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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01.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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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기업체는 10년이 지나면 그 경력과 노하우를 인정받게 된다. 때로는 근속상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그 10년간의 지혜는 회사 운영에 절실히 필요한 요소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이 지나면 그 전문성을 인정받게 된다. 그 분야에서는 그 사람만큼 잘 아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 그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근무하면 경력이 일천한 사람도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된다. 20년쯤 되면 한 배를 잘 이끌어가는 노련한 선장인 셈이다.

인지면 남정 1리 조광근 이장은 올해 20년째 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선출직임에도 매번 추대형식으로 이루어지니 그의 이장일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평가가 자연스레 묻어나온다. 아울러 이장단 협의회장도 올해 10년째 접어든다. 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면민들까지 그를 믿고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20년 정도 이장일을 하다 보니 그는 행정전문가가 다 되었다. 웬만한 사람들은 처음 들어보는 행정법도 그는 속속들이 알고 있다. 혹여나 마을 노인들이 법령을 몰라 피해를 받는 일이 있을 때 그는 마을 노인들의 손을 이끌고 면사무소를 누비며 그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자기일처럼 노력한다. 때문에 중간에 그가 이장일을 잠깐 손에 놓았을 때 한 마을 주민은 고마움에 양복도 맞춰주는 일까지 있었다. 물론 그는 그 선물을 마음만 받고 거절했다.

일부러 보수를 받지 않고 이장일을 봤을 때도 마을 노인들이 특별히 그를 불러 사재를 털어 활동하지 말고 주는 건 받으라고 충고한 일도 있었다. 이쯤 되면 마을주민들의 그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또 비가 많이 오면 마을의 취약지역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 아침부터 하루 종일 돌아보는 등 마을에 대한 그의 애정도 각별하다. 때문에 누군가 논이 침수되어 그에게 전화하면 그는 이미 알고 있는 일도 다반사다.

그는 “20년간 이장일을 하면서 오히려 내가 많이 배웠다”고 겸연쩍어 한 뒤 “우리 마을이 편안하고, 우리 면이 편안하고, 우리 시가 편안한 것이 앞으로의 소망”이라며 소박하게 웃어보였다. 인지=조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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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지킴이(47) 남정1리 조광근 이장||“20년간 이장하면서 오히려 많이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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