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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4.0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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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지방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서 개최하려던 주민설명회가 무산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우리고장 지역경제의 큰 동맥과도 같은 지방산업단지 조성이 입주하려는 대기업과 주민들 사이에 괴리감이 있다면 대화로써 이를 풀어야할 것이다. 대화로 풀리지 않을 죽고 살기식의 싸움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주민들은 주민들 대로 조금씩 양보의 미덕을 발휘한다면 그다지 어려운 문제는 아닐 듯 싶다.

운산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설치문제 해결이 이를 반증하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기업과 주민간의 이견을 보이는 사례가 서산에서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우리 시민들의 상생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기업과 주민은 따로일 수 없으며, 하나라는 의식과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 기업과 지역주민간 상생의 정신이 사라진다면 공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기업과 지역주민은 둘이 아닌 하나인 것이다. 기민불이(企民不二)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농협에서는 「하나로」란 단어가 유독 많이 쓰인다. 중앙회와 회원농협이 하나이며, 임직원간에도 하나이며, 노사간에도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의미이다. 이는 농협 CI에도 적용되고 있다.

「하나로마트」, 「하나로유통」,「하나로예금」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상생과 화합을 중시하는 불이정신(不二精神)의 표현이다.

농협에서 불이정신을 최초로 강조하게 된 계기는 80년대에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한 「身土不二」운동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임박 소식이 전해지면서 농산물시장개방에 대한 불안이 나라 전체로 퍼져 나갈 때인 1989년, 농협에서는 동의보감에서 '사람의 살은 땅의 흙과 같다'는 구절을 찾아내, ‘우리 체질에는 우리 농산물이 제일’이라는 「身土不二」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수입농산물 개방에 맞서 우리농산물을 애용하자는 우리농산물 애용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당시 이는 대중가요 가수의 노랫말도 유행하여 ‘신토불이 가수’라고까지 불리며 전국민의 반향을 일으켰다. 또 농협에서 신토불이운동을 시작한지 7년만에 ‘사람의 육체와 그 사람이 태어난 고장의 토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농작물이 우리 체질에 맞다는 말’이란 풀이로 국어사전에 오르게 되었다.

다음으로 도시화와 산업화의 물결속에서 일방적으로 희생을 당한 농업·농촌을 살리자는 의미에서, 1990년대 농협에서는 ‘도시와 농촌은 하나’라는 도농상생의 농도불이(農都不二) 운동을 펼치게 된다. 이 농도불이 운동은 2003년부터 범국민적 농촌사랑 운동으로 승화돼 정부단체와 기업 등에서 농촌마을과의 자매결연을 맺는 1사1촌 운동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은 2005년 농촌사랑운동본부를 발족하여 도시소비자 및 기관, 단체와 농업인이 함께 하는 활력있는 농촌을 가꾸고 국민건강을 지킴으로써 농업인과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농상생운동으로 탄력을 받아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농업인은 농촌의 어메니티를 상품화하고, 고품질우수농산물을 생산하며, 휴양 및 관광농촌을 개발하고, 도시민은 농박(팜스테이)체험을 통하여 농업ㆍ 농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농촌에서의 여가를 활용하며, 안전한 농산물 섭취로 건강한 삶을 영위함으로써 도시와 농촌이 균형발전하는 도농상생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은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의미의 신경불이(信경不二)정신이다. 세간의 혹자들은 농협이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본연의 사업인 경제사업은 등한시 하고, 돈벌이에만 급급하기 때문에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여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그러나, 농협은 신용사업의 이익금을 경제사업과 농업인 지도사업의 활성화에 환원함으로써 농업인 조합원의 삶의 질 향상에 보탬을 주고 있다. 따라서, 시한을 정하고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안은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신용사업은 경제사업이 잘 호흡할 수 있게 하는 숨통임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은 따로일 수 없는 신경불이라고 지적한다면 나만의 지나친 논리비약은 아닐 듯 십다.

사회가 격변하고 있다. 하루 단위가 아닌 초단위로 변하고 있다 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일수 있으며,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일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대립하고 있다고 해서 영원히 대립할 수는 없다. 그래서 상생과 화합의 정신이 필요하고, 나아가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의미의 불이정신(不二精神)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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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불이정신(不二精神)을 생각한다||유기영(농협서산시지부 서산시청 출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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