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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2.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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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이 돌아온다. 아이들은 때때옷과 풍성한 먹거리를 즐기며 어르신께 세배하고 덕담도 들으면서 세배돈도 받게 되는 날이니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참 좋은 날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들도 클 적에는 어머님이 만들어 주시던 회색 무명 바지저고리를 입고 팽이치고 얼음썰매를 지치며 먹거리도 배불리 먹던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동네 친구들과 모여 한참을 놀다보면 어느새 옷자락이 다 젖어 엉망이 되어 그 옷을 말리기 위해 양지바른 곳에 웅크리고 앉아 고사리 손을 호호 불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만큼 재미있던 적이 없었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서 지난날을 회상해 보면 그 때가 그리울 때가 많다. 당시에 비해 삶은 윤택해 졌다지만 두꺼운 시멘트 건물 안에 들어앉아 있다 보면 요즘 사람들은 진정한 설을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예전의 아름다운 풍습이 이어졌으면 하는 혼자만의 상상을 해본다.

그때는 마을사람들이 어울리기 쉽지 않은 때에 마을 이장이 방송을 통하여 마을주민들을 회관에 모두 모이게 한 다음 10대, 20대 순서대로 줄을 서게 하고 서로 마주보며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덕담을 한다. 좋은 말과 덕담이 오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마을사람들이 함께 모여 만든 음식이 차려진다. 도란도란 모여 그 음식을 나눠먹으며 평소 자주 못 봤던 사람들끼리 안부를 묻고 새해 인사를 한다.

이렇게 새해를 동네잔치로 보내고 나면 왁자지껄한 새해를 보낼 수 있고 쓸쓸한 명절을 보낼 사람도 없다. 또 설을 지낸 후에도 동네사람들 끼리 만나면서 어색한 것이 싹 사라질 것이다. 동네 누구나 기다리는 즐거운 새해, 혼자만의 상상이지만 실현되지 못하란 법도 없다. 생각만해도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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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설에 대한 회상||권중식(음암면 탑곡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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