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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1] 팔이 안으로 굽은 징계 결정
    서산의 한 지역농협에서 공금 유용과 관련한 인사위원회와 이사회 결과, 해직이라는 중징계에서 당사자의 재심 요구로 정직처분으로 수위가 대폭 낮춰졌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해당 농협이 공금 유용에 대해 징계수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1억 원에 대해서는 불문한 체 1300여만 원의 공금 유용에 대해서만 상급 지도기관인 농협 충남지역본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농협의 인사위원회 결정은 ‘제 식구 봐주기 식 징계’를 통해 처벌을 경감시켜줬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특히 이 농협은 이미 1억여 원의 공금 유용 사실을 알면서도 이사들에게조차 쉬쉬하며 유용된 공금을 채우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했던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근의 공직사회에서는 공금 횡령 및 유용, 금품 수수 등 공직자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공무원 자체 징계기준을 강화키로 하는 등 비리 공무원에 대한 금액별 징계기준을 마련하는 추세다. 따라서 100만 원 이상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파면 또는 해임시켜 공직에서 퇴출시키는 자치단체도 부지기수다. 특히 정부는 지난 4월‘지방공무원 징계 양정에 관한 규칙’을 개정, 공금 횡령ㆍ유용 사건의 경우 무조건 ‘파면ㆍ해임’등 징계수위를 올리도록 일선 자치단체에 시달한 것과 때가 겹치면서 이번 농협의 공금유용 사건은 많은 지역들조차 그 징계 범위에 예의주시해 왔다. 최근 들어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급기관인 농협 시지부와 충남지역본부는 대관절 뭘 하고 있었냐는 농민들의 질타도 이어지고 있지만, 유용된 공금을 반환했으므로 모두 해결됐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팔은 안으로 굽는 다는 말을 듣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사실을 미루어 내용의 사실 여부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의미도 된다. 농협직원들의 근무기강이 그처럼 허술하고 유약한가. 징계 안 결재권자인 농협충남지역본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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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9
  • [사설2] 내년 예산확보, 정교한 논리개발 먼저
    내년도 서산시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논리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줄이기로 하면서 국책사업을 둘러싼 ‘예산 전쟁’이 이미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각 부처는 이달 중에 시도로부터 예산신청을 받은 뒤 다음 달 말 해당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다. 대산항 조기 완공을 위해서는 올해보다 많은 4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올해 사업비가 908억원인 국도 29호선 확포장공사 2012년 완공을 위해서는 내년에 1,000억 원가량은 확보돼야 한다. 올해 사업비 1960억 원인 국도 38호선 확포장 사업도 2013년 착공하려면 내년에 국비만 500억∼600억 원이 있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서산시와 지역 정치인들이 지역 현안의 내년도 국비관련 사업들에 대한 지원과 협력 방안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예산 확보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논리개발이 더없이 중요하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서산시에 대한 인식을 높여 나가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특히 도로, 항만 등 SOC 사업의 경우, 서산시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SOC 사업이라는 것을 피력해야 한다. 중앙부처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 달라고 생떼를 쓰는 시대는 끝났다. 지역적인 치밀한 논리가 없으면 예산배정이 어렵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예산 확보 전략을 좀 더 냉철히 분석해 필요하다면 대응 강도를 높여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자치단체들은 너나없이 국비 확보를 위해 필사적이다. 보다 많은 정부 예산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조직적이고 치밀한 전략이 그래서 요구된다. 때로는 중앙부처 관료들을 지역으로 초청, 간담회를 갖고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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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9
  • [행정칼럼]인구 16만, 자족기능 도시 위한 새로운 출발!||조성범(서산시 자치행정과 시정담당)
    도시의 형태를 어느 정도 갖추면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해 교육, 복지, 의료, 문화 등 인프라 확충에 많은 예산을 집중한다. 하지만 넉넉지 못한 지방자치단체 살림으로는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자연히 눈길은 수도권 대도시를 향하게 되고 하나 둘 생활근거지를 옮기면서 지자체의 규모는 날로 줄어들게 된다. 다행히 우리시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5월 현재 기준으로 외국인을 포함해서 159,696명이다. 지난 1998년 15만 명에 이른 후 10년여 동안 정체를 보여 왔던 인구가 드디어 15만 벽을 허물고 16만 명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1967년도 27만 5천여명 우리시 인구는 도내에서 천안, 아산에 이어 세 번째이고 이 세 도시의 인구는 충남전체의 46.4%를 차지한다. 통계연보를 보면 서산군(서산시ㆍ태안군)의 인구가 최고로 많았던 시기는 1967년으로 27만5383명이다. 당시 서산지역만도 16만 9323명 이었다. 산업화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나타난 1980년대 이후부터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여 30여 년간 14만명대에 머무르다 1998년도에야 15만명을 넘어섰고 이러한 인구 규모는 계속적인 정체현상을 보이다 2007년 들어 5천여명, 지난해 말에는 9천여명 가까이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왜 인구를 늘이기 위해 다양한 시책과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수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시의 경우 올해 예산중 인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보통교부세와 국고보조금이 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지방세수 등 전체적인 효과를 따져보면 인구 1인당 약 80만원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행정기구와 공무원수도 인구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다양한 인구 늘리기 시책 우리시도 2007년부터 전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조례로 제정하는 등 다양한 인구 증가시책을 펼쳐오고 있다. 따라서 서산시로 전입하는 시민에게는 3만원상당의 종량제 봉투와 자동차이전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한서대에 국한되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대학생이 전입하는 경우 5만원이내의 상품권과 10만원 이내의 생활안정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기업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기숙사와 아파트 등에 거주하면서 전입하는 경우에도 5만원 이내 생활용품 구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책보다 인구증가에 더욱 필요한 것은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다. 지난해 우리시는 70개의 기업을 유치하여 3,09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매월 200여명이 증가하고 있다. 또 인근 지역에 비해 교육여건이 양호한 것도 인구증가에 많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우리시는 교육지원 사업에 124억원을 투입하여 모든 초중학교에 원어민교사를 배치하고 학교환경 개선, 장학사업, 급식식품비 지원, 방과후 학교 지원 등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며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가고 있다. 인구 16만 시대의 의미 지금 우리시는 자족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 중에 있다.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기업유치로 외적인 규모를 늘려나가고 교육, 복지, 문화 등 사회기반을 조성을 위해 매년 예산의 40%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따라서 인구 16만명 시대를 맞는 시로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40여년만에 서산의 인구를 회복하는 것이며 앞으로 10년 내에 있을 큰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서산시에서는 바이오웰빙특구, 서산테크노벨리, 서산미래혁신산업단지, 황해경제 자유구역 등 대단위 산업단지 11곳을 조성하고 있다. 조성이 완료되는 2020년에는 인구 27만명의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충남 서북부 지역의 중심도시로 그 역할이 기대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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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7
  • [출향인 칼럼]농어촌산업으로 위기농촌 돌파하자||남준우(인지면 출신ㆍ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
    우리 농어촌은 WTO(세계무역기구)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개방과 농수축산물의 수입 증가, 농어촌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노령화 등 내외 여건의 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교육ㆍ문화ㆍ의료 등 사회적 인프라의 낙후 등으로 인구 유출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변변한 산업의 태부족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운 것이 우리 농어촌의 현실이다. 이러한 고단하고 답답한 낙후된 농어촌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바로 신활력사업이다. 신활력사업은 무엇보다도 ASP모델(Actor:혁신주체-System:협력시스템-Project:비교우위 선도사업)에 의한 지역혁신역량을 강화하고, 향토자원을 1-2-3차 산업의 융복합화와 고부가가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미 FTA 등 개방 확대에 대응하여 지역의 경제적 활력을 확충하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 추진과 유사 사업의 통합관리 등의 필요성에 따라 중앙정부는 신활력사업을 농촌활력증진사업으로 확대 개편하게 된다. 농촌활력증진사업은 신활력사업, 향토산업육성사업, 특화품목육성사업으로 구성되고, 지역주도형 발전전략을 추구한다. 지역의 내생적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스스로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하동의 녹차, 고창의 복분자, 영동의 와인, 증평의 인삼, 무안의 백련, 부안의 오디와뽕, 순창의 고추장 등 지역 특산물이 1-2-3차 융복합화를 통하여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사례들을 보면 농어촌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서산의 경우에도 6쪽마늘, 인삼, 홍화, 팔봉산 감자 등의 작목이 이러한 사업의 필요대상으로 분류하게 된다. 신활력사업을 포함한 농촌활력증진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농어촌산업의 진흥이다. 농업, 어업, 식품, 문화, 관광 등 특색 있는 지역의 자원이 지역의 역량으로 뒷받침될 때, 고용기회의 확대와 소득 증가를 통한 농어촌 활성화를 이룩할 수 있다. 이것을 산업적 마인드와 연계하여 농어촌산업 육성으로 활력 있는 농어촌을 건설하고, 일자리 증가로 풍요로운 농어촌 조성으로 선진형 농어촌사회를 이룩하자는 것이다. 농어촌산업이란 농어촌의 농특산물ㆍ전통문화ㆍ경관 등 유ㆍ무형의 자원을 활용한 식품업, 제조업, 문화관광 등 서비스업 및 이와 관련된 산업으로 정의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산물의 가공을 포함하는 식품을 총괄하게 되어 농어촌지역의 농특산물 가공을 농어촌 활력과 경제 활성화의 기반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정책의 핵심 콘텐츠가 농어촌산업 육성과 정주 여건 개선임을 감안하면 농어촌산업 진흥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농어촌의 경제가 활성화되고 살기 좋은 곳이 되려면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나 특산물들을 주민들이 참여하여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특색 있는 상품으로 가공하여 판매하는 2-3차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농어촌산업 육성을 통하여 농어촌에서 생산한 것을 직접 가공하고 저장하며 유통시키는 선순환체계를 통하여 농어촌의 경제기반을 스스로 구축하여야 한다. 그래서 농어촌에서 돈이 돌고 고용이 창출되며 소득이 증대되어 지역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어촌산업을 통하여 고단하고 답답한 우리 농어촌을 활력이 넘치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육성시키고, 농어촌 경제발전과 농어촌 산업발전이 지역발전의 원동력과 국가 균형 발전의 초석이 됨과 동시에 농어업 국제경쟁력의 원천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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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7
  • 이제숙 기자의 ‘줌마저널’③||오월의 밤공기
    진달래 고운 산야의 여인네 치마폭 둘러 놓은듯했던 그 빛깔도, 연한 아기 속살 드러내듯 연둣빛 잎사귀의 수줍음도, 그 속에 하얀 빛의 개살구 개벚꽃 들의 환한 빛들의 향연들이 꽃비가 내리는 듯 바람에 흩날리며 화려했던 그 모습이, 어느새 진해지는 녹음들로 인해 점점 멀어져 간다. 예전엔 만인들을 반기는 꽃으론 코스모스가 전부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언제부턴가 거리거리 가는 곳마다 영산홍의 흐드러짐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봄은 들에서부터 오고, 가을은 하늘에서 내려온다고 하더니, 굳이 찾아 나서지 않아도 계절의 여왕답게 온 들과 산이 화려하다. 좋아하는 넝쿨장미가 피기 시작한다. 어디서 아카시아 향내도 솔솔 풍겨온다. 누가 내게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머뭄 시기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음~ 이맘때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아카시아가 핀다. 해질녘 노을이 아름답다는 노랫말도 있지만 흐드러진 아카시아 꽃 속에, 그 향내 짙은 그 속에, 해질 무렵 그 시간에 들판에 서면 난 이유도 없이 마구 가슴이 뛰고 설렌다. 이놈의 해질녘 바람 따라 후~욱 풍겨오는 아카시아 꽃의 그 향내는 정말 나를 미치게 한다고 표현하면 좀 과격한 것일까? 분명 오월의 빨간 넝쿨장미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도도하고 아름답지만, 나를 미치게 하는 그런 맛까진 없다. 그런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라는 글귀에 가슴 짜릿한 전율이 스치는 건 왜일까? 아! 내 세월이 꽃처럼 지고 있구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 어릴 적 어머니께서 콧노래로 흥얼거리시던 무언가 애잔하게 아쉬워하는 듯 했던 그때의 그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 이제 내 나이, 그때 어머니의 그 나이 그 모습이 되었는데.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늘 인생의 봄을 살고 있는 거라고 스스로 자신을 세뇌 시키며 살고 있다. 흘러간 그 옛날은 아름다운 것이다. 서쪽새 우는 밤엔 서쪽새를 떠올리기 보다는 서쪽새가 울고 있던 그때의 시간과 함께 했던 추억들이 떠올려지고 그리워지듯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의 무수한 찰나가 모여 억겁으로 이어지듯 나에게 주어진 찰나에 가까운 짧은 시간들을 더 없이 충실하게 보람 있게 보내야 하지 않을까하는 반면에, 한 찰나 한 찰나를 즐기며 한세상 사는 것이 남는 장사인거 같기도 한 결코 인생에 있어서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없는 아리송한 삶을 살아가는 게 우리 인간사 인 것이다. “백년도 못살면서 천년을 살 것처럼~” 인간의 어리석음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유행가 가사의 한 대목이다. 가슴 설렘과 아릿한 순수함을 항상 마음 한켠에 간직하며, 언젠가는 아카시아 꽃향기가 왜 그렇게 설렘을 주었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모두가 서로 공감으로 느껴준다면 그 또 한 행복한 일일 것이다. 좋아하는 마음의 표현은 사탕을 선물하는 즐거움이고,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은 붉은 장미 한 다발을 들고 기다리는 마음이란다. 이런 소녀 같은 막연한 기대감도 갖지 말라면 너무 삭막한 세상일 것이고, 이렇게 가슴 한 켠 채울 수 없는 시림을 그냥 계절병이라기엔 너무 슬프지 않은가. 오월의 밤공기!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코끝을 스치는 훈훈한 훈풍에 아카시아 향내가 날아들면서, 어린 모를 심어놓은 논에 와글와글 울어대는 개구리들의 합창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늦은 밤의 처량한 가슴 채우는 듯 하면서도 정겨운 소쩍새 우는소리, 난 이래서 시골이 좋다. 봄밤!! 이렇게 좋구나!!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요즘 들어 부쩍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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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7
  • [독자기고] 꽃박람회 선진교통문화 보여줬다||박성일〈서산경찰서 교통관리계〉
    2009안면도 국제 꽃박람회가 20일 대망의 막을 내리게 된다. 처음 많은 사람들의 2002년 꽃박람회때의 교통대란 이 발생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속에 27일간의 꽃의 향연이 펼쳐졌다. 그러나 200만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다녀갔지만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2002년에 비해 도로용량 등 교통여건은 좋아진 것이 없는데도 교통소통은 비교적 원활했다. 2002년 7~8시간 걸리던 진,출입 시간이 이번 행사에는 3~4시간으로 단축됐다. 이는 우리 교통경찰과 함께 운전자 여러분들의 성숙된 운전문화의 성과이다. 교통경찰은 도로위에서 쉴새없는 호각을 불고, 운전자들은 그 호각소리에 맞추어 질서를 지켜줬기 때문에 성공적인 소통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운전자들의 질서문화는 교통경찰의 힘든 여건속에서도 신명나는 호각소리를 불게했다. 교통경찰의 일시적인 통제 및 지시에도 불편을 참고 질서를 지켜준 운전자 여러분의 덕분이다. 또한, 행사기간 많은 차량행렬로 인한 차량지체에도 불편을 감수하고 성공적인 꽃박람회를 지원한 지역주민 또한 일등공신이다. 이제는 어느 지역에서 더 큰 행사가 치러진다고 해도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다면 모두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한번, 성숙된 교통문화로 선진 교통질서를 이끌도록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모두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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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7
  • 어머니로서 살기 힘든 나라라니
    어머니로서 살기 힘든 나라라니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서글픈 뉴스 하나가 눈에 띈다. 우리나라가 ‘어머니가 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세계 158개국 중 50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는 소식과 함께 가정의 달 5월을 무색하게 만든다.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 더 칠드런’이 매년 발표하고 있는 ‘어머니 지표’는 각국의 여성 교육 수준, 의료, 사회적 지위 등을 토대로 평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75개 개도국 중에서 7위지만, 43개 선진국에 이어 랭크되는 바람에 50위가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몇 등이냐가 아니라, 과연 어머니들이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는 환경이냐일 것이다. 전통사회에서 어머니는 열녀이자 효부, 조강지처, 또 현모양처가 되어야 했다. 순종과 내조, 그리고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을 포기하는 희생적 삶을 살아왔다. 세월이 흘러 후기산업사회로 접어든 지금, 어머니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바뀌었으나 어깨에 지워지는 역할의 과중한 무게는 덜어지지 않았다. 가사노동은 기본이고, 생계를 위한 맞벌이에다 자식들의 입시전쟁까지 책임져야 하는 1인 3, 4역의 ‘슈퍼 맘’이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어머니로 살기 힘들다는 사실은 ‘국가적 재앙’수준이 되어버린 저출산율에서 잘 나타난다. 여성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는 2.3명이지만 출산율은 1.19명에 그치고 있다. 여성들에게 주어진 가장 숭고한 행위인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건강이 극도로 저하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 땅의 여성들이 좀 더 행복한 어머니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자전거 활성화 시책이 필요하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사회적 화두로 등장하면서 가장 각광 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자전거다. 자동차가 탄소배출의 주범이라면 자전거는 무공해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자전거 타기를 강조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전거 도로 신설 등 다양한 시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건강도시인 서산은 웬일인지 자전거 활성화에 있어서는 적극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특히 서산시는 자전거에 대한 시민의식도 타 도시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최근 들어 각종 체육대회나 행사시 자전거 경품이 빠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행정적으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시책이 뒤따르지 않은 것은 몹시 아쉬운 일이다. 자전거 마니아들은 서산시가 자전거 활성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서산이 자전거 타기에 적절하지 않은 지형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옛날과 달리 지금은 자전거 기능이 향상돼 웬만한 고갯길도 힘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도로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문제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산시가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기, 자전거로 등교하기 등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면 금방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있는 자전거도로만이라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니다보면 자전거도로 위에 차가 주차돼 있거나 물건이 쌓여져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선은 이런 행위를 철저하게 단속해 자전거도로가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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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2
  • ● 김종성 충남도 교육감 특별기고||스승의 빛깔과 향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몇 사람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또 나의 참모습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꽃의 참모습, 꽃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빛깔과 향기는 다양하고 오묘하며 그윽하고 넉넉하다. 아름다운 색과 향이 있기에 꽃으로써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은 이러한 본바탕이 갖추어진 꽃을 더욱 가까이 하고 좋아하게 된다. 곧 스승의 날이다. 스승은 어떤 빛깔과 향기를 지녀야 할까? 선생님이 어떤 빛깔과 향기를 지니고 있을 때 제자들은 스승을 우러러보고, 학부모는 감동하며, 지역주민은 만족하게 될까? 모든 사람에게서 “우리나라 교육이 세계에서 최고다. 세계를 주도할 미래인재를 길러냄에 가장 모델이 되며 아무런 손색이 없다.”라는 평들이 쏟아졌으면 한다. 우리 충남의 선생님이 ‘사랑’의 향기를 지녔으면 한다. 선생님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초월하는 잠재된 소질이 계발되고, 무한한 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이것이 사랑의 위대한 힘이다. 제자들을 위해 정진하는 선생님의 마음속에는 제자사랑의 샘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선생님의 사랑은 주면 줄수록 쓰면 쓸수록 더욱 맑고 힘차게 솟아오른다. 다음은 ‘봉사와 헌신’의 향기이다. ‘교사’라는 직업이 고귀하고 숭엄해질 수 있음은 봉사와 헌신이 있기에 가능하다. 최근에는 모든 직업에 수당을 위한 일자리라는 개념 외에 봉사라는 의미가 더해져 있지만, 교직에는 이 의미가 특히 더하다. 촛불은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고, 소금은 자신을 녹여 맛을 낸다. 봄철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 뿌리와 줄기는 눈보라치는 엄동설한의 고통 속에서 쉼 없는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 잎도 없는 앙상한 가지 끝에 화사한 꽃을 피우는 경이로움은 뿌리와 줄기의 헌신과 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세 번째는 ‘열정’의 향기를 지녔으면 한다. 학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모습이다. 복도까지 울려오는 선생님의 우렁찬 목소리, 야간 늦은 시간까지 자율학습을 지도하고 진로상담하는 선생님의 따스한 눈빛에서 우리는 꿈과 희망을 본다. 학생은 공부에 몰두하고, 선생님은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며, 예술가는 작품창작에 몰두할 때 아름답다. 무슨 일이든지 미친 듯 몰두할 때, 성취를 얻고 대가(大家)가 될 수 있다. 편하게 사우나에서 뺀 땀과 열심히 운동하면서 흘린 땀은 그 향기가 다르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전문성’의 빛깔을 지녔으면 한다. 교직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전문직이다. 다른 전문 직종하고는 색깔이 다르다. 순수한 아이들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즐겁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명인(名人)이 되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달인(達人)이 되기는 더 어렵다고 한다. 명인은 어떤 분야에 유달리 뛰어난 사람이고, 달인은 어떤 분야의 극에 도달한 사람이다. 우리 충남의 선생님들이 다양한 연수로 공력을 쌓아 수업의 명인이 되고 달인의 경지에 도달했으면 좋겠다. 우리 학교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아름답고 향기롭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사랑, 봉사와 헌신, 열정 속에서 행복하다. 그리고 실력 있는 선생님의 그늘 속에서 지식의 샘물을 마시고 미래의 큰꿈을 키운다. 스승님을 존경하게 되고 은혜에 감사하게 된다. 오월 하늘의 푸른 빛 만큼이나 스승님의 은혜가 높고 푸르다. 오늘도 묵묵히 충남의 도서벽지와 농산어촌, 도심학교에서 고생하는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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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1
  • [타임즈 칼럼]‘효’를 생각하다||최송산 본지 자문위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얼마 전 주말에 받아 본 한 일간지의 보도 내용이 마음에 와 닿는다. 내용에 따르면 40대 후반인 어머니가 뇌출혈로 정신을 잃자 아들은 대학원 진학의 꿈을 접고 12년을 하루같이 병 수발을 해 왔다. 매일 아침 목욕 시켜드리고 목을 관통 하고 있는 호스에 하루 6번 죽(식사)을 넣어드린다. 기저귀를 갈고 안마를 한다. 육중한 몸을 좌우로 돌려가며 등을 두들기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운동을 시켜드린다. 그러고 나면 어머니는 아들의 효성에 화답이라도 하듯 미소를 지으신단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우리가 예술을‘독특한 표현 방식에 의하여 아름다움을 창조 해 내는 활동’이라고 한다면 아버지가 된 39세의 아들과 딸이 된 61세의 어머니 사이에서 이뤄지는 사랑의 표현은 예술의 극치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있는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병원 의사는 “아트(art)다. 아트!”라고 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에게 효감(孝感)을 주었을 뿐 아니라 실종위기에 놓인 가족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준 좋은 사례라 하겠다. 더욱이 정성스런 어머니 병 수발로 인해 아들은 취직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니 이것은 효행에 따른 이적(異蹟-사람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을 행하는 일)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참으로 사람됨의 도리를 보여준 달효(達孝-만인이 효행이라고 인정할 만한 효도)라 하겠다. 예로부터 효행을 소재로 한 많은 설화가 전해오고는 있지만, 이와 같이 몸으로 표현하는 효는 흔치 않았기에 우리를 더욱 감동하게 한다. 예기를 보면 ‘효자는 반드시 효순 하여야 하느니라. 순하고 부드러운 얼굴빛을 하여야 하느니라.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은 마치 옥을 들고 있는 것과 같이 조심하고, 가득 찬 물그릇을 받들고 있는 것과 같이 정성을 다해야 하느니라.’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어버이를 한 몸처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것을 도덕적으로 아름답고 훌륭한 행동으로 여겨왔다. 이렇게 효(孝)가 예술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것은 효성스러운 마음 때문이다. ‘마음이 역사를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무엇이든 이루고자 할 때는 우선 마음이 정해져야 한다. 어머니 태속에서 열 달을 자라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기까지 받은 끝없는 사랑, 태어난 뒤에도 바른 길로 인도하며 홀로 서도록 보호해준 조건 없는 사랑을 헤아려 보고자 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다. 오직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빌어온 성자(聖者)같은 어버이 마음을 믿는데서 섬기고자하는 마음은 솟아오르고, 그 마음은 효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부모를 섬기는 행실이다. 부모가 병환으로 힘들어하실 때 옆을 지키며 같이 아파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서 제공하는 수단적 서비스, 외로워하실 때 말벗이 되어드리고, 울적해하실 때 위로 해 드리는 정서적 보살핌, 언제나 따뜻한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조심하고 정성을 다해 공경하는 감사의 표현이 아름다운 것이다. 끝으로 부모로부터 받은 막중한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 보고자 하는 노력이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크신 은혜, 천만분의 일이라도 보답 하고자 하는 것은 곧 자기희생을 감수 하는 것이다. 자신의 안락을 돌보지 않고 많은 시간, 체력, 에너지를 바치고자 하는 초인적 노력이 아름다운 것이다. 이렇게 효가 있는 곳에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나 효의 실천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효는 가족구성원 간에 애정 어린 교류가 바탕이 되고, 상호 지원하는 친밀한 관계가 유지될 때 실천이 가능한 것이다. 옛말에 “한 어머니가 열명의 자녀를 돌볼 수는 있으나 열 자녀가 한 어머니를 돌보지 못한다.”고 했듯이 생활공동체의 일상이 사랑과 감정의 유대가 두터울 때 비로소 근본의 힘이 솟는 것이다. 누구나 생명은 소중하다. 그 생명의 원천이 어버이고, 감사의 표현이 아름다운 인간의 도리이고 보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효(孝)가 우리생활의 중심축이 되도록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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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0
  • [출향인 칼럼]어머니와 소쿠리, 그리고 쉰밥||유영환(재경서산시향우회 총무부회장)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음식을 보관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요즘이야 김치냉장고까지 보편화된 세상이지만 40여년 전만해도 냉장고는 거의 보급되지 못했다. 물론 전기밥통도 없었다. 그래서 남은 음식을 보관하는 수단으로 소쿠리가 애용됐다. 어머니는 음식을 소쿠리에 담아 처마 밑 서늘한 곳에 매달아 두곤 하셨다. 소쿠리는 또한 먹고 남은 밥을 모아두는 아주 요긴한 그릇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소쿠리가 밥통이나 냉장고 대용이었다. 그러나 이 소쿠리 음식들은 고온다습한 날씨에 효용성이 높지 못했다. 음식이 상하는 경우가 잦았다. 아무리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해도 여름철 부패현상을 막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쿠리가 이용되던 시절은 먹고사는 형편도 곤궁했다. 그래서 여름철이면 물 말은 밥에다 풋고추와 된장으로 한 끼를 때우기가 예사였다. 반찬이 옹색하다보니 밥에다 물을 말아야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무더운 날 점심때로 기억된다. 아들에게는 부엌에서 불을 때 밥을 지어 주시더니 어머니는 소쿠리에 있던 밥을 드셨다. 어머니는 여느 때와 달랐다. 밥그릇이 아닌 큰 양푼에다 밥을 덜어 내더니 여러차례 물로 헹군 다음 드시는 것이었다. 날씨가 무더우니 찬물로 헹궈서 시원하게 만들어 드시는 것으로 생각했다. 몇 해가 지난 뒤에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소쿠리에 있던 밥이 쉬었는데 버리기 아까워서 물로 씻어서 드셨던 것이었다. 지금도 그 장면을 떠올리면 콧날이 시큰하다. 생각해보니 그날만 헹궈서 드신 것도 아니었다. 그같은 양푼을 수차례 사용하시던 기억이 밀려든다. 요즘 같으면 식중독이다 뭐다해서 난리법석이 날 쉰밥도 마다하지 않으셨던 어머니. 그런 것도 모른 채 반찬투정을 해대던 철없는 자식에게 계란후라이를 해주셨던 어머니다. 계란후라이라고 하니 그게 뭐 대단한 반찬이냐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당시 계란은 지금처럼 양계장에서 대량생산을 해내는 방식이 아니다. 횃대가 질러진 닭장에서 몇 마리씩 기른 암탉이 가끔 생산해내는 유정란이다. 암탉은 계란을 매일 낳는 것도 아니어서 하나씩 건진 계란은 가정의 귀중한 수입원이었다. 때문에 닭을 기르는 가정에서 계란을 직접 먹는 용도로 사용하기 보다는 10개들이 짚 꾸러미로 시장에 내다 팔아 가용돈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요긴하게 이용됐다. 계란은 또한 언제든지 낱개로도 가게에서 매입해주기 때문에 현금과도 같았다. 그래서 계란 1개를 손에 쥐면 공책도 사고 눈깔사탕도 사먹을 수 있었다. 요즘의 문화상품권과도 같은 효력을 지녔다고나 할만하다. 그렇게 소중한 계란을 반찬으로 식용한다는 것은 시골의 보통 가정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기 드문 경우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선뜻 계란을 아들 반찬으로 내놓으셨다. 이제는 웃으며 반추하는 추억의 소재들이지만서도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어머니는 농촌에서 평생을 일을 하며 사신다. 품삯을 아끼려고 웬만한 들일은 혼자서 처리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면 지치기도 하련만 피곤하다는 내색한번 안하셨다. 어머니는 또 들에서 귀가해서는 빨래나 허드렛일 등 가사도 돌봐야 했다. 세탁기도 없던 시절이라 한겨울에도 손빨래를 했다. 5남매 대가족의 빨래는 왜 그리도 많았던지. 이제 희수의 세월을 사신 부모님께서는 주름 가득한 모습으로 잔병치레에 시달리신다. 그 주름의 절반은 나 때문에 생겼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너무나도 당연히 받기만 해왔다. 어버이날인데도 언제나처럼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에게 그 흔한 카네이션조차 달아드리지 못했다. 물론 어머니는 바라지도 않았을 게다. 5월 한 달만이라도 부모님 찾아뵙는 날들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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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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