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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1.0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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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두 살, 그녀들의 새해 소망은???

 

새해 서른 두살을 맞이하는 전업 주부들에게 새해 소망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미숙이는 “그날 그날 소원을 빌겠다” 고 대답했다. 영희는 새해가 시작되는 작은 설레임이 아이들의 웃음과 울음에 묻혀 잊고 지낸지가 몇 해인지 모른다고 하면서도 줄줄이 새해 소망을 밝혔다.

새해를 맞아 특별기획한 '주부들의 새해 소망' 을 취재하기 위해 잊고 있었던 여고 동창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반가운 목소리들이다.

그러나 그녀들. 매일 집에 박혀 있으면서도 시간이 없다는 둥 글 재주가 없다는 둥…그런다.

그러면서도 그녀들은 아슬아슬하게 마감시간을 맞춰 답신을 보내왔다. 고맙게도 ….

서른 두 살 주부들. 그들이 소망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허현 기자

■심현경(32ㆍ부석면)

■전순민(32ㆍ석림동)

■박미숙(32ㆍ지곡면)

■강은주(32ㆍ대산읍)

■강영희(32ㆍ동문동)



현경=처음 친구한테 새해 바라는 점에 대해 짧은 글을 써 보라는 부탁을 받고 흔쾌히 대답을 했지만 막상 글로 적으려니 쑥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매번 생각하는 '좋은 일만 가득한 한 해', '건강한 한 해' '복 많이 받는 한 해'등 막연한 바램이 아닌 좀 더 나에게 맞는 소망을 생각하게 해준 현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부터 해야겠지.

지난 해는 새 가정을 꾸리고 사랑스런 우리 딸 나리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새해에는 우리 딸 나리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는 것이 첫째 소망이다.

두번째 바램은 나리 아빠가 직장을 옮긴 지 얼마되지 않아 많이 어려워 하는데 내년에는 그 일에 익숙해져 덜 힘들어 했으면 좋겠고 세번째는 남들이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살들이 돌아왔으면 한다.(지금 너무도 살이 빠져서 보는 사람들이 안쓰러워 한다)

네번째는 우리 부모님들이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형제들도 지금처럼 행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세째에게 좋은 인연이 나타나서 엄마, 아빠 맘을 좀 편하게 해 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아는 모든 분들에게 슬픈일이 생기지 않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왠지 새해에는 정말 좋은 일들만 생길 것 같은 그런 맘이 생긴다.


순민=매년 이맘때쯤이면 하는 생각이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진다. 나만을 위한 시간이 점점 줄어 들면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결혼과 함께 항상 나보다는 가족이 먼저이고, 시댁, 친정 식구들 까지 신경써야 하는 일상이 어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지내온 것 같다.

하지만 결혼 생활 8년. 이제 아이들도 제법 스스로의 개인 생활을 하고 있고 내 손이 많이 편해지니까 가족의 울타리에서 조금 벗어나 나를 위한 하루 하루를 살고 싶어졌다.

나의 내면을 가꾸면서 건강에도 신경쓰고 내가 나를 봐도 멋있게.

새해 계획이 계획에만 그쳤던 한 해, 스스로 자책만 했던 2005년 이었다.

올해도 같은 계획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새해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가지 찾아 꾸준히 해 보고 싶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더 활기차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또 아이들과 함께 영어 공부를 뜸뜸히 해서 나의 경쟁력을 길러야 겠다. 일상생활 하면서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성 마져 못 느낄때도 있지만 국제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보고 싶다.

체력이 곧 국력이라는 말도 있듯이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건강이 가장 큰 재산이니까 게으름 피우지 않고 나의 몸을 쉼없이 움직이게 할 것이다.

금방 결과로 보여지는 계획들이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 마지막 날에 나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


미숙=어제와 같은해가 뜨고 어제와 같이 시계의 초침도 24시간 운동을 했을뿐인데 여기저기서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아 새로운 다짐들을 한다고들 야단이다.

나에게도 그들과 같은 지난 시간들이 있어 되짚어보면 틀린 시험지를 고치듯 지우개로 박박지워 새로고치고 싶은 일들이 많다.

그래서 새해부터는 거창하게 계획을 세우는게 아니라 12개의 나뭇가지위에 365개의 나뭇잎이 달려 있듯이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하려한다.

어릴적 학교에서 잘해서 포도알을 받아서 집에 돌아오면 얼마나 좋았던가. 못받은 날은 내일은 꼭 받도록 노력하자며 다짐을 하지않았던가. 그날 하루를 저녁에 계획을 세워 그다음날 잠자리에 모든 가족이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려 한다.

남들이 뭐랄지 몰라도 가장 평범하게 살려한다. 때론 그평범함을 지키지 못해 가정이 파탄나고 국민에게 머리숙여 사죄하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던가?

아직 새해 소원을 생각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나처럼 그날 그날 소원을 빌어보는건 어떨까?


은주=항상 느끼는 거지만 일년은 정말 빨리 지나간다. 내 나이가 벌써... 놀랍다.

지난 해는 크고 작은 일이 많았다. 시부모님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온 가족이 애를 태우며 정말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도 많이 했었다. 다행히 지금은 좋아지셔서 잘 생활하고 계시다.

그리고 내가 애들만 키우며 집구석에 박혀 살다가 취미생활 이라는 것에 눈을 뜬 해이기도 하다.

바로 볼링! 남편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볼링대회가 열려 우연히 참가하면서부터다. 예전에 볼링장에 다니는 사람들 이해를 못했었는데 이게 한번 맛을 들이니까 장난 아니게 재미있다. 비록 남편이 호응을 안 해줘서 한달에 서너 번씩 눈치를 보며 다니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계획이 있다면 나의 단점을 꼭 고치는 것이다. 단점을 애써 찾아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 없이 관대하고 이해심 많은 내가 유독 우리 남편과 아이들에겐 인내심이 부족하여 버럭 화를 잘 내는 것이다.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말 안 듣고 바락바락 말 대꾸하는 딸아이를 보면 내 탓인 듯 싶다. 엊그제는 아이들을 혼내는 날 보며 남편이 하는 말 “일년 내내 꼬약거리는구만!” 하는 것이었다.

새해에는 인내심을 기르고 사랑으로 나의 가족들을 대해야겠다.

새해 바람이라면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 모두 건강하시고 우리 가족도 모두 건강하고 더욱 행복한 가정이 되는 것이다. 이제 초등학생이 되는 딸은 좀 더 총명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아이가 되길 바라며 조금만 큰 소리로 혼을 내도 울먹이고 삐지는 순둥이 우리 아들은 좀 더 씩씩하게 자라길 바란다.

남편하고도 더욱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멋진 나의 인생을 위해 좀 더 노력해야겠다.


영희=또 한 살을 더 먹는구나. 주부가 되어 가정에만 있다보니 한 해가 저물어가는 아쉬움도 새해가 시작되는 작은 설렘도, 아이들의 웃음과 울음에 뒤섞이고 파묻혀 잊고 지낸지 몇 해다.

언제나 그렇듯이 지난 해는 크고 작은 일들이 나와 내 가정 그리고 나라 안팎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내게 지난 해 특별한 것은 2002년에 이어 귀여운 둘째 아들을 얻은 것이다.

첫 아들에 이은 또 한명의 아들이지만, 너무나 예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럽다. 딸이 없어서 무척 섭섭하지만 둘째 아들의 넘치는 애교와 얼굴에 가득번지는 사랑스런 미소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낸다.

2006년 새해에는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내가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서른 두살 주부의 소망을 이야기 해본다.

첫째, 누구보다 듬직한 남편이 올 한해에는 운동과 다이어트에 성공해 허리사이즈가 1인치 줄어든 모습으로 2006년을 마감했으면 좋겠다. 시댁과 친정에는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런 아들과 사위, 가정에는 충실한 남편, 아이들에게는 자상한 아빠가 되었으면 한다.

둘째, 미운 네 살이었던 우리 큰 아들 재빈이. 이제 한 살 더 먹었으니 작년보다는 좀더 듬직하고 의젓해져 하나 밖에 없는 어린 동생 더 이상 때리지 않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한다.

셋째, 막내 아들 미소 천사 재현이. 아가가 아닌 유아가 되어가는 해이니 재현이도 형아처럼 좀도 활동적이고 씩씩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크는 것을 보는 것 말고는 아무런 바램이 없는 나지만 그래도 굳이 이야기 하자면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여 자신감 있고 당당한 나로써, 엄마로써, 부인으로써 올 일년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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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두 살 그녀들에게 물었다.||[신년기획] 5명 주부들의 새해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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