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블랙홀, 정치의 본질을 묻다
의정 단상

최근 대한민국 정국은 탄핵이라는 거대한 블랙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떠나 거리로 나서며 벌어지는 정치적 퍼포먼스는 광화문, 한남동,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태는 단순히 정치적 의견 표출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치 품격과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대화와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 그러나 이들은 국회를 떠나 거리를 배회하며 국민과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국회의원이 국회를 떠나 거리로 향하면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공간은 바로 광화문이다. 광화문은 과거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공간이었다. 수많은 시민이 역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곳에 모여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지금 광화문은 정치적 진영 논쟁의 장으로 전락했다.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시민들을 동원하고,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며 광장을 점령하는 모습은 시민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던 과거와는 달리 조직적 동원과 선동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은 이번 탄핵 정국에서 또 다른 상징적 공간으로 떠올랐다. 국회의원들은 한남동 앞에서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하며 대중의 주목을 끌기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국민에게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 한남동에서 펼쳐지는 이러한 모습은 국민의 분노와 불안을 더 키울 뿐, 정치적 품격이나 국정 안정에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고 있다.
거리로 나선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단순히 상징적 공간을 점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행동은 교통을 마비시키고, 시민들의 일상을 방해하며, 심지어 공공질서마저 어지럽히고 있다. 이들이 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걷는 모습은 마치 책임 있는 정치가 아니라 군중 선동을 위한 연극과도 같다. 국민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며 실망감을 느끼고, 국회의 품격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체감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국회를 떠나 거리에서 걷는 것은 국회의 본질적 기능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동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탄핵 정국은 온 국민을 거대한 블랙홀로 끌어들이고 있다. 정치적 이슈는 경제, 사회, 외교 등 모든 국가적 사안을 빨아들이며 국민들을 극심한 혼란과 불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탄핵의 본질은 헌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이지만, 현재의 상황은 국민의 일상과 국가의 안정을 해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적 혼란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며, 국가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더 큰 걱정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이후에 벌어질 국가적 혼란이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그 결과가 가져올 정치적, 사회적 반향은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새로운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와 더불어 사회적 분열과 혼란이 극대화될 것이다. 반대로 기각된다면 이에 반발하는 진영에서 또다시 대규모 시위와 정치적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은 국가적 위기 상황을 초래할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뢰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국회의원들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나의 행동이 국민과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행동은 정당성을 잃는다. 국회의원이 거리에서 보여주는 행태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며, 민주주의의 품격을 훼손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맡긴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 대화와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타협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만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런 가운데 탄핵 정국이 국내외적으로 미치는 악영향은 심각하다. 정치적 혼란은 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외교적 신뢰를 약화시키며,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경제 위기, 안보 문제, 국제 정세의 변화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은 국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도 대한민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을 주목하며, 신뢰도 하락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결국, 국회의원은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 거리에서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정치적 퍼포먼스를 멈추고, 국민이 맡긴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회라는 공간에서 문제를 논의하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탄핵의 블랙홀에 빠진 정치가 아닌, 실질적이고 책임 있는 정치를 원하고 있다.
탄핵 정국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제자리로 돌아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의 품격을 지키는 노력을 한다면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치의 본질을 되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