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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7.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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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도 끝나가고 찌는 듯한 더위가 다가오고 있다. 지독한 더위속에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쉬운 계절 여름, 우리 옛 조상들은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위해 초복, 중복, 말복 3복으로 나누어 몸의 양기를 보할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지냈다. 삼계탕, 추어탕 등 각 지역별로 많은 음식이 있지만 그 중 개고기는 오랜 기간 우리 조상들의 원기회복에 가장 가까이 있던 음식이였다. 서산에서 맛과 가격이 적당하고, 주차장도 넓어 알게 모르게 입으로 소문난 식당을 찾았다.


번거로워도 전통방식 고수


팔봉면 어송리 팔봉산 자락에 자리 잡아 빼어난 주변경관을 자랑하는 수연네식당(주인 이종만)은 4년여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다. 비록 개업 4년에 불과하지만 벌써 타지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맛집으로 탈바꿈했다.

직접 식용 개를 사육하는 이 식당은 냉동고가 필요하지 않다. 그날 잡은 고기는 그날 모두 먹기 때문이다. 때문에 육질은 부드럽고 영양소가 날아가지 않는다. 자칫 늦은 저녁 식당을 찾으면 이런 이유로 고기가 없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 예약은 필수다.

그날 잡은 고기를 장작을 땐 불로 가마솥에 삶아 육수를 우려낸다.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는 마치 곰국과 같이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돈다. 짚불, 장작불은 국물과 고기안의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 처음 개고기를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가 있다.

이집의 또 다른 특징은 유기농 채소로 만든 갖은 반찬이다. 개고기 수육과 부추의 향긋한 맛이 어울려 이 집에서 직접 재배한 갖은 야채에 싸서 입안에 넣으면 쫄깃함과 땅의 향긋함이 올라와 더위를 물러가게 한다. 그 옛날 방식 그대로 들어와 향과 맛 두가지를 모두 잡아낸 것이다.

이 사장은 “장작불과 전기나 가스불로 요리를 한 것과는 확실히 맛의 차이가 난다”며 “그 차이가 바로 우리집에서 번거로워도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웃 집서 식사하는 분위기


수연네식당을 찾아가는 길은 복잡하다. 서산에서 32번 국도를 타고 태안방면으로 가다가 팔봉 쪽으로 나온 뒤 처음 나오는 슈퍼 오른쪽 샛길로 들어가 차로 5분정도 가면 된다.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수연네식당의 분위기속에 있다 보면 마치 이웃에 있는 가까운 친구 집에서 밥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때문에 수연네식당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더군다나 다른 곳보다 2~30%정도 저렴한 가격, 푸짐한 반찬은 차츰차츰 입소문으로 단골을 만들어 냈다. 골목안쪽 깊이 들어가 찾기도 힘든 수연네식당에 단골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단골이 많아야 맛 집’이란 말처럼 수연네식당 음식의 맛은 궂이 먹지 않더라도 손님들의 얼굴의 웃음만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오가며 인사하는 단골들과 웃으며 그 인사를 받는 수연네 가족들의 정감어린 대화는 음식의 맛을 돋아주는 값비싼 조미료다.


팔봉산에 안긴 아름다운 식당


맛있는 감자, 채소가 자라는 아름다운 팔봉산에 분지형태로 폭 안겨있는 수연네식당은 하얀색으로 아름답게 외관을 지어 멀리서 보면 마치 한편의 풍경화같다. 또한 조용한 농촌마을에 위치해 있고 넓은 주차장을 갖고 있어 단합대회, MT 등 많은 친목모임들이 여기서 열리고 있다.

대게 개고기에 대한 편협한 인식으로 인해 마치 개고기를 하는 모든 집은 잔혹하게 개를 죽여 팔아내니 동물학대라는 논리를 펴지만 사실 뉴스에나 나오는 방식으로 개를 죽이는 집은 그렇게 많지 않다. 수연네식당 역시 마찬가지다.

말의 내장을 미식으로 치는 서양과, 어린돼지를 통째로 구워 먹는 중국역시 그들의 문화적 특색일 뿐 고유의 음식문화를 야만으로 몰아치는 것은 문화적 다원주의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일 뿐이다.

예로부터 우리의 몸을 보하고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개고기는 여전히 복날 가장 많이 팔리는 음식이다. 맛있고 저렴한 개고기와 향긋한 야채, 아름다운 풍광 속에 녹아있는 수연네 식당에서 다가오는 중복, 말복을 나는 것도 건강한 여름나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약문의 662-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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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탐방 - 팔봉면 수연네식당||“짚불로 그을리고 장작불로 맛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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