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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2.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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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일은 세계 벌의 날이다. 2017년 유엔은 생태계 보호와 인간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꿀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념일로 제정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세계 인구 90%의 영양 공급원인 100종의 작물 중 70종은 길들여진 벌과 야생벌에 의해 수분된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은 꿀벌 같은 꽃가루 매개 곤충들이 사라지면 과일과 채소 값이 급등해서 한 해에 140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꿀벌은 전 지구적 생태계 유지 및 인류의 생존을 위한 식량생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올해 아까시나무 꿀 국내 생산량은 평년의 45% 수준인 13123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평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양봉 농민의 속은 검게 타들어가고 있다. 2013년 연간 2810만원이었던 양봉농가 소득이 2018년에는 10분의 1 수준인 207만원으로 수직 낙하했다는 통계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2년 연속 덮친 대흉년으로 지역 양봉업계는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꿀 생산량 감소는 개화기에 잦은 강우와 저온·바람 등 이상기후로 개화 기간이 짧아지고 꿀벌의 활동이 부진했던 탓이다. 국립 산림과학원에서 전국 아까시나무 개화시기를 조사한 결과 2007년 전라남도 목포와 강원도 양구지역의 개화기간 차이는 30일이었는데, 2017년에는 16일로 2주일 이상 단축됐다. 아까시나무의 정상 개화기간인 5월 초·중순에 큰 일교차와 잦은 강우로 꿀벌의 채밀 활동 시간이 줄어들었으며, 화밀 대부분을 오전에 분비하는 아까시나무가 아침 저온현상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화밀을 분비하지 못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점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최근 10년 동안 꿀벌 개체 수가 무려 40%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다.

꿀벌 감소와 이상기후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꿀벌 감소는 이미 전 세계적인 우려를 낳고 있고 이상기후 현상도 점점 가속화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처럼 양봉산업은 기후변화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아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으면서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 차원의 뾰족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양봉산업의 붕괴는 명약관화하다.

양봉농가가 안심하고 산업에 종사하여 안정적인 경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양봉산업을 식량안보와도 직결된 국가의 중요 산업으로 인식하고 양봉산업 직불제를 도입해 양봉농가를 덮친 경영난 극복에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

정부가 양봉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통한 생태계와 인류의 공존 및 번영을 위해 양봉산업 직불제 도입 논의를 지금 즉시 시작하길 바란다.

그동안 본 의원은 활력을 잃어가는 농촌과 농민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안해 왔다. 2018년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 2020년 농기계 무상임대 방안 마련, 올해 농업용 면세유 일몰규정 폐지와 양봉산업 직불제 도입까지 국가의 기반산업이자 생명 산업인 농업을 지키기 위해 작지만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국민의 먹거리와 국가의 미래 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안원기 서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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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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