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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8.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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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까지 녹여버릴 것 같은 지난 17일 인적 드문 장동 높은 언덕위에 자리 잡은 푸른솔 아파트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보이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작년 5월 시공사인 풍안건설의 부도이후 전재산인 임대보증금을 지켜내기 위해 피눈물나는 싸움을 치러왔던 푸른솔 아파트 180여 세대 주민들은 1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의 무관심속에서도 묵묵히 싸워나가고 있었다.

지난 1년여의 시간동안 그들의 목숨같은 임대보증금은 국민은행의 손에, 그리고 부영종합건설의 손에 넘겨져 왔다. 그동안 거대자본간의 주고받기 속에서 그들이 가진 선택권은 많지 않았다.

결국 주민들은 보증금을 찾기 위해 들고 일어섰고 임대업자가 있는 아산, 천안등지를 뛰어다니며 힘겹게 싸워왔다. 그러는 동안 푸른솔이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 새어나왔던 서산의 아파트 문제는 이제 그 둑이 무너져 각지에서 터져나왔다. 세창, 한성 등 하루가 다르게 터지는 아파트 문제 속에서 푸른솔 아파트는 투쟁 1년 조차 조용히 넘어갔다.

그 와중에 지난 7월 2일 임대주택법 개정안이 발표되었지만 여타 아파트처럼 푸른솔의 미래역시 밝은 것만은 아니다.

한 주민은 “힘들고 지치고 모든걸 버리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속에서 힘들게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며 “다른건 모두 견딜만 했으나 무관심과 소외되었다는 느낌은 견디기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이제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 모든걸 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빈털터리로 쫒겨나면 서산시, 지역언론 할 것 없이 우리의 원망을 받을 것이다”라고 격분했다.

실제로 임대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주공에서 매입절차에 들어섰지만 주공은 푸른솔 주민들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각서를 요구하고 있다.

주공의 ‘별지 2호 확인각서’4항에는 ‘매입대상주택으로 지정고시된 이후에 경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3자가 낙찰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임대보증금은 보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각서는 비단 푸른솔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부도임대아파트 주민들에게 도 강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영미 푸른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우리가 냈던 보증금에 대해서는 감가상각도 하면서 우리가 직접 돈을 들여 고쳐놨던 중앙 설비들의 하자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며 모른 척 하고 있다”며 “제발 간신히 임대보증금을 마련해 들어온 사람들이 밤마다 불안에 떨고 고민하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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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과 소외된 느낌이 더 힘들어”||창간2주년 기획점검 장동 푸른솔아파트 임대보증금 지켜내기 투쟁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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