시장에서 수요자 주도시장으로 변화하게 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이러한 주택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업체들도 이제는 소비자 기호에 맞는 가격과 다양한 품질의 주택 개발에 나서야 할 때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업체들이 ‘지어만 놓으면 팔린다.’는 공급자 위주의 경영과 주먹구구식 마케팅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요구될까 두렵다. 현실에서 아파트는 두 가지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주거개념이요, 또 하나는 재산증식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장의 아파트는 팔리지 않고 빈집이 늘어가고 있다. 아파트를 완공 한 후에도 분양하지 못한 악성 미분양 물량도 6월말로 8.300여 세대나 된다.

무엇이든 팔리지 않고 남아돌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시장의 기본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주거개념의 가치가 더 커져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가진 재산이라곤 아파트 한 채 밖에 없는 소시민들에게는 재산증식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는 허탈한 얘기겠지만, 집 한 채 없는 서민들에게는 한없이 반가운 얘기 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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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아파트의 새로운 패러다임||김원배 본지 자문위원협의회 총무 가나건재상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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