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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그러운 ‘리더십’때문이라고?
    서산시청 공무원들의 잇단 일탈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술을 마신 후 새벽녘에 시비가 일면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가 하면 한 여성 해설사는 동료 해설사의 핸드폰이 놓여있는 탁자에 커피를 붓고, 가방이 놓여있는 탁자와 의자를 발로 차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고소를 당해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일신상의 문제가 불거지자 명예퇴직을 신청한 상태에서 원만하게 일이 해결되자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하며 공직자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민원인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이 들통 나면서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는 불편한 얘기들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시청 내부에서는 간부 공무원들에 대한 뒷얘기도 무성하다. 5급 과장으로, 혹은 그 이상의 자리를 꿰차고 앉으면 예전의 의욕적인 활동성이 그냥 멈춰 선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의 얘기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든 일처리가 능동에서 수동으로, 더불어 방관자적 입장으로 돌변한다는 것이다. 그저 밑에서 올린 업무나 보고 받아 지시하고, 별다른 생각 없이 결재판에 사인만 한다. 일부 6급 팀장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행태가 포착된다. 아니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뒤지지 는 용호상박이다. 명색이 간부랍시고 현안 업무에서 손을 뗀다. 고작 두서너 명에 그치는 아랫사람들이 과중한 업무 탓에 제때 퇴근도 하지 못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나 보다 앞서 이 자리에 앉았던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관례에 따라 나도 그냥 업무 지시만 내리면 된다는 식이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부지런히 뛰어 달라고 소위 간부 계급장을 달아 줬더니 세월아 네월아 하는 철밥통 숫자만 늘려 놓은 꼴이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는 말인가.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한번 높아진 지위는 절대 ‘빠꾸’가 없고, 공무원이란 철저한 신분 보장에 따른 봉급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차곡차곡 올라가니 이만한 직업이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다. 공직자들의 행태에 대한 잡음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에 대한 대책과 해법은 늘 있어 왔지만 크건 작건 권력을 가진 공직자들에게 유혹도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시청 공무원들의 일탈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이 제기되고 있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맹정호 시장의 리더십을 말하는 이들이 있다. “시장이 너무 너그럽고, 관대하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그냥 넘어간다. 그러니 공무원들의 나사가 다 풀어졌다.” 얼핏 보면 그럴 듯해 보인다. 시장이 카리스마를 갖고 스파르타식의 강력한 조직 관리를 하면 공무원들이 ‘나사 풀린 행동’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더더욱이 ‘너그러운 시장의 리더십’이 공직기강을 해이하게 한다는 건 지나친 해석이다. 민주 시민이자 자율적 인격체라면 시장의 리더십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공직자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시장의 눈치나 보고 이럴까 저럴까 결정하는 공무원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사고’를 칠 부류에 불과한 것이다. 맹정호 서산시장의 포용적ㆍ관용적 조직 관리는 뒷말을 들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수준 높은 리더의 자질’이다. 서산시청 공무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능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각자가 책임 있는 조직의 중심이 될 때 일탈행위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 경거망동은 무책임에서 비롯된다. 엉뚱한 원인을 찾을 때가 아니다. 진단을 올바로 해야 말끔하게 고칠 수 있다. 일탈행위가 적발된 공직자는 시스템에 따라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 실태를 엄밀히 파악해 정확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본인은 물론 주변 동료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아 행동을 삼가고 자중한다. 필요에 따라 재기의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처방은 신속해야 한다. 공직자의 일탈은 곧 시민의 피해로 돌아온다. 자신이 저지른 뒷정리를 하느라 해당 공무원은 그 만큼 업무에 소홀해지고 처리 결과에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민원인이나 동료들은 당사자에게 말을 아끼게 되고 서서히 소통이 단절된다. ‘관대한 시장’과 ‘진정한 공복(公服)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숙한 공무원으로 하루빨리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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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6-19
  • 당연퇴직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인지
    [문] 저는 국가공무원으로서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고 확정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공무원직에서 당연퇴직하게 되었는데, 이 경우에도 행정소송으로 다투어 볼 수 있는지요? [답] 「행정소송법」 제1조는 “이 법은 행정소송절차를 통하여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 그밖에 공권력의 행사ㆍ불행사 등으로 인한 국민의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구제하고, 공법상의 권리관계 또는 법적용에 관한 다툼을 적정하게 해결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처분 등’이라 함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 및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 또는 그 소속기관이나 법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을 받은 공공단체가 국민의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사항에 관하여 직접 효력을 미치는 공권력의 발동으로서 하는 공법상의 행위를 말합니다(대법원 1999. 11. 26.자 99부3 결정). 그러므로 위 사안에서 귀하의 당연 퇴직이 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에 관하여 판례는 “국가공무원법 제69조에 의하면 공무원이 제33조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가공무원법상 당연퇴직은 결격사유가 있을 때 법률상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지 공무원관계를 소멸시키기 위한 별도의 행정처분을 요하는 것이 아니며, 당연퇴직의 인사발령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퇴직사유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고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므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한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누2036 판결). 따라서 위 사안과 같은 경우에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있다고 볼 수 없어서 행정소송으로 다투어 볼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료제공]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산출장소(041-667-4054, 서산시 공림4로 23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 1층 법률구조실, 전화법률상담 국번없이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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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6-19
  • 400년 ‘호산록’을 되살리는 제언
    400년 전 서산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호산록 湖山錄>을 통해서다. 올해는 1619년 이조정랑을 지낸 한여현 공이 당시 서산의 인문지리를 망라하여 서술한 호산록을 펴낸 지 꼭 400년 되는 뜻 깊은 해다. 호산록은 개인이 쓴 읍지(邑誌)가운데서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문헌 중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귀중한 사료로 알려지고 있다. 호산록은 1992년 서산문화원에서 처음 번역하여 발간하고, 1999년에 재판을 냄으로써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이 귀중한 문헌이 빛을 보기까지 정성을 다하여 소장해온 후손과, 번역·발간을 추진한 당시 서산문화원 김현구 원장을 비롯한 회원,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드린다. 고려 때 일연선사가 쓴 <삼국유사>는 백제, 고구려, 신라 삼국뿐 아니라 고조선으로 거슬러 올라가 고려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와 설화를 기록하여, 조정 관료인 김부식 등이 집필한 관찬사서(官撰史書) <삼국사기>와 더불어 더없는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사찬(私撰)인 호산록 또한 서산은 물론이고 조선 시대 지방의 역사, 문화, 문물, 풍토와 백성들의 삶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로써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매우 크다. 호산록은 건(乾)ㆍ곤(坤) 두 권으로 되어 있다. 상권이라 할 수 있는 ‘건’편에는 서산의 경계, 건치연혁, 군 명칭 변경과 지위의 승강(乘降), 주요 성씨(姓氏), 향교, 성곽, 이명(里名), 산천, 토산품, 민속, 향풍, 고적 등 유무형의 거의 모든 것을 망라하였다. 하권에 해당하는 ‘곤’편에는 충신, 효자, 절부(節婦) 등 고금(古今)의 인물을 사연과 함께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우선 ‘호산(湖山)’에 관한 설명이 있다. 서산의 명칭에 관하여 보면, 백제 시대에 기군(基郡), 통일 신라 때 부성(富城), 고려 이후 서주(瑞州), 서산(瑞山), 서령(瑞寧)이 있었다. 즉 ‘호산’이라는 명칭은 없었는데, 호산록에서 서산의 별도의 이름임을 밝히고 있다. 조선조 종친들이 ‘호산감’이라는 직함을 하사받고 서산에 거주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한 장, 한 장 넘겨 읽으면서 옛 서산의 모습을 그려보고 선조들의 생활상을 떠올려 보며, 많은 느낌을 얻었다. 특히 당시 백성들의 생활상 부문에서는 아리고 아팠다. ‘해호(海戶)’편에 ‘가난한 어민, 홑옷을 입은 자들이 얼음을 깨고 석화(石花, 굴)를 잡으며, 겨울 철 눈 속에 낙제(絡蹄, 낙지)를 잡는데 맨발로 언 개펄에 들어가서 천번 만번 죽을 고생을 하여 관청에 헌납하면 … 추위에 시달림을 불게하고 혹독하게 볶아대니 어민의 고생은…’구절이 눈에 띄었고, 관리들의 행태에는 가슴이 무거웠다. 선정을 베푼 태수(太守)의 사례는 지금도 깊이 새겨야 할 내용이 많았다. 태수에 대한 감정으로 감사(監司)에게 탄원서를 낸 교생(校生)이 옥에 갇히자 몸소 찾아가 위로하고 사과한 후 동헌 위 자리에 앉힌 다음 지적한 사항 하나하나를 새기며, ‘관리와 백성들이 아첨하고 칭찬하는 말뿐인데, 경계해주는 바른 말을 해주니 나의 스승‘이라고 하였다. 효자, 열부들의 뭉클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安堅)선생을 지곡(地谷)출신이라고 명정한 것도 호산록에 기록이 있음으로써 가능한 일이었으니 역할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자랑할 만한 역사와 인물, 미풍양속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록이 없다면 뜬 구름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도 지역마다 시‧도지(市‧道誌)와 시‧군지(市‧郡誌)를 비롯하여 향토지를 만드는데 힘쓰는 것은 이런 취지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호산록은 되새겨 볼수록 가치가 크다. 아울러 이처럼 귀중한 사료를 오늘에 되살리는 노력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역사적 문헌을 남긴 취지에도 부합된다. 역사는 당시의 사실과 상황을 기록하여 후세에 남기는데 의의가 있고, 이를 재발견하여 오늘에 되살릴 때 가치가 있다. 이에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재간행이 필요하다. 이를 전문판(全文版), 발췌본 등으로 나누어 발간하고 널리 보급하여 향토연구 자료로 활용함과 동시에 시민과 학생들에게 ‘서산 역사알기’ 교재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현대어로 번역하되 알기 쉬운 용어와 해설을 덧붙이고, 가로쓰기로 편찬하면 젊은 세대가 읽기 쉽고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굳이 한자로 된 원문은 수록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둘째, 당시 목민관의 업무수행 자세에 귀감이 될 만한 내용이 적지 않다. 그 정신과 자세를 거울삼아 기관장을 비롯하여 공무원들이 마음에 두고 일했으면 한다. 셋째,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사찬의 향토사 자료로써, 그 가치를 선양하고 길이 보존하려면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서산이 이만한 역사자료를 남겼다는 자랑과 잘 간수하여 온 노력, 그리고 번역본을 발간한 지혜를 높이 사면서 또 다른 형태로 재탄생하여 널리 활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 서산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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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6-12
  • 이런 시장이면 좋겠다
    4년 동안 서산을 이끌어갈 116명의 정치지도자들을 뽑는 선거가 27일 앞으로 다가왔다. 시민들의 관심이 지역신문의 보도논지에 집중되는 시기다. 선거에 관한 보도는 이번호를 내고 나면 이제 3 번 더 할 수 있다. 지역신문들은 남아 있는 3 번의 선거보도에서 무엇을 말할 것인가? 선거는 입후보한 후보자 중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민주주의적 제도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아 시민의 존경을 받는 사람일지라도 입후보하지 하지 않으면 선택받을 수 없다. 이것이 제도가 갖는 힘이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누가 출마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선거의 종류가 너무 많아 연로하신 어르신들은 후보자들을 구분해 인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그래서 선거의 범위가 좁아 유권자들을 가장 가까이서 자주 만나는 시의원 후보자들은 어르신 유권자들에게 투표용지샘플을 보여주며 무조건 위에서 몇 번째 칸에 찍으라는 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사례도 있다. 우리가 후보자들을 잘 구분해보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선거인지, 도의원선거인지, 시의원선거인지, 교육감선거인지, 비례대표선거(도의원, 시의원을 뽑기 위한 정당투표)인지 선거의 종류별로 구분해보아야 한다. 선거의 종류별로 후보자는 몇 명이며, 그가 누구인지 구분했다면 그 다음은 그가 정당추천 후보자인지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후보자인지 구분해 기억할 수 있어야 완벽히 파악했다고 할 수 있다. 지방선거는 선거의 종류가 많아 시장, 도의원, 시의원후보자들은 정당추천후보자별로 합동 선거운동을 펼친다. 시장후보를 중심으로 내가 저 사람과 한 팀이라는 걸 보여줘야 인식시키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당의 추천을 받지 않은 후보자들은 무소속연대를 만들기도 한다. 합동선거는 사실상 누구를 시장으로 선택할 것인지에 따라 도의원, 시의원에 대한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투표용지에는 국회에 국회의원 의석수가 많은 정당 순서대로 기호를 표기하게 돼 있다. 그래서 교육감선거를 제외하고는 기호1번은 더불어민주당, 기호 2번은 자유한국당, 기호3번은 바른미래당, 기호4번은 민주평화당, 기호5번은 정의당이 추천한 후보다. 본론으로 들어가 필자는 이런 시장, 이런 도의원, 이런 시의원을 원한다. 일편단심 시민을 편하고 잘 살게 하려는 생각으로 불철주야 노력할 정직한 사람, 당장의 인기를 위해 초상집이나 행사장만 부지런히 쫓아다니는 사람이 아닌, 사사로운 이익에 마음을 사로잡혀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아닌, 서산의 미래를 길게 보고 넓게 보고 깊이 보면서 묵묵히 한길로 매진할 품성과 자질을 가진 사람, 서산이 발전해 나갈 방향에 대해 시민과 시민단체와 토론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실천해 나갈 방도를 의회와 숙의할 줄 아는 사람, 공무원으로서 참된 봉직관을 가진 공무원을 볼 줄 아는 그런 사람이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장후보로 입후보한 네 사람 중에 과연 누가 가장 이런 바람에 가까운가? 그것을 가려볼 줄 아는 혜안이 내게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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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16
  • 서산시장 선거
    “하늘은 춘하추동의 사계절과 아침, 저녁의 구별이 있지만 사람은 꾸미는 얼굴과 깊은 감정 때문에 알기가 어렵다” 공자 말씀이다. 사람의 마음은 험하기가 산천보다 거칠어 알기가 하늘보다 더 어렵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공자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의 시도를 주문한다. 먼 곳에 심부름을 시켜 충성을 보고, 가까이 두고 써서 공경을 보며, 번거로운 일을 시켜 재능을 보고, 예상 밖의 질문을 던져 지혜를 보고. 또 급한 약속을 해 신용을 보고, 재물을 맡겨 착함을, 위급한 일을 알려 절개를 보라고. 덧붙여 술을 취하게 하여 절도를, 남녀를 함께 있게 하여 이성관을 보라고 말했다. ‘열 길 물속을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니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보기란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관상을 보듯 첫 인상만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한다는 것은 점괘에서나 가능한 일이기에 오늘날까지 우리 모두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깊은 관심을 갖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유형인지 알아내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사람마다 말이나 행동 등에서 자신의 성향을 노출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또 하나의 사람 됨됨이를 판단해야하는 지방선거다. 다. 두어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갑자기 다가온 봄바람처럼 뜨겁다. 선거 캠프가 속속 꾸려지고 필승 전략이 세워지는가 하면, 유권자에게 어필할 지역 발전공약과 세대별 맞춤형 공약도 선보인다. 선거사무실 외벽엔 후보자의 거대한 인물사진이 등장했다. 선거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 치열함은 시장 선거가 가장 뜨겁다고 할 수 있다. 인구 200만 명 규모의 도지사를 뽑는 선거에 비해 인구 수 20만 명도 안 되는 시장 선거는 주민들의 체감지수가 훨씬 높다. 전통시장에서 또는 마을길에서도 쉽게 만나 인사하는, 얼굴도 알고 성격도 아는 그런 후보자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자들끼리도 너무 익숙한 관계다. 운동원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형 동생하며 자란 비슷한 연배들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아는 주민들 입장에선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분명 후보자의 잘잘못을 따지고, 품행을 지적하는 불편한 일들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쟁이 과열돼 인심이 사나워지고 서로 반목하는 사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더구나 ‘내편 네편’ 하며 주민들끼리 갈라진다면 도대체 선거는 왜 해야 하냐는 비관론도 들린다. 마을과 마을 사람들이 갈려 서로 상처받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다. 지방 자치의 꽃이라 불리는 자지단체장 선거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소중한 제도다. 험난한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쟁취한 값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귀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다치지 않고 활짝 꽃 피게 하는 것은 후보자와 지역 주민의 몫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인내와 예의가 필요하다. 후보자 사생활에 대한 관심보다는, 정책의 깊이와 철학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터무니없는 비난과 흑색선전이 없는지, 현실성 없는 장밋빛 공약으로 마음을 잡으려는 후보는 없는지 꼼꼼히 읽어야 할 때다. 그래서 서로의 관계를 해치지 않고 민주주의의 탐스런 열매를 영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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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03
  • 서산시 간부 공무원에 고함
    며칠 전 한 모임에서 들은 얘기다. 사회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한 인사가 자기보다 나이도 어리고 지위도 낮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잔심부름을 하는 것을 보고 그 명성이 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잔심부름 정도는 아랫사람이 당연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시키지 않고 먼저 스스로 나서서 하는 그 모습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행동 여하에 따라 명성과 존경을 얻을 수 있고,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너무 뻔 한 이야기였지만 맘 속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더 많이 베풀고, 먼저 나서서 움직여야 아랫사람들을 따르게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세상살이 충고를 잠시 망각하고 있었던 탓이 아닌가 싶다. 어느 조직이든 리더가 몸소 보여주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단순히 전시적으로 보이는데 그치지 말고 진심을 갖고 쉼 없이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아랫사람들이 그런 리더를 믿고 강요를 하지 않아도 따르게 된다. 사실 어떤 조직이든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르면 움직이지 않는 이들이 참 많다. 특히 서산시 공직사회는 유독 심한 것 같다. 소위 하위직에 있을 때만 해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5급 과장으로, 혹은 그 이상의 자리를 꿰차고 앉으면 예전의 의욕적인 활동성이 그냥 멈춰 서기 일쑤다. 물론 일부의 얘기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든 일처리가 능동에서 수동으로, 더불어 방관자적 입장으로 돌변한다. 그저 밑에서 올린 업무나 보고 받아 지시하고, 별다른 생각 없이 결재판에 사인만 한다. 당면해 있는 소속 부서의 현안과 문제가 무엇인지 크게 관심도 없다. 하지만 일부의 그들에게도 지대한 관심 사안이 있다. 연가와 특별휴가 등 일을 하지 않아도 월급이 고스란히 지급되는 공식적인 휴무 찾아먹기다. 눈에 쌍심지를 키고 어떻게든 챙겨 먹는 왕성한 식욕 탓인지 유유자적 공직생활이 몸에 배어 있다. 더구나 그들은 업무를 대신 떠맡아야 할 동료들의 따가운 눈총이나 손가락질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일부의 6급 팀장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행태가 포착된다. 아니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뒤지지 않는 용호상박이다. 명색이 간부랍시고 현안 업무에서 손을 뗀다. 고작 두서너 명에 그치는 아랫사람들이 과중한 업무 탓에 제때 퇴근도 하지 못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나 보다 앞서 이 자리에 앉았던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관례에 따라 나도 그냥 업무 지시만 내리면 된다는 식이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부지런히 뛰어 달라고 소위 간부 계급장을 달아 줬더니 세월아 네월아 하는 철밥통 숫자만 늘려 놓은 꼴이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한번 높아진 지위는 절대 무르는 법이 없고, 공무원이란 철저한 신분 보장에 따른 봉급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차곡차곡 올라가니 이만한 직업이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다. 오죽하면 만년 직장이라는 의미의 속어 ‘철밥통’이 서산시에는 많아도 너무 많다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고 있겠는가. 더욱 가관인 것은 일부의 그들 입에서 심심치 않게 내뱉어지는 심각한 인력 부족에 따른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불평불만이다. 또다시 기가 막힐 일이다. 더 푹 쉬고 놀면서 월급은 꼬박꼬박 받아야 한다는 얘기인지 그들의 속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나랏일을 보는 공무원들의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 책임감과 의무감이 여느 직업과 분명 달라야 한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나 지위가 올라갈수록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한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서산시 일부 간부들에게 주문한다.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 직원들까지 더 이상 욕 먹이지 말고 제발 밥값 좀 하자. 이병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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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01
  • 정치선량과 유권자의 조건
    내년 6월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쯤 되면 후보자들이 물밑 잠행을 막 시작할 때고 선거에 나서기 위한 마음을 다잡을 때다. 몇 년 전부터 절치부심 재기를 다지는 후보자들과 재선ㆍ3선을 노리는 이들은 막바지 바닥 다지기에 팔을 걷어붙일 때가 요즘이다. 그동안 서산에서의 지방선거는 특정 정당 위주의 다소 임명직 성격(?)이 강해 특정정당의 공천장 따기에 몰입도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이제 문재인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소 판이 격화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기세가 만만찮은데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대한 기대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진보정당인 정의당도 내년 선거에서는 반드시 입성한다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예전과 같은 특정 정당 위주의 지방선거 구도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정가관계자들의 최근 분석이다. 내년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갈등이 시작되는 전조다. 이제 후보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민의로 옮겨질 전망이다. 물론 특정정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지지세가 견고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일부 후보자들은 정당을 놓고 일방적 지지세가 보이지 않는 한 이제는 자기 자신만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정당선거가 아닌 인물 선거 구도가 될 수도 있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가장 돋보이는 후보자는 누굴까? 특정 정당의 공천장을 받아야만 당선되는 시대가 아니라면 지역을 위한 쇠처럼 강하고 돌처럼 단단한 심지 있는 철석간장(鐵石肝腸) 철심석장(鐵心石 腸)같은 인물이 많았으면 좋겠다. 실제 선거를 앞두고 가장 떠오르는 단어는 초심(初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선량들은 모두 다 같이 초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특히 재선을 노리는 지방의원들과 단체장의 경우 초심불망(初 心不忘)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전국적으로 당선 1년 후면 초심을 잃는 사례를 많이 봤고 그들은 결국 한 번의 당선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요즘 페이스북에 자주 등장하는 초심불망의 정치인들이 눈에 많이 띈다. 행사장이건, 산업 현장이건 사람만 모이면 불쑥 찾아가 허심탄회 이들의 맘을 직접 헤아리기도 하고 지역민들을 방점으로 한 소통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은 욕심도 없다. 그저 자기보다 더 잘할 사람이 있으면 물러나겠다는 얘기도 서슴지 않고 한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특정정당에 따른 그저 임명되는 당선자가 아닌 목숨을 걸고 지역을 바꾸겠다는 굳건한 초심들로 가득 차 있다. 초심의 미학은 자기를 버리는 것이다. 타성에 젖지 않도록 채찍질하는 것을 지역민들은 용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초지일관 초심을 잃지 않은 정치선량이 서산에 희망의 불씨를 태웠으면 좋겠다. 이와 함께 유권자도 변해야 한다. 정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선택해야 출마자들도 특정 정당 공천권자보다는 유권자들에게 더 신경 쓰게 될 것이다. 각 정당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방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은 인물 됨됨이를 보고 뽑는 것이 장점이 많다. 특히 좋은 자질의 지방 단체장과 의원을 뽑아야 강화된 권한을 제대로 사용해 지방을 발전시킬 수 있다. 정부가 아무리 지방으로 많은 권한을 내려 보내도 그것을 사용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못하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연방제 국가에 준하는 지방분권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한만큼 거기에 맞춰 지방 단체장과 의원들도 중앙정부 사람들 못지않은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지방분권시대를 열어 지역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어떤 인물이 지방을 발전시킬 적임자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이병렬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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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5
  • 서산만의 길을 걷자 ||데스크칼럼
    “전통ㆍ명예ㆍ규율ㆍ최고를 4대 원칙으로 하고 있는 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 새 영어 선생님인 존 키팅이 부임한다. 틀에 박히고 힘든 강의에 지쳐 있던 학생들에게 키팅은 특별한 존재가 된다. 키팅 선생님은 여러모로 학교 기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 학교 출신인 키팅은 지금은 고인이 된 선배들의 빛바랜 사진을 보여 주면서 카르페 디엠(라틴어: Carpe,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너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라.) 정신을 학생들에게 불어 넣는다. ‘시의 이해’라는 책 내용에 대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강의하는 듯싶더니 갑자기 쓰레기 같은 이론이라면서 교과서의 그 페이지를 찢어 버리도록 하기도 한다. 또한 책상위에 올라서서 세상을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다시 개봉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줄거리다. 이 영화는 지난 1959년 보수적인 남자사립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 영어 선생님이 부임, 시와 문학을 가르치면서 틀에 박힌 삶을 강요받는 학생들에게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가라’고 주문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의 걸음을 걸어라. 내가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 있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나만의 걸음으로 나만의 길을 가거라. 바보들이 뭐라고 비웃든 간에...” 영화 속의 이 같은 대사는 서산의 지역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꽉 막힌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세상을 넓게 보면서 국내 많은 자치단체들이 가는 길을 따라 가지 말고 서산만의 독특함을 살리는 길을 가도록 주문하고 있다. 서산의 독특함은 무엇인가. 서산은 항구도시로 도약 중이다. 항만이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도시인만큼 항구에 불이 꺼지면 지역경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항만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교역비중이 가장 큰 중국의 거대 시장을 코앞에 두고 있는 서산은 내년 상반기 국제여객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그런 만큼 대산항의 활성화에 서산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산은 이미 항만도시의 독특함을 살려 항만 인근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지역 발전을 견인하며 산업도시로서도 비상하고 있다. 서산만의 독특함을 살려나가기 위해 이제 필요한 것은 고정 관념을 탈피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사고와 세상을 보다 넓게 보는 공직자들의 진취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독특함을 살리기 위한 창의적인 업무에 직면했을 때 다른 자치단체에서 그런 선례가 있나 기웃거리고 머뭇거린다면 서산은 발전할 수 없다. 또한 그동안 관행적인 사고의 틀 속에서 부정적인 생각과 의심을 가지고 업무에 소극적이면 지역발전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며칠 전 한 산업단지에서 공장이전을 위해 공사를 하고 있는 사업주의 하소연을 들었다. 공사를 하는 과정에 기자들이 찾아와 ‘트집(?)’을 잡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사를 하면서 어떻게 먼지 한 방울 안내고 소음 없이 공사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국 이 사업장은 기자의 ‘지적질’로 인해 서산시로부터 공사 중지명령을 받았다. 서산으로 공장이전을 결심한 것이 후회스럽기까지 하다는 그는 담당 공무원의 태도에 더욱 분노가 치밀었다고 했다. 기자의 지적질에 현장을 방문한 공직자가 법과 규정만을 제시하며 ‘불법’만 들춰냈다. 만약 이 공직자가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일정 기간 말미를 주어 시정할 기회를 주었다면 이 사업주가 이렇게까지 기분이 상했을까? 이러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퍼져나간다면 어느 기업이 서산시를 믿고 기업을 이전할지 모를 일이다. 서산시는 엊그제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기업유치 목표를 200% 초과했다고 했다. 이 기업도 여기에 포함됐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처럼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고 속에 서산만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서산시 공직자의 미래지향적 열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병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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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2-07
  • 어느 화훼농가의 절규||데스크칼럼
    망막하다. 이제 무엇을 해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동안 꽃 농사로 가족을 먹여 살리고, 애들 학교도 보냈다. 이젠 김영란법 시행으로 꽃 농사도 짓지 못할 것 같다. 나이 50에 무엇을 새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 김영란이 원망스럽고, 그동안 꽃을 재배해 온 내 인생이 슬프다.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러 온 농민이어서 슬프다. 한 화훼농가 농민의 피를 토하는 하소연이다. 이 농민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제정과 시행에 근본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일반적인 꽃바구니 한 개, 난 화분 한 개조차도 부정 청탁의 도구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일평생 높은 자리에서 돈 걱정 없이 살아 온 사람들이 철따라 어떤 농사를 짓고, 어떻게 돈을 벌어서 가족을 먹여 살릴까를 걱정하면서 일해 온 농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그들만의 생각, 그들만의 기준으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따르라면서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이처럼 이유 있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농업분야에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것들이 많다. 가령, 공무원 등에게 난 화분을 선물하면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범죄자가 된다. 공무원 등이 받을 수 있는 선물 가격은 5만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난 화분 가격은 5만원이 넘기 때문이다. 난은 지금까지 고상한 이미지와 함께 부피가 작고, 실내에서도 관리가 쉬운 점 때문에 인사 이동시 축하용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난이 선물용으로 많이 이용되어 온 배경은 난의 상징성과도 관련이 있다. 난의 일반적인 상징성은 군자, 고아한 선비, 우정, 청초한 아름다움, 자손번창이다. 난에 군자라는 상징이 붙은 것은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가지고 있으며, 산 속에 있어도 그 향기는 널리 퍼지는 것이 군자의 모습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고아한 선비 및 청초한 아름다움이라는 상징은 티끌도 멀리하고 이슬만 마시고 사는 난의 삶이 선비들로부터 깨끗한 삶의 이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붙은 것이다. 난에는 이러한 상징성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난 화분이나 난 그림을 선물하여 상대방에게도 인격 완성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였다. 심산유곡의 난은 보이지 않더라도 향기로써 꽃이 피었음을 알린다. 이에 선비들은 스스로도 군자에 비유되는 난 그림이나 난을 옆에 두고는 남에게 인정받고자 애쓰거나 얼굴 표정만 바꾸는 얕은 행등을 하지 않고 꾸준히 정진하였다. 난 그림이나 난 선물은 자손번창을 기원하는 선물, 우정을 다지는 선물, 근하신년, 행복과 치유의 기원 등의 상징적 의미를 갖고 사용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화를 생각해 볼 때 취임이나 전직하는 공직자에게 보내는 난은 뇌물이라기보다는 축하와 더불어 공직자로서의 인품을 지켜 달라는 뜻이 되며, 이는 난 선물을 뇌물로 보는 시각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농산물 중에는 이처럼 뇌물로 보기 어려운 품목과 정서가 있고, 일부는 농민들의 생존과도 연계가 되어 있다. 현재 농업은 경기침체, FTA, 수입 농산물의 증가 등으로 점점 사면초가에 빠져들고 있다. 화훼 농가만 보더라도 2005년에 1만 2천 859호 였던 것이 2014년에는 8천 688호로 32%나 급감했다. 그나마 남은 농가들도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농민이어서 슬프다는 한 농민의 절규는 엄살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국민을 위한 정책과 행정 그리고 함께 사는 사회라면 그 절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서산시 또한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예상되는 농민들의 피해 파악과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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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12
  • 아부에도 급수가 있다
    긴가민가하면서도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을 하면 속아 넘어갈 때가 있다. 분명히 아부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참 듣고 있다 보면 그 말에 동화되기 일쑤이다. 보편적으로 보면 아부는 약자가 강자에게 자기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며, 그것이 때로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대방의 능력으로 비춰질 때가 있다. 어쩌면 인간의 유전자엔 아부라는 것이 새겨져 있고, 그 아부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숙명처럼 안고 살아야 하는 유혹인지도 모른다. 사전에 보면 아부란 타인의 비위를 맞추며 듣기 좋은 말만하는 행동 또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을 보면 마음에도 없는 말로 사람들을 혼동시킨다. 진정한 아부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전문적인 아부꾼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사람을 띄워 놓고 허영심을 자극하는 선동에 불과하다. 알고 보면 그것은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다시 말해 격이 없는 아부이며 진정한 아부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는 아부를 논하면서 사랑을 빼 놓을 수가 없다. 여성을 유혹하기위한 남성들의 달콤한 이야기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여성들은 어리석게도 당신을 사랑할 수 없다면 죽어버리겠다는 말에 그냥 속수무책일 때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아부에도 급수가 있다는 것이다. 효과로만 따진다면 새빨간 거짓말로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상급이다. 다음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거짓말이라는 것을 뻔히 아는 뻥으로 기꺼이 속게 만드는 하얀 거짓말은 경쟁력으로 보면 하급에 속한다. 그래서 급수 있는 아부로 대접을 받으려면 아부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즉 아부의 핵심은 말하는 사람이 사실을 알 뿐 아니라 사실을 존중한다는데 있다. 그러면서 사실이 안 드러나도록 조심을 하고 그것이 아부로 밝혀지면 반성을 하면서 스스로 겸연쩍 해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그것이 아부에 대한 예의이고 상식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변종이 나타났다. 자신이 한 말이 사실이던 아니던 무슨 대수냐는 것이다. 그런데 더 웃기는 건 듣는 사람이 아부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수긍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아부에 대한 무례이다. 아부는 권력과 밀접하다. 듣는 사람이 분별력이 없으면 그 아부 때문에 낭패를 당하는 수가 있다. 계급 사회에서는 아부를 통해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키는 대신 진실은 매장되고 그 아부를 믿는 사람은 결국 추락하기 일쑤이다. 속마음을 감춰놓고 상대방을 띄워주고 의견에 동조하고 겸손한 태도로 자기를 들어내고 친절을 가장해 행동하는 것은 잘못하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부로 인한 덫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아부에 맛을 들이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진실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부는 거짓말이 가미되지 않으면 성립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거짓의 치명적인 적은 곧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진실이 더 우스운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아부란 상대방을 띄워주고 칭찬할 때 칭찬만 하고 부탁은 하지 말라고 했다. 본인이 없는 곳에서 칭찬하면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남들이 모르는 사실을 찾아내서 아부하라는 조언이 인상적이다. 또한 윗사람에겐 자기주장을 절제하고 간접적으로 아부하되 아랫사람에겐 스스로 몸을 낮춰 아부하는 것이 최소한 아부에 대한 예의이다. 겸손한 태도로 남의 약점을 감춰주고 장점을 부각시켜 주는 것이 어쩌면 아부로서 인간관계에 윤활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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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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