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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1.0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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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면장                               한연숙 면장

서산 농촌지역 면정을 이끌고 있는 초임 면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수영(48) 부석면장, 한연숙(51) 팔봉면장은 이제 비록 1년차에 불과한 초보 면장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서산시 면정 평가에서 쟁쟁한 선배 면장들을 제치고 1등 면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최근 각종 국책사업 유치와 관광산업 육성으로 침체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수입개방에 대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부석면을 '관광농촌' 대명사로

이수영 부석면장은 지난 해 말 서산시 행정종합 평가에서 '기러기 오는 쌀'과 '철새의 낙원 검은여 쌀' 을 브랜드화시켜 친환경 쌀 생산에 행정적을 집중, 서산시 고품질 쌀생산 유통대책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최근 부석면이 '살고 싶은 농촌', '누구나 한 번쯤은 머물고 싶은 곳' 으로 주목받게된 주된 이유다.

철새도래지에서 석양과 함께 철새와 가창오리들이 펼치는 군무는 세계 어느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 하는 곳. 그래서 이곳에 서 있는 자체만으로 자연의 주인공이 된다.

여기에 지역의 삶의 정기를 불어 넣는 명산 도비산(해발 352m) 정상은 123.8㎢ 면적의 부석면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관광 농촌' 은 이제 부석면의 새로운 수식어로 통용될 만큼의 명성을 쌓고 있다.


105억원 규모 국책사업 유치

한연숙 팔봉면장은 주민들 스스로 사업주체가 되는 105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팔봉면에 유치시키는 여장부로서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사실 지난 해 1월 이곳으로 부임할 당시만 해도 '여자가 뭘 하겠어?'라고 빈정대는 주민들도 부지기수 였다는 한 면장은 이곳 출신 시의원에게까지 마음의 부담을 가졌었다.

"시의원이 물렁하니…" 주민들 서넛만 모이면 수군대는 통에 속으로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서산지역 최초의 여성 면장' 이라는 수식어가 전국의 언론에서 집중되면서 이러한 속앓이도 잠시, 지역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적극적인 면정협조를 당부 했다.

한 면장이 일구어낸 105억원 규모의 '팔봉산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 사업'은 팔봉산 권역 8개 마을을 산과 바다, 들이 어우러진 농촌종합체험학습장을 만드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한 마디로 한 면장은 팔봉면 주민들에게 '로또'를 선사한 셈이다.

   

'감자 축제' 와 '바다음식 축제'

팔봉산 감자축제는 이제 지역축제로서의 면모를 갖춰 제자리를 잡았다. 서산지역의 대표적인 향토축제로 자리매김한 지난 해에는 3만명 이상이 찾는 행사로 성장했다. 여기에 팔봉산 등산객을 합치면 무려 20여만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팔봉면은 '감자 축제'로 지역 이미지를 개선했고, 년간 24억원에 이르는 감자판매실적을 포함 30억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이수영 면장은 올 해 처음 겨울철 휴양지를 대표할 수 있는 축제로 육성, 지역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으로  '간월도 바다음식 축제'를 열었다.

지난 해 12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열린 축제에는 5만여명이 축제에 참석하는 대성황으 이루었다.

이를 통해 부석면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그동안 반목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주민들의 화합에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걷었다.


농촌 살리기, 왜 필요한데?

이수영 면장은 농촌을 되살리려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 농촌 마을들이 무너져가는 속도는 도시의 속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는 이 면장은 "도시의 문제는 규모가 거대화되면서 지역 주민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동체성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촌의 경우는, 인구수가 급속하게 감소하면서 촌락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곳 부석면은 마을 어디서나 텃밭 중간중간 울창한 대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차를 타고 지나가던 도시사람들은 아름다운 대나무 군락의 모습에 흐뭇하게 미소 짓겠지만, 실제로 대나무가 심겨 있다는 것은 곧 10~20년 전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 사람 사는 집이 한 채씩 있었다는 얘기다. 원래 대나무는 집 뒤뜰에 부정을 막기 위해 심던 것이었다.

사람이 떠나고 남은 집터를 허물고서 '노는 땅을 뭐하겠어'하는 심정으로 이웃 노인들이 텃밭을 일구게 된 것이 바로 마을 군데군데 자리 잡은 대나무 숲이 지닌 사연이다. 이런 사정을 알고 20호, 30호의 노인 가구만 남아 있는 마을을 돌아볼 때면 푸른 대나무가 바람에 쉬쉬 소리를 낼 때마다 가슴 한 켠이 짠해지곤 한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대나무 숲 앞의 텃밭마저 돌보는 사람이 없어 돌무더기 버려진 땅이 될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연숙 면장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농촌이 사라지면 도시의 생태적 삶도 동시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심각성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 면장은 "농촌 역시 도시민에게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일정 부분 도시에 기대 살아가고 있지만 도시 사람들은 생태도시를 만드는 사람이건,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건, 먹지 않고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는 것

먹거리는 모든 생태적 삶의 바탕이며, 바로 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내는 공간으로서 농촌은 생태적 삶을 꿈꾸는 모든 이들의 근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 면장은 농촌 되살리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었다.


비관에 빠진 농촌에 다시 활력을!

노년의 농부들은 농촌에서 살아갈 미래의 세대를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자신의 대에서 농사짓는 일은 끝장이 나고 앞으로는 아무도 농촌 마을에 들어와 살지 않으리라는 비관이, 마치 수백 년 된 대들보를 좀먹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처럼 우리나라 농촌 구석구석에 퍼져 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미래 세대를 잃어버린 농부들은 더 이상 마을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정부에서 어떤 방침이 내려오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한 면장은 "외부의 자극에 반응을 포기하는 지점에 이른 이런 무기력 증상이 농부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며 "농촌 주민들이 이처럼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개발계획도 몇 장의 종이쪼가리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한 면장은 "농촌 살리기 사업을 다른 말로 ‘마을 만들기’"로 칭하고 있다.

이는 농촌 주민들이 직접 자기가 사는 마을을 만들어간다는 뜻으로 우리 마을의 숨겨진 자원을 찾는 일도 주민이 직접, 그 자원을 이용해 도시사람을 불러 모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주민들의 손으로, 그리고 마을이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세우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의 힘으로 해야 하는 한다.

'팔봉산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 사업' 이 이러한 개념이다.


지역조건 활용한 실험정신

이들 두 초보 면장의 공통점은 지역의 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실험정신과 과감한 투자에서 잘 드러난다. 어느 지역에서나 할 수 있는 ‘쉬운 산업’ 대신 어렵지만 그 지역만 할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하고 키웠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노상근 서산시총무과장은 "두 명의 면장은 벤처형 리더십을 갖췄다”며 “시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 게 성공의 열쇠”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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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적인 대처로 활력띠는 농촌 만들어||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는 면장 이수영 부석면장 & 한연숙 팔봉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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