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음의 변천사
갓난아기였을 때 기억 전혀 없지만 응애응애 울어본 적 있었을 게야
코흘리개였을 때 기억 희미하기는 해도 앙앙 울어본 적 있는 듯싶어
학창 시절 기억 모람모람 새롭기는 하지만 엉엉 울어본 적 있었던 게야
시쳇말로 황소 같은 눈에서 닭의 똥 같은 눈물 뚝뚝 흘리며 울었던 것 같아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몸에서 마음으로 옮겨 울었던 게야
돌이켜보면 소설처럼 영화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인 듯싶어
아홉수인 예순아홉에 이르자 다시금 마음에서 몸으로 옮겨 울고,
언어 장애도 아니면서 꿀 먹은 벙어리처럼 듣기만 하던 귀가 우는 게야
이명이 골치 아픈 병이라더니 깊은 밤이면 더 크게 우는 것 같아
지금 나는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는 내귀의 울음을 온전히 듣고 있는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