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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시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코로나19가 1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마스크가 우리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불과 1년 전에는 마스크 구매에 요일제가 시행되었고, 약국 앞에 줄을 서는 모습은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단순히 마스크를 방역을 위해 착용하는 것을 넘어서 패션화의 양상까지 보이고 있음을 보면서 마스크 트렌드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코로나19 이전에 마스크는 주로 환자가 착용하는 물건으로, 먼지 발생이 많은 산업 현장에서나 착용하는 도구 정도로 생각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런 전통적 사용처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은행의 ATM기에서는 모자와 마스크를 동시에 착용하면, 카메라가 이를 인식하여 현금인출이 되지 않게 했던 일도 있었다. 이제는 마스크 미착용이 비정상이 되어 버렸고, 오히려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되어 있다. 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예전엔 필요하다는 생각은 있었으나, 필수적이라는 인식은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름철 소독차 뒤를 쫓아다니며 동네를 휘저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해로움을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에 컥컥거리면서도 소독차를 쫓아다녔던 시절이 방역에 대한 추억이다. 명절의 모습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가족 간의 인원수 제한이라는 상상도 못 할 현상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세배를 나누어 가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각종 세미나, 포럼은 온라인으로 변신하였고, 코로나 시대에 인맥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회자되기도 한다. 학생들에게도 변화가 많다. 대학생들에게는 동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에 낯설지 않다. 입학식도 약식으로 진행되고, 비대면 수업이 주를 이루기에 신입생 환영회로 스킨십을 유도하며 선후배를 익혔던 예전과는 천지 차이를 보인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봄 소풍, 운동회는 신기한 일이 되었고, 봄, 가을철 수학여행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는 요즘의 학생들이 그저 처량해 보이기까지 하다. 소비의 관점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주로 가성비를 따지거나 경제성, 효율성을 우선시했다면 요즘의 소비패턴은 일정 양상을 찾기 어렵고, 건강, 치유 등의 감성적 소비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소위 분리의 소비에서 에고이즘 소비로 전환한다는 전문적 용어가 등장하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생활상을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면, 아마도 마스크는 적어도 우리의 일부로 진화하여 남아 있을 것이고, 비대면의 생활상도 자연스러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의 관점에서도 치료보다는 예방에 초점이 맞춰지는 패턴이 예측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증대될 것이며, 소위 가성비 위주의 소비패턴에서 비용을 더 치르더라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구매 의사를 가질 것이다. 코로나19는 정말 많은 것을 바꾸었다. 또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작 우리가 준비해야할 것은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조바심도 든다.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 변화시켰고, 무엇이 변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인식과 기억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는 혼돈과 혼란은 또 다른 코로나 시대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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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26
  • 찔레꽃 향기
    부춘산을 오르다가 산기슭에 무더기로 피어있는 찔레꽃을 발견했다. 하얗게 피어 한들거리는 찔레꽃을 보는 순간, 가수 장사익의 구슬픈 찔레꽃 가락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별처럼 슬픈 꽃, 달처럼 서러운 꽃이라며 한 맺힌 소리꾼의 애절한 노래가 찔레꽃 꽃잎마다 서려 있는 듯해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찔레나무는 전형적인 흙수저다. 산기슭이나 계곡 같은 수풀에서 보잘것없이 나고 자란다.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가시덤불일 뿐이다. 그러나 꽃이 피면 생각이 달라진다. 모양도 애처롭지만, 꽃이 풍기는 향기야말로 그윽하기 그지없다. 저처럼 보잘것없는 나무에서 어떻게 이토록 품격있는 향기 나는 꽃을 피울 수 있을까? 무엇 때문에 날카롭고 뾰족한 가시를 온몸에 달고 저토록 제 몸을 단속할까? 세상에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 나는 들고 있던 스마트 폰으로 찔레꽃을 검색해보았다. 그리고 역시! 라며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 보니 찔레나무는 인간에게 귀한 약재였다. 찔레는 순, 꽃, 줄기, 열매 등 모두가 약으로 사용된다고 했다. 찔레에는 사포닌, 비타민A, 비타민 C, 타닌, 아미노산, 지방산들이 다수 함유하고 있어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만큼 각종 효능이 열거되어 있다. 약성은 물론이고 미인효과와 생리통, 변비, 방광염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어린이 성장 발육과 산후풍, 관절염에도 좋다고 하니 인터넷에 나와 있는 찔레나무의 효능은 가히 만병통치 수준이다. 드디어 나는 찔레나무가 왜 그렇게 가시를 만들어 제 몸을 지키는가를 비로소 알았다. 어째서 찔레꽃에서는 그런 천상의 향기를 내는가도 알았다. 찔레나무는 스스로 자신이 귀한 줄을 알고 있었다. 선한 뜻에 바탕을 둔 자존감은 자기 상승의 원동력이 된다. 시류에 초연하여 자신을 갈고 다듬어 각종 효능을 생산하는 것이다. 찔레꽃은 다 계획이 있던 것이다. 나는 찔레나무를 바라보다 시(詩) 한 수를 지었다. 낮은 곳에서/비탈길에서 /수풀 사이에서/ 보잘것없이 태어나고 자라서/ 슬그머니 핀 찔레꽃//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도/자긍심 하나로 버티고 살다가/천상의 향기 품어내며 꽃을 피웁니다// 휘어질 줄 아는 것은 아량이요/단단함은 지조입니다/가시는 자존감이요/푸른 잎은 소망입니다/꽃향기는 그윽한 기품/ 흰 꽃잎은 순백의 순결입니다// 오월이면 그리움처럼 피어나 /스스로 세상 향해 /향기로운 웃음을 웃어봅니다. 우리는 환경을 탓한다. 처지를 비관한다. 물론 좋은 환경이나 처지는 우리 삶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다.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고 오히려 그런 악조건이 분발할 수 있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의지의 유무인 것이다. 둘러보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여 자수성가한 사람들도 많다. 참으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형제가 국회의원이 된 자랑스러운 분들이 있다. 서산 출신의 문교부 차관하던 분을 만나서 저녁 식사를 같이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그분의 겸손은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돌아보면 찔레꽃 같은 사람들이다. 그런가 하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높은 지위에 올랐어도 처음 시작할 때와는 다르게 교만함으로 자신을 그르치는 사람도 있다. 윗자리에 올라간 처음에는 성실하게 노력하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던 사람이 스스로 자만심에 빠져 독단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결코 그런 사람에겐 성공이 오래가지 않는다. 산에서 내려오다 찔레꽃 두 가지를 꺾어 생수병에 꽃아 책상머리에 올려놨다. 순백색 나비 같은 꽃잎, 스치기만 해도 파르르 떨어지는 가녀린 꽃잎, 꽃말을 찾아보았다. 온화, 신중한 사랑, 고독,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이 나왔다. 꽃말도 꽃처럼 예쁘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我)라는 존재를 귀히 알고, 스스로 닦고 정진하여 찔레꽃 같은 향기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방긋이 웃는 찔레꽃, 어떤 꽃보다 더 아름답다.(시인ㆍ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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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26
  • 부부란 무얼까?
    이보다 더 소중한 인연이 어디 있겠는가? 바닷가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사람 가운데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한 몸이 되었으니 말이다. 부부는 한 가정의 기초이며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그래서 국가는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제정하여 법정기념일로 삼고 있다. 형편도 다르고 가문도 다르고 환경도 다른 사람끼리 만나 부부가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다. 옛날 같으면 전문적 매파가 있어 양가를 견주어 비교해보고 중매하여 양가가 마음에 들면 당사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혼약하여 부부의 연을 맺었다. 우리 조상들은 그렇게 만나 평생을 해로하였다. 이 시대 남녀가 만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단순하다. 아니 단순하다 못해 싱겁기까지 하다. 흔히 눈에 콩깍지가 끼었다고 하여 첫눈에 반해 만난다. 만사가 좋게 보이고 예쁘게 보인다. 왜 배우자로 선택했느냐고 물어보면 거의 다 성격이 좋아서라고 한다. 사랑이란 콩깍지가 끼면 아무것도 장애가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서서히 콩깍지가 풀리면 성격이 안 맞는다며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완전한 부부도 없다. 어느 정신과 의사의 부부싸움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의 아내가 그에게 하는 말이 정신과 의사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 정신과 환자 같다고. 그러자 의사인 남편도 이에 질세라 환자는 치료라도 되는데 당신은 치료도 안 되니 어려운 환자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는 이야기였다. 톨스토이는 “한 사람의 남자나 여자를 다른 모든 것보다 오로지 한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소설 속의 세계라면 모르되 실제의 인생에 있어서는 기껏해야 일 년 동안 계속되는 것이 최고다. 대개 이삼 개월 때로는 이 삼 주 아니, 두서너 시간밖에 계속하지 않는 일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현대 사회에선 점점 부부관계가 깨어지는 모습이 다반사가 되어가고 있다. 며칠 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요, 전 세계 넷째 부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멀린다의 이혼 소식을 들었다. 결혼 생활 27년 만에 갈라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이혼 소식은 세계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었으며 아마도 수십조 원에 이르는 재산 분할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혼이 될 거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가끔 유명 인사들의 이혼 소식을 듣는다. 사람들은 흔히 돈만 가지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결코 돈이나 명성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부부관계가 아닐까 싶다. 결혼의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지금의 배우자를 택하겠다는 부부는 과연 얼마나 될까? 미국의 경우 20년 이상 된 부부에게 물어본 결과 ‘다시 만나기를 원한다’는 응답자는 고작 4%에 불과했다는 통계가 있다. 서울 강남 어느 지역에서 같은 질문을 던져본 결과 75%가 ‘아니오’라고 답변을 했고, 나머지 20%도 ‘좀 더 생각해 보아야 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나는 밀레의 만종의 그림을 참 좋아한다. 그림에는 두 부부가 밭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림 속의 두 부부가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정다울 수가 없다. 사람은 물질만으로 행복할 수가 없다. 두 부부가 멀리서 종소리가 울려오니까 일손을 잠시 놓고 손을 모아 기도한다. 이렇게 서로 아끼며 함께 인생길을 걸어가는 것이 부부다. 부부의 날을 맞아 내 결혼 생활을 돌아본다. 쉽지 않은 삶의 굴곡을 그래도 용케 헤쳐 왔다. 그때마다 신앙으로 이겨 왔다. 만일 아내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게다. 노력 없이 성공이 없으며, 수고가 없이 영광이 있을 수 없다. 부부란 살아있는 화초다. 끊임없이 사랑이란 물과 믿음이란 거름을 주어야 가정이란 고운 꽃을 피울 수 있다. 부부는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는 존재다. 인내하고 희생하지 않으면 부부라는 이름을 보존할 수 없다. 용서하고 허물을 덮어주고 서로서로 믿어주는 사랑이 있을 때 그 가정은 하나로 화합될 수 있으며 사는 기쁨과 보람이 넘치게 된다. <시인ㆍ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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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18
  •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 법 제정,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 과거 우리나라는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였다. 산업화와 개발의 시대, 석유화학산업은 더 잘사는 대한민국을 위한 생존전략이었다. 경제적 번영을 위한 지역발전의 동력이라 굳게 믿었다. 국운을 걸고 시작한 중화학공업은 1970년대 울산을 태동으로 80년대 여수로 성장기를 거쳤으며, 80년대 후반 대산단지 조성을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하기에 이른다. 결국 대산 석유화학단지는 우리나라 3대, 세계 5대 석유화학단지로 성장했다. 매년 5조원이 넘는 국세를 내면서 국가 재정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석유화학단지 주변 지역민에게 돌아온 것은 이러한 성장의 밀알이 아니라 고통이다. 국가적 영광 뒤에 지역민들은 희생만을 강요받아 왔다.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급격하게 심해진 도시, 대산이라는 오명과 함께 화학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의 공포 등 지역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유증기 유출사고와 폭발사고 등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재앙은 매년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사회적 비용이 매년 1조 2천 626억 원이라고 한다.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사회적비용 3천 812억 원, 온실가스로 인한 사회적비용 6천 700억 원, 교통 혼잡으로 인한 사회적비용 2천 114억 원이다. 굉장히 많은 금액처럼 보이지만 지역민들이 겪는 고통을 전부 반영하지 못한 수치라고 생각한다. 막대한 피해를 외면한 정부는 지난 30년 동안 변변한 지원을 미루고 있다. 대기질은 세계에서 가장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데 대기보전특별대책지역 지정은 되지 않고 있다. 각종 공약사항에 빠지지 않는 대산항 인입철도는 아직도 확정짓지 못하고 불투명한 상태다. 수차례 석유화학단지의 국세 중 일부를 지역에 환원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산을 지역구로 둔 시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 한 번 지역민들의 설움을 달래줄 것을 촉구한다. 석유화학 특성상 유독가스누출, 연쇄폭발 등 잠재적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고, 환경오염에 따른 농작물피해, 교통체증 및 사고 등 수많은 위험 요인들을 안고 있다. 이를 감내하고 힘겨운 생활을 영위해 오신 분들이 바로 지역민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환경 피해와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지역민들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지역민들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울산, 여수와 같은 국가 산업단지와 비교해 개별 산업단지인 대산석유화학단지는 국가차원의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지금이라도 지역민들의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그 실효성 있는 대책이 바로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 법률 제정이다. 석유화학단지 기업의 법인세 일부가 지방세로 전환되도록 세법을 개정하고 주변지역의 열악한 환경과 SOC를 개선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주변지역 발전을 위한 국고보조사업을 확대하고 보조비율을 상향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최근 정부는 백신 물량 확보가 늦어지면서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백신이 없으면 경제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주변 지역민들의 고통을 달래줄 백신은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 법률 제정뿐이다. 20대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성일종 국회의원의 대표발의로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 되었다. 정부는 또 다시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법이 통과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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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18
  • 건물용도 무단 변경에 따른 손해 배상 범위
    [요지]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차인에게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다202309 판례) [사례] 甲이 乙로부터 점포를 임차하여 편의점 영업을 하였는데, 乙이 건물의 용도를 근린생활시설에서 공장으로 무단 변경하는 바람에 甲은 편의점 가맹업체로부터 가맹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영업을 중단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그 손해배상과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한 사례. [대법원 판단]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민법 제623조 전단).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는 데 하자가 있는 목적물인 경우 임대인은 하자를 제거한 다음 임차인에게 하자 없는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그와 같은 하자를 제거하지 아니하고 목적물을 인도하였다면 사후에라도 위 하자를 제거하여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데 아무런 장해가 없도록 해야만 한다. 임대인의 임차목적물의 사용․수익상태 유지의무는 임대인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어 하자가 발생한 경우는 물론,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이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도 면해지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6984 판결 참조). 또한 임대인이 그와 같은 하자 발생 사실을 몰랐다거나 반대로 임차인이 이를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甲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진 바에 따라 이 사건 점포를 편의점으로 사용․수익하는 데 장해가 발생한 상황이었으므로 임대인인 乙로서는 그와 같은 장해의 발생에 책임이 있는지 여부나 사전에 그 장해의 발생을 인지하였는지 여부를 떠나 이를 제거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임차인 甲의 손해배상청구 등을 인용하였습니다. [자료제공]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산출장소 (041-667-4054, 서산시 공림4로 22, 현지빌딩 4층, 전화법률상담 국번없이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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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12
  • 가장 아픈 후회
    한 세상 살다 보면 참으로 많은 후회를 하게 된다. 때로는 알면서 지은 잘못도 있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잘못을 후회하고 뉘우쳐 더욱 성숙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고 되돌릴 수 없는 후회가 있다. 바로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에 나오는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다. 가장 안타깝고도 가슴 아픈 후회다. 어머니는 쉰 살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그때 내 나이 스물여덟 살이었다.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던 나이에 아내와 100일 된 아들과 열한 살, 열네 살 두 동생을 거느린 가장이 되었다. 살기 바빴던 세월을 보냈다. 혼자 많이 울었다. 특히 동생들 결혼시키던 날 많이 울었다. 한참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야 했던 동생들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서 울었고, 어머님께 죄송해서 울었다. 살면서 힘들 때 찾은 곳은 어머니 산소였다. 산소 곁에 누우면 참 포근하고 평안했다. 다정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나면 후련했다. 어머님 살아계실 때는(오래되어서 생각나지 않는다) 다정한 말 한마디 나눈 기억이 없다. 어머니 임종도 못 했다. 큰 병원으로 모셔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돈 마련한다고 여동생에게 어머니를 맡겨놓고 집으로 갔다가 이튿날 병원에 가보니 어머닌 이미 이 세상을 떠나신 후였다. 어머니는 나를 해방되던 해에 낳으셨다. 그때 얼마나 세상이 어지러웠나? 일본 강점기 말기에 다 빼앗기고 앙상한 뼈만 남은 상태에서 해방을 맞이했지만, 곧이어 터진 난리 북새통인데도 나를 가르쳤다. 중학교를 보내고 학비를 마련하려 온갖 고생을 다 하셨다. 낮에는 솔방울을 따고 새벽닭이 울면 솔방울 가마니를 머리에 이고 이십 리 길을 걸어 서산시장에 내다 팔아 학비를 대셨다. 부모님의 사랑 이야기를 어찌 글로 다 옮길 수 있으랴? 언젠가 물에 둥둥 떠다니는 우렁이 껍데기를 보았다. 제 몸 다 자식에게 내주고 빈껍데기만 남은 우렁이를 보고 어머니를 생각한 적이 있다. 어머닌 그런 존재셨다. 문득 정신이 들어 효도하려니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가장 한스러운 건,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한 번 못 가본 일과 어머님과 외식 한 번 못한 것이다. 시대가 그랬다고 자위해보지만, 철이 덜 들어서 그랬을 것이다. 이제 와 탓해보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아무리 효도 하고 싶어도 부모님은 내 곁에 계시지 않는다. 그저 답답하고 애통 스러울뿐이다. 요즘 신문에 가끔 불효한 사람들의 기사가 나온다.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려고 저러나 싶다. 얼마 전에 이런 기사가 난 걸 보았다. 할머니 한 분이 방산 시장에서 쪼그리고 홀로 앉아 계신다는 신고를 받았다. 출동한 경찰은 아무리 가족에게 연락해도 전화를 받지 않아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재워드렸다. 이튿날 아침에서야 경찰은 가까스로 큰딸과 연락이 닿아 연락했더니 왜 오빠를 부르지 않고 자기를 불렀느냐며 안 가겠다는 말에 아들에게 연락했으나 여동생을 불렀으니 거기로 연락하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결국 경찰은 자녀를 임의 동행하여 할머니를 인계하려 했으나 이들은 경찰서 안에서까지 서로 미뤘다고 했다. 이들 남매는 세련된 옷차림에 손가락엔 번쩍이는 보석 반지를 끼고 있었고 경찰 조사 결과 모두 서울에 번듯한 아파트도 보유하고 있었다고 했다. 엊그제 유튜브를 보다가 개가 아기를 물고 병원에 온 영상을 보았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갓난아기를 발견하고 물고 온 것이었다.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존재한다. 다가간 기자에게 할머니는 “내가 오래 산 게 죄지 애들은 아무 죄도 없다.” 하며 자식을 두둔했다. “버리다니, 쟤들이 내게 이런 것도 넣어 줬다.”며 쇼핑백에 들어있던 요구르트를 손에 쥐고 달게 마셨다고 했다. 인간은 누구든 늙게 마련이다.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부모님을 모시고 계신 자녀들이여! 행복한 미래를 살고 싶거든 효를 다 하시기를 간절히 권한다. 부디 불효하고 두고두고 후회하는 나 같은 사람이 되지 마시기를 당부 드린다.(시인ㆍ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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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11
  • 개발행위에 대한 행정청의 일탈ㆍ남용 판단
    [요지] 환경 훼손이나 오염 발생 우려가 있는 개발행위에 대한 행정청의 처분이 재량권 일탈ㆍ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기준 및 재량권 일탈ㆍ남용에 관한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기준을 제시한 판례(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두51280 판례) [사례] 저수지 인근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를 위한 개발행위허가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인 피고가 수질오염, 악취 우려 등을 이유로 허가를 거부한 사안에서, 피고의 처분에 재량권 일탈ㆍ남용이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 [대법원 판단] 환경의 훼손이나 오염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개발행위에 대한 행정청의 허가와 관련하여 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여부를 심사할 때에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토지이용실태와 생활환경 등 구체적 지역 상황과 상반되는 이익을 가진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권익 균형 및 환경권의 보호에 관한 각종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환경오염 발생 우려’와 같이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요건에 관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그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상반되는 이익이나 가치를 대비해 볼 때 형평이나 비례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폭넓게 존중하여야 한다. 그리고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는 사정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5579 판결 등 참조). ☞ 저수지 인근에서 가축분뇨 배출시설을 운영하던 원고가 가축분뇨 처리를 위한 ‘액비화 처리시설’설치를 위하여 개발행위 허가신청을 하였으나, 행정청인 피고가 환경상 위해 우려 등을 이유로 원고의 허가신청을 거부한 사안에서, 원심은 피고의 처분에 재량권 일탈ㆍ남용이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피고의 재량적 판단이 현저히 비합리적이라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재량권 일탈ㆍ남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입니다. [자료제공]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산출장소(041-667-4054, 서산시 공림4로 22, 현지빌딩 4층, 전화법률상담 국번 없이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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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04
  • 돌탑 쌓기
    5월은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18일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로 5월의 달력은 온통 가정과 연관되는 날로 가득하다. 말 그대로 가정의 달이다. 때마침 배우 윤여정씨가 한국인 최초로 미국 최고 권위 아카데미(오스카)상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그가 출연한 ‘미나리’는 미국 이민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가정은 사회조직의 뿌리이자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새삼 가정이 무엇인가를 깨우쳐주고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가정은 한 가족으로 이루어진 공동체다. 시대가 바뀌어서 가정의 형태도 많이 변했다. 대가족 가정에서 핵가족 가정으로 바뀌었고 다문화 가정도 보편화가 되어가고 있다. 가정의 가치 기준과 의식 수준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서로 바빠 얼굴조차 보기 힘들고, 가족끼리 함께 모여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유대감도 엷어지고 생활 방식도 제각각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가정은 한 가족의 공동체이며 가정을 이루는 요소는 가족이다. 그러므로 가정은 가족 구성원 모두 행복이라는 공통 목표를 가질 수밖에 없다. 내가 어렸을 때는 대가족 가정이었다. 그러므로 반드시 가정에는 질서가 있어야 했고 그 중심에는 가장(家長)이 있었다. 가장은 할아버지나 아버지였다. 모든 의사 결정권은 가장에게 있었고 그 권위도 절대적이었다. 가족 간 무슨 다툼이나 갈등이 있다가도 가장의 기침 소리 하나로 해결되었다. 당시는 대부분이 의식주 문제의 해결, 생존 자체가 행복의 기준이었다. 어린이들은 커다란 양푼이 공동 밥그릇이었다. 거기서 우애가 싹텄고 양보와 공동생활의 기초를 배웠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가족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일부에서는 가족 제도를 해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불합리한 건 바로 잡아야 하겠지만,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미풍양속을 보존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제는 핵가족 시대가 되었다. 심하게 말해서 가정의 붕괴 시대가 되었다. 1인 가족 시대, 나 홀로 가족 시대가 점점 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류 최초의 가정도 아담과 하와로부터 시작되었다. 창조주는 아담을 지으신 후에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그를 위하여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며 아담의 갈빗대 하나를 취하여 하와를 만드시고 아담에게 가정을 꾸리게 하셨다. 창조주의 뜻에 반하여 산다는 게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혹자는 말한다. 가족 제도의 해체가 개인의 행복과 자유를 준다고. 정말 그럴까? 아무리 개인의 자유를 행복의 우선 요소라 쳐도 그보다 못지않게 행복을 위협하는 요소는 바로 외로움과 고독이란 복병이다.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했다. 고독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랑은 더 많은 자유와 행복을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해와 사랑이 필요하다. 성경에도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않고 자랑하지 않고 성내지 않는다고 했다. 믿음, 소망, 사랑 가운데 제일이 사랑이라 하였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여 가정이란 공동체를 지켜야 한다. 사랑으로 화합하여 가족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나는 가정을 돌탑을 쌓기라고 생각했다. 가족 구성원 각자의 취향과 생각과 주장을 조화롭게 승화하여 가정이란 돌탑을 쌓는 것이다. 「모나게 태어나서/모난 대로 살다가/둥근 돌처럼 살고 싶어/모난 돌끼리 모여 돌탑을 쌓았다//그대와 나/아직도 깎이지 않은/모서리끼리 맞닿을 때마다 아파도/가정이란 예쁜 돌탑 쌓아/반백 년 살아왔다// 함께 산다는 건 돌탑을 쌓는 일이다/큰 돌, 작은 돌, 세모 돌, 네모 돌/모난 돌끼리 어우러져/둥글고 멋진 돌탑을 만드는 일이다// 너의 모서리에 /내 모서리를 대주마/하여, 각진 모습 서로 보듬어/사랑으로 믿음으로/둥글게 쌓아보자.」 졸작(拙作) 돌탑 쌓기란 시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서로 보듬다 보면, 모난 돌도 둥근 돌탑이 되듯이 가정도 행복하고 멋진 돌탑이 되리라./시인ㆍ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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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04
  • 부춘동에서 본 어떤 실마리
    공직 사회에서 ‘시보 떡 돌리기’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부춘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시보근무를 마치고 정식 공무원이 된 2명의 직원을 위한 축하행사를 해주었다고 한다. 건강한 공직문화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시보 기간이 끝나면 동료들에게 떡을 돌리는 관행이 생겼다고 한다. 부춘동은 이러한 관행을 씻어내고 정규 임용된 공무원을 격려하며 앞으로의 공직생활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축하 꽃다발과 함께 자기개발을 위한 책을 선물로 주었다는 것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 여자 동기는 시보 떡 때문에 운 적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 논란이 일었다. 글쓴이는 “그 동기는 그냥 백설기만 하나 돌렸는데, 옆 팀 팀장이 받자마자 약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맙다’고 하고서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며 마침 그 직원이 쓰레기통을 비우다가 그걸 봤다는 것이다. 그 동기는 밤새 울었다고 한다. 그런 고약한 인성을 가진 사람이 공직에 있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수건이나 다른 선물을 돌리는 경우가 있고 심지어 고액의 회식비를 부담한다고도 하니 과연 실제로 그런 일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 선배가 후배를 격려하고 이끌어 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등치 듯’하는 행위가 개탄스럽다. 하얀 종이와 같이 순수한 새내기에게 스며든 부정적인 인식은 공직에 봉직하는 동안 얼마나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있고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선배나 상급자는 한 번이라도 생각이나마 했는지 모르겠다. 지난 4월 시행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시험 경쟁률은 35대 1이었다. 5,662명 모집에 19만8천 여 명이 지원했다. 평균 연령은 29.2세였다. 해마다 응시자 중에서 이만큼의 경쟁률을 통과한 사람만 공무원이 된다. 그러나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재직 5년 미만 공무원 퇴직자가 6,664명으로 2018년 5,670명, 2017년 5,181명에 비해 대폭 늘었다고 한다. 이 중 임용 1년도 안 돼 공무원을 그만둔 경우가 전체의 26.5%인 1,769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서산시도 최근 3년 동안 1년 미만 근무자 가운데 18명이 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인 9명은 다른 시험에 합격하여 사직하였지만 9명은 ‘일신상의 이유’로 퇴직하였다고 한다. 기약 없는 수험생 생활동안 갖은 유혹과 좌절을 견디며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손에 쥔 공무원증을 반납하는 속사정이 안타깝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이직하는 이유로 민원 대응의 어려움, 과도한 업무량, 보수적이고 경직된 업무환경 등 조직문화를 꼽았다.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이 어렵다, 더 성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일을 하고 싶다, 보수가 적다는 등의 이유도 있다고 한다. 오늘도 학원에서, 도서관에서 시험서와 씨름하고 있는 공무원 지망생들에게는 부러운 이야기 일 수도 있다. 고참 공무원 중에는 요즘 신세대공무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상사나 선배가 일과시간 후에 일을 하고 있어도 먼저 퇴근하고 회식에도 빠지기 일쑤라는 것이다. 승진에 미련이 없다며 격무에 시달리는 부서보다는 비교적 한가한 부서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숨이다. 시대 차, 세대차의 단면이다. 물은 흘러간다. 옛날을 말하고 과거에 머문다면 변화하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새로운 형태로 다가오는 미래를 말할 수도 없다. MZ세대 공무원들에게 안정된 직장, 국민에 대한 봉사, 공직 윤리, 무한 책임만 강조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많은 절차를 거쳐 확보한 인재가 의욕을 잃게 해서는 모두에게 손실이다. 개인의 일로 치부해서는 결코 바람직한 방안이 아니다. 시대변화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혹시 떠나고픈 마음을 가진 새내기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적성에 맞고 이상과 포부를 펼쳐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가는 것은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이다. 다만 나름의 이유로 다른 직장을 찾아간다다 하더라도 그곳이 지금보다 더 나으리라는 보장과 확신은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느 조직이든 그곳에서 적응하고 도전하며 성공을 맛보는 기쁨도 크다. 공직을 선택하였을 때 이유와 목적을 되살피고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갈등 없는 사람, 갈등 없는 사회는 없다. 오은정 부춘동장은 “요즘 행정환경이 달라져 저희가 신규직원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조직의 한 구성원으로서 잘 정착할 수 있는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오랜 경륜과 신선한 바람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부춘동에서 어떤 실마리를 본다./전 서산시 부시장((ka12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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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04
  • 서산 관광 르네상스를 위한 제언
    우리 서산은 청정한 생태환경과 함께 조선시대 축성된 해미읍성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자랑하고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아기자기한 코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팔봉산과 조선시대 산수화가의 대가인 안견 선생 기념관, 휴가철 국민들이 찾고 싶은 33개 섬으로 선정된 웅도 그리고 몽돌 해변으로 유명한 벌천포해수욕장이 있는 북부권. 간조시에 육지와 연결되고 만조시에는 섬으로 변하는 곳에 있는 신비로운 암자 간월암, 서산버드랜드,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서광사와 부석사가 있는 서남부권, 하늘이 감춘 절이라 불리는 천장사,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등이 있는 동납부권 등 빛나는 관광자원들이 널려 있다. 특히 문화유적이 많아 역사기행 및 유적지 답사 등 문화관광의 주요 보고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보고를 간직만 하지 말고 찾아와 즐기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홍보도 해야 한다. 관광을 할 때는 중심적 목적지 외에 부수적인 눈요기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해미읍성을 찾는 관광객들이 운산 한우 목장과 운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으로 가서 확 트인 목장도 보고 백제의 미소를 감상한다면 일석삼조가 아니겠는가. 필자는 매일 아침 산책한다. 그런데 산책하는 코스에는 사계절 별로 볼 것이 없다. 만약 주변에 철마다 피는 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이 아니다. 이 자원들을 관광 벨트도 만들어 관광 르네상스를 구축해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떻게 하면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단적인 예로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 부석 간월암과 부석사, 운산 보원사지와 시내권의 서광사를 삼각벨트로 하여 1박2일 또는 2박3일의 관광코스를 만든다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관광동맹을 맺어서 마치 한 관광지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나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그런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서산시의 관광 담당자들이 관광 잠재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그동안의 방식을 버리고 외부전문가를 초빙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관광 정책 및 마케팅을 펼쳐 나가는 것이 서산 관광 르네상스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해미순교성지가 교황청으로부터 ‘국제성지’로 선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꽤나 됐다. 해미 국제성지 순례길은 특정 종교에만 국한된 길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천주교 대전교구 홍보국장 강대원 신부는 이와 관련 “신앙인이라면 ‘과연 나는 순교자들처럼 나의 신앙을 위해 생명을 내놓을 수 있는가?’라고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가족들을 위해 나는 어떤 표현을 하고 있고 얼마만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라는 생각 안에서 걸을 수 있는 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서산시가 ‘국제성지’를 활용한 본격 관광마케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로나 시대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차원에서 걸을 수 있는 순례길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마침 서산시에 서산문화재단이 지난 1월 출범하여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차제에 재단의 조직을 정비해서 마케팅 세일즈 기능을 강화하고 관광전문가나 뜻 있는 시민들로 서산관광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여 관광 정책 자문, 과제 연구 등을 구축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관광객을 위하여 음식, 운동, 오락, 문화, 예술 또는 레저 등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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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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