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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그만 일에만 걱정하는가?
- 엊그제 자동차 추돌사고를 당했습니다. 가까운 목사님 차에 동승 했다가 뒤에 오는 트럭에 받혀 의학용어로 염좌 및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뼈에는 이상이 없으나 놀란 어깨와 허리 근육은 계속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무거운 물건을 어깨 위에 올려놓은 느낌입니다.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나 좀처럼 회복되지 않습니다. 남들은 입원하라고 합니다만 입원까지 할 필요가 없을 듯해 통원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추돌사고 후 뒤에 오는 차량이 은근히 겁이 났습니다. 더구나 커다란 트럭을 보면 더 그랬습니다. 느닷없이 덤벼들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단감 따는 감나무 밑에 있다가 정말 눈이 멀 뻔했습니다. 단감나무 가지가 부러져 얼굴로 떨어졌습니다. 휙 소리가 들릴 만큼 얼굴 가까이 날아왔습니다. 나중에 보니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대여섯 개 대봉감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 가지에 눈을 찔렀다면 어쩔 뻔했나?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후로 감나무만 보아도 겁이 납니다. 앞으로 감 따는 곳엔 얼씬도 못 할 것 같습니다. 기우(杞憂)라는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중국 고전 열자(列子) 천서편(天瑞篇)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기(紀) 나라에 살던 한 남자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했습니다. 그는 걱정 때문에 바깥출입은 물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먹지도 못했다고 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질 리 없고 땅이 꺼질 리 없는 데도 괜한 걱정과 근심을 안고 살았습니다. 이후로 사람들은 쓸데없는 걱정을 가리켜 기우(杞憂)라고 합니다. 강물처럼 시내 도로를 가득 메워 흐르는 차가 덤벼들까 겁내고, 감나무조차도 없는 처지에 감나무 가지가 날아들까 걱정하는 모습에 내가 바로 현대판 기우로구나!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권력에 기를 쓰지 못하고 하찮은 설렁탕집 주인에게 욕하고 1원 때문에 분개하는 소시민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김수영 시인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옹졸하게 욕을 하고/(하략) 지난 3월에는 케냐에서 500여 명의 사상자와 23만여 명의 이재민을 낸 대홍수가 있었습니다. 4월엔 두바이에서 6월에는 중국에서, 지난달에는 스페인에서 엄청난 홍수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일본에서, 아이슬란드에서, 인도네시아에서, 소순다 열도에서 화산이 폭발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인도네시아 지바 섬에서 지진이 났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중동에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유럽에선 우크라이나와 소련과의 전쟁으로 수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핵 단추를 쥐고 있는 누군가는 지구의 종말을 가져올 엄청난 대재앙의 발톱을 움켜쥐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만 재해인가요? 삽시간에 일어나는 대형 화재는 어떤가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엄청나고 끔찍한 재앙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뒤따라오는 자동차의 추돌을 걱정하며 먼데 보이는 감나무 가지를 걱정하는 모습이 참 우스웠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걱정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더 좋은 나라, 더 부강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할 터인데 정작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은 그런 기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크고 중요한 건 안중에도 없고 작고 사소한 것에 목숨 걸며 사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옛날 기우(杞憂)를 생각했고 김수영 시인의 시를 음미해보았습니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걱정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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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그만 일에만 걱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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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과 부정의 무기력
- 긍정의 힘과 부정의 무기력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개인의 삶의 질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긍정적인 태도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돕는 반면, 부정적인 태도는 무기력을 초래하고 잠재력을 억압할 수 있습니다. 긍정의 힘과 부정의 무기력의 중요성을 여러 분야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긍정의 힘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많은 운동선수들은 경기 중에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긍정적인 마인드셋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유명한 마라톤 선수 이봉주 선수는 힘든 훈련과 경기를 치루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큰 역할을 했다고 자주 언급합니다. 그는 "내가 힘든 훈련을 견딜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 이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마인드는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거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면, 많은 운동선수들이 부정적인 생각에 빠질 때,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부상이나 경기 중 실수로 인해 자신감을 잃고 다시 일어서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긍정의 힘은 개인의 성과뿐만 아니라 팀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직장에서도 긍정의 힘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많은 기업이 직원들의 긍정적인 태도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은 ‘20% 시간’정책을 통해 직원들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정책은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자율성을 부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게 만듭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환경에서 직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더 나아가 회사의 성과에 기여하게 됩니다. 반면, 부정의 무기력은 직장 내 분위기를 해칠 수 있습니다. 팀의 리더가 부정적인 언행을 일삼는다면, 팀원들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협력도 저해됩니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의 진행이 늦어지거나 성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문화가 만연한 조직에서는 창의성과 혁신이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됩니다.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도 긍정의 힘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힘든 시기를 겪을 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친구는 직장에서 해고된 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결국 그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 나가게 되었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성취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부정의 무기력은 이런 긍정적인 변화를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비하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부정적인 감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개인의 발전을 저해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사회와 공동체에서도 긍정의 힘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많은 비영리 단체와 사회적 기업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비영리 단체는 소외된 아동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그들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활동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아 아동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노력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회적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사회 전반의 발전을 저해하고 더 나아가 공동체의 통합과 협력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긍정의 힘과 부정의 무기력은 우리가 사물을 어떻게 보고 평가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올바르게 평가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우리는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태도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부정적인 태도는 우리의 잠재력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긍정의 힘을 발휘하고 부정의 무기력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긍정의 힘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이를 통해 더욱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긍정의 힘을 통해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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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과 부정의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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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고열증
- 악성고열증(Malignant hyperthermia)은 마취 중 발생할 수 있는 휘귀합병증으로 정상상태에서 마취된 환자는 일반적으로 체온이 떨어지거나 마취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방생하거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체온이 상승할 수도 있으나 악성고열증은 체온의 상승속도가 빠르며 분당 섭씨 0.5도 또는 그 상승폭이 커서 섭씨 43도 이상까지 상승되는 경우를 말하며 대부분 유전약리학적으로 발생되나 드물게는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증후군의 유전방식은 상염색체성 우성유전(autosomal dominant inheritance)으로 유전되며, 주로 succinylcholine 및 할로겐화 마취제 등에 의하여 유발되는 골격근의 과신진대사작용으로 발생된다고 한다. 소아 및 젊은 근육질의 환자에서 잘 발생하며 발생기전은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근형질 내세망(sarcoplasmic reticulum)에서 과도한 calcium 이온분비로 인한 세포내의 calcium 이온의 증가로 세포의 수축력이 항진되고 대사가 증가하는 과정으로 산소소모량이 증가하여 저산소증과 대사성 산증, 세포 내 저산소증으로 인한 근육세포 파괴로 마이오글로빈 증가(myoglobinemia)와 심부전등이 발생하여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다. 치료는 수술과 마취를 중단하고 dantrolene을 체중 kg당 2mg 정주하고 가능한 마취기계 또는 호흡회로(breathing circuit)를 교환 후 100% 산소로 과환기를 시행하고 동맥삽관, 요관삽관과 심부온도를 측정한다. 체온하강을 위한 치료로는 찬 수액의공급, 표면냉각, 찬물로 위세척, 가능한 인공심폐장치에 의한 열교환 시행, 마이오글로빈 제거를 위한 mannitol과 같은 이뇨제투여를 수술후에도 계속하여야하며, dantrolene은12시간 간격으로 적어도 하루이상 투여한다. 악성고열증은 흔하지는 않지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합병등으로 마취 전 악성 고열증의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자 변이가 의심되는 경우나 과거 마취에서 이상반응이 있었다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사전 고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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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욕망
- 지난 7월 18일 대법원은 동성 결합 파트너를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판결을 했습니다. 동성 상대와 사실혼 관계를 맺은 사람이 피부양자로 인정되었다가 공단의 처분으로 자격을 박탈당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해당 처분이 헌법상 평등원칙에 어긋난 차별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동성 커플의 권리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기독교계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을 동성애 합법화의 길을 터주기 위한 터전이 될 것으로 보아,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동성애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이 같은 선제적 조치들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인 1980년대 관련 소송이 있었고, 지방정부 주도로 동성 파트너 복지제도가 도입되고 그 후에 동성애 합법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다수의 국가와 대만, 네팔과 최근에는 태국에서도 동성결혼 합법화 법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나라에서 많은 사회적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며칠 전 신문 광고에 실린 글을 보면 캐나다에서 한 아버지가 딸에게 성전환수술을 쉽게 하는 호르몬 억제제 투여를 반대하다가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했습니다. 또한 462위였던 남자 수영선수가 여자 선언 후 여성 경기에 출전하여 연속 1위를 했습니다. 탈의실에서 남성의 성기를 노출하여 논란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례는 해군 출신 남성이 여자라고 선언한 후 여성 격투기에 출전하여 상대방 여성 선수의 머리뼈가 파손되는 일도 있었고, 영국에서는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고 여자가 된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 교도소에서 동료 여성 수감자 4명을 성폭행한 사건, 리처드 페이치 치안판사가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함께 있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가 해임된 일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들은 신문 광고 말고도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지난 17일 서울에서 ‘동성혼 합법화 반대’ 한국교회 연합예배가 있었습니다. 서울 광화문, 서울역, 여의도 등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였습니다. 주최 측 추산 약 110만 명, 경찰 추산 약 23만 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교계가 이렇게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은 국민에게 차별금지법에 담긴 동성애의 피해가 얼마나 큰가를 알리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교회가 이토록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이유는 성경에 대한 해석과 신앙적 믿음에서 비롯함입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삶의 방식과 윤리를 바탕으로 신앙의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 레위기를 보면 남자와 남자가 성관계를 갖는 것을 죄악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를 가증한 행위로 간주했습니다. 신약에서도 바울 사도는 동성애 행위를 부끄러운 욕망으로 규정했습니다. 동성끼리 더러운 욕정을 불태우며 수치스러운 일들을 저질러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천지 창조 시에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그들이 하나가 되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을 주셨습니다. 이런 창조 질서에 따라 성적 관계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만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가정의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동성애는 이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가 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광고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성전환수술 없이 성별 변경이 허용된다면’이라는 소제목 밑에 자동차 보험료 90만 원을 아끼기 위해 남자가 여자가 되었다는 캐나다의 한 남성의 이야기. 오늘은 남자, 내일은 여자로 날마다 성이 바뀌는 직원들을 위해 성별을 날마다 바꿔 사용할 수 없도록 양면 사원증을 제공하는 영국 웨스트민스터 은행 이야기. 미국 LA 여성 사우나에서 남성 성기를 버젓이 드러낸 생물학적 남성이 여탕에서 알몸으로 당당히 돌아다녔다는 이야기. 뉴질랜드 수학 교사가 14세 여학생이 자신을 남자라고 불러달라는 요구를 거절했고 그 결과 학교에서 해임되었다는 이야기.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고 변한다고 해도 무릇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개인의 인권과 자유가 중요하다고 해도 사회의 안녕과 질서 역시 소중합니다. 순리를 순리대로 쓰지 못하고 역리로 쓴다면 결국 그 피해는 사회 전체는 물론 개인에게로 돌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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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건강과 농업을 잇는 힘
- 현대 사회에서 아침 식사는 점점 선택 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쁜 일상과 시간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아침을 거르고 간단한 음료나 패스트푸드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아침 식사는 단순히 하루의 첫 끼가 아니라, 우리의 건강, 농업 경제, 나아가 지속 가능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아침 식사는 하루 동안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아침 식사는 집중력과 학습 능력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영국의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거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집중력 저하와 피로감을 더 자주 경험한다고 한다. 아침에 충분한 영양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루 종일 혈당 변동이 커지며, 이는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등의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한국인에게 익숙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침 식사는 신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한다. 쌀은 탄수화물 외에도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가 쉽고, 혈당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사람은 식습관의 변화로 아침을 간과하거나 간편한 가공식품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건강을 해치고 비만, 대사증후군, 영양 불균형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쌀 농업을 기반으로 한 사회였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자 농업 경제의 중심이었고, 한국 농촌의 생명선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직결되었다.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쌀 소비량은 59.2kg으로, 1980년대 초반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쌀 소비 감소는 도시화와 식습관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람들이 점점 다양한 식품을 접하면서 쌀의 소비 비중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농업의 기반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쌀 가격 하락은 농민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농가들이 점차 다른 작물로 전환하거나 농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쌀 소비를 늘리는 것은 단순히 농민들을 돕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농업의 미래와 식량 안보를 위한 중요한 과제다. 이런 배경 속에서 최근 농협과 대기업이 체결한 '아침밥 먹기 캠페인' MOU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중요한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캠페인은 아침밥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쌀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며, 쌀 소비를 촉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젊은 세대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침밥 먹기를 독려함으로써, 쌀이 한국인의 일상에서 다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캠페인의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아침밥을 챙겨 먹는 것이 단순한 건강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농업과 농촌 경제를 지키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김동섭 교수는 “쌀 소비의 증가는 농촌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쌀 소비가 줄어들면 농촌 사회가 경제적으로 위축되고, 그 결과 식량 수급의 안정성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아침밥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어린 시절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학교와 가정에서 균형 잡힌 아침 식사를 장려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쌀 소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농업 기반도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아침밥 먹기 캠페인과 같은 민간 차원의 노력 외에도, 정부 차원에서 쌀 소비를 장려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 급식에서 쌀을 주재료로 한 아침밥 메뉴를 적극 도입하거나, 농민들에게는 쌀 농업을 계속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쌀은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다. 한국 사회에서 쌀은 오랜 세월 동안 가족과 공동체를 잇는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명절에 떡이나 밥을 나누며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특별한 날마다 쌀로 만든 음식을 준비하는 관습은 우리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다. 쌀은 공동체의 연대감을 상징하는 동시에, 세대를 아우르는 상징적 음식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쌀의 문화적 의미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다양한 서구식 음식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쌀을 기반으로 한 전통 식문화도 점차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쌀이 단순히 먹는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한다. 아침밥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아침 식사를 통해 우리는 건강을 유지하고, 농업을 보호하며, 나아가 농촌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쌀 소비 촉진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건강 증진과 농업 경제의 회복을 위한 중요한 과제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아침밥 먹기 운동을 강화하고, 쌀 소비를 늘리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더불어 개인 차원에서도 아침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리 몸과 마음, 그리고 사회를 위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쌀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다. 쌀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고, 농업을 지키며, 미래 세대에 건강한 식문화를 전수할 수 있다. 아침밥을 먹는 작은 실천이 우리의 삶과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음을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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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건강과 농업을 잇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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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배려하는 성숙한 집회·시위 정착되길
- 최근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인터넷방송 등 다양한 매체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그중 예전부터 현재까지 널리 이용되는 방법으로 집회가 있다. 집회란 다수가 일정의 공동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일정한 장소에 일시적으로 집합하는 것을 말한다. 80~90년대에는 정치적인 목적의 집회가 주를 이루었다면 근래에는 정치뿐만 아니라 노사, 종교 등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회는 분명히 국민의 의사 표현 수단임과 동시에 소수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통로이며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필수 요소인 것이다. 이러한 집회는 우리 헌법에서도 규정되어 있는데, 헌법 제 21조에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되어있어 집회·시위의 자유가 인간의 기본적 권리임을 명시하고 있다. 아무리 집회·시위의 자유가 헌법상 기본권이라 해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최근 개정된 집시법 시행령 소음기준에 따르면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의 경우 주간 60dB이하, 야간 50dB이하, 심야 45dB이하 등 기준이 강화되어 소음의 사각지대를 보완하였다. 이는 집회소음이 누군가에게는 표현의 수단이 되지만 소음, 교통체증 등으로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사회풍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개정된 집시법을 준수하는 등 변화하는 사회와 시민의식에 발맞추어 자신의 기본권을 관철하기에 앞서 타인을 배려하는 성숙한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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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배려하는 성숙한 집회·시위 정착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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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당(hypoglycemia)에 관하여
- 항상성(homeostasis)이란 생물체를 둘러 싼 외부의 환경과 생물체 내부의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는 상황에서도 생리적 상태를 항상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말한다. 항상성의 예로 생물체가 체온이나 혈액내의 pH, 혈액내의 당의 농도, 혈액내 소디움(Na⁺), 포타슘(K⁺), 칼슘(Ca⁺⁺)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등이 항상성에 해당한다. 이 항상성의 예 중 혈액 속의 당의 농도 즉 혈당에 관하여 그중에서도 혈당이 낮아서 문제가 되는 저혈당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건강한 사람에서 혈액안의 당의 농도, 더 엄밀히 말해서 혈장내 당의 농도는 8시간 공복시에 70~110mg/dL 이다. 혈당은 식후에는 일시적으로 상승하지만, 대개는 식후 2시간에 측정한 혈당이 140mg/dL 이하 이다. 혈액안의 혈당이 70mg/dL 아래로 감소하여, 자율신경항진 또는 신경당 결핍증상이 발생하고, 포도당 투여 후에 이러한 증상들이 소실될 때 저혈당 증상이라 하며, 대부분은 당뇨병으로 치료중인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우리 몸의 대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만을 사용하나, 포도당을 합성하지 못하고, 수분이상 사용가능한 당(glycogen)을 저장하지 못하여, 혈액내의 당의 결핍은 여러 가지 신경증상을 동반한다. 신경증상으로 빈맥, 식은땀, 불안감, 공복감, 손떨림, 오심, 안면이 창백해지는 자율신경 증상과 피로감, 집중력감소, 두통, 어지러움, 기력저하, 시력변화, 의식변화와 혼미로 진행하는 신경결핍 증상들이 있다. 저혈당의 심한 정도로는 자율신경 증상만 나타나는 경증과 자율신경 증상과 신경결핍 증상이 같이 나타나며, 혈당수치가 50mg/dL 이상의 중등도, 혈당이 50mg/dL 이하로 의식소실이 일어 날 수 있는 중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중등도의 저혈당까지는 자가 치료가 가능하기도 하나, 중증의 저혈당은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고,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다. 저혈당의 치료는 환자가 의식이 있으면 빠르게 혈당을 올릴 수 있는 포도당, 포도당을 함유한 탄수화물(설탕 한 숟가락, 꿀 한 숟가락, 쥬스 3/4컵, 청량음료 3/4컵, 요플레 1개, 요구르트 1.5개, 사탕3-4개)을 15-20g정도 섭취하여 회복이 가능하며, 20분내에 혈당을 65mg/dL까지 올릴 수 있어, 대부분에서 증상이 소실되고 회복된다. 그러나 지방이 포함된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은 혈당상승이 지연될 수 있어 저혈당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 의식변화가 있는 중증의 저혈당 환자는 입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어려워 정맥주사가 가능하면 50%포도당수액 20-50ml를 1-3분에 걸쳐 투여하고 5-10% 포도당수액을 지속적으로 투여하거나 신속히 응급실로 이송하여야 한다. 저혈당 대처로 포도당 또는 탄수화물 섭취 후에도 인지능력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위험한 조작은 피하며, 추가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어 자주 혈당을 측정하고, 증상을 주의 관찰해야 한다. 저혈당의 예방으로는 당뇨병 환자임을 알 수 있는 인식표를 항상 소지하고, 장시간 동안 운동을 하거나 운전을 할 때는 저혈당 발생을 대비하여 포도당이 포함된 식품을 항상 소지한다. 야간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취침 전 혈당 100-140mg/dL 정도로 유지하며, 이보다 낮을 때는 간식으로 스낵 또는 우유 한잔을 먹는다. 수면 중 악몽을 꾸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 깨어난 후 두통을 느끼는 경우는 야간 저혈당을 의심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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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당(hypoglycemia)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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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문학
- 이제 우리의 관심사는 온통 인공지능(AI)에 쏠려있다고 해도 넘치는 말이 아닙니다.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서 컴퓨터 작업까지 해준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인간의 명령 없이도 자율적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서 PC 화면을 여닫고 정보를 검색하고 입력하는 등, 공상과학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공지능(AI)은 의료, 교육, 산업, 예술 등 우리 인간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문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제는 AI가 시, 소설, 시나리오 등 다양한 문학작품을 스스로 생성할 수 있는 단계에 와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산문화원 2층에서 제6회 서산 문인 한마당 축제가 열렸습니다. 한국예총 서산시지회(지회장 한용상)가 주최하고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지부장 김기표)가 주관하는 서산시 소재 각 문학단체가 모여 문인들의 화합과 문학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였습니다. 1부 행사에 이어 2부에서는 AI 문학과 Human 문학이란 주제로 문학 나눔 행사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발표자는 현동선 작가였습니다. 그는 언제나 앞서가는 선각자답게 AI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AI가 문학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AI와 협력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야 할 것을 역설하였습니다. 두 번째 발표자는 최근에 회원으로 가입한 젊은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문민기 소설가로, 직접 AI로 글쓰기를 나타내 보였습니다. 우리는 몇 시간, 아니 며칠을 고민하고 노력하여 한 편의 시를 얻지만, 불과 몇 초 만에 뚝딱 써내는 AI의 능력 앞에 놀라움을 넘어 공포감마저 느꼈습니다. 세 번째 발표자는 김경중 시인이었습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위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기계는 어차피 기계일 뿐이니, 인간의 무한한 능력은 결국 인공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세 분 모두 시의적절한 주제로 참석한 문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역사학자 아널드 조지프 토인비는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말했습니다. AI 문학의 도전에 반드시 길이 있을 것입니다. 일찍이 미술의 역사에도 과학과 싸워온 선례가 있습니다. 사진기가 처음 나왔을 때 화가들은 위기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아무리 잘 그린다고 해도 사진만 하겠습니까? 그래서 사진기가 만들어 낼 수 없는 다른 것을 그리자는 생각에 추상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이런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이 우리 문학에도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과학적 기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AI는 인간이 만들어 낸 산물입니다. 필자가 좌우명처럼 삼고 있는 ‘이길 수 없으면 내 편으로 만들라’ 라는 말처럼 AI를 활용하면 훨씬 더 유용한 문학의 길이 열릴 듯합니다. AI가 주는 영감을 바탕으로 풍성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더구나 번역이나 교정, 편집 등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가 가장 따라 하기 어려운 문학의 장르가 무엇인가를 AI에 물어봤습니다. 필자의 생각에는 개인의 경험이나 생각을 바탕으로 솔직함을 생명으로 하는 수필이 제일 어렵다고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AI의 대답은 시를 꼽았습니다. 시는 언어의 미적 요소, 감정의 뉘앙스, 상징성, 그리고 리듬과 운율 등 복잡한 요소들이 결합 되어 있어 인간의 감성을 깊이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도전된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그럴듯한 대답이었습니다. 문득, AI와 합작하여 노년에 대한 시 한 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목을 ‘노년의 향기’로 정했습니다. AI가 쓴 시간은 불과 2초, 필자가 탈고한 시간은 3분이었습니다. 적어도 며칠을 두고 씨름했을 시를 불과 3분 2초 만에 만들었습니다.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지 궁금합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깊어진 주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삶의 무게//눈가의 미소 /따스한 기억/지혜의 빛 가득한 눈동자여//은빛의 자랑/흰 머리카락은 /시간이 만든 예술 //노년의 아름다움 /노년의 향기/ 그 자체로 빛나니 예술작품 아닌가?/삶의 순간순간이 찬란한 보석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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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의 명산에 세운 누정(樓亭)을 그려본다.
- 가을이 무르익었다. 유독 무더웠던 여름이라 그 기세를 누르고 과연 찾아올까 싶었던 가을이다. 어렵게 맞이한 가을이니 보상이라도 된 듯 마음껏 누리고 싶다. 맑은 햇빛, 선선한 바람과 오색 단풍으로 물든 산하가 사람들을 밖으로 불러낸다. 가을 나들이의 백미는 역시 산이다. 굳이 단풍으로 유명한 산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산을 좋아한다. 취미생활 가운데 ‘등산’이 맨 앞에 꼽힌다. 몇 발짝 밖으로 나가 고개만 들면 산이 보인다. 취향이나 능력에 따라 오르기에 알맞은 산이 많으니 찾고 즐기기에 좋다. 곳곳에 등산로가 만들어지고 편의시설도 갖춰졌다. 산에 오르거나 강변을 걷다 보면 멋들어지고 품격 있는 누정(樓亭)이 눈에 들어온다. 수려한 풍광을 디디고 선 누각과 정자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에서는 선현과 옛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듯하다. 정자는 사람이 자연 속에 머물면서 풍경을 둘러보고 사색에 잠기며 시문을 즐기는 공간이었다. 정자보다 규모가 좀 크고 중층 건축물은 누각이라 한다. 계곡에 정자를 세우면 풍류가 들어가고 밋밋한 공간에 누각을 지으면 멋진 풍광이 살아난다. 누정은 어디를 가나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우리 민족과는 특별히 가까이하는 문화로 이어져 왔다. 맑은 물 흐르는 계곡과 아늑한 숲 언저리, 기암괴석이 빼어난 곳 등 어디든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서는 누각이나 정자를 찾을 수 있다. 누정에 앉아 합죽선에서 이는 바람에 잠시 편안하게 쉬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산수 경관을 조망하며 글을 짓고 음풍(吟諷)을 하며 더위를 물렸다. 문우와 토론도 하고 후학을 교육하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창덕궁에 부용정을 비롯하여 널리 알려진 누정이 많다. 얽힌 일화도 빠지지 않는다. 조선 초기의 선비 강희맹은 ‘만휴정기(萬休亭記)’에서 녹봉을 탐하고 벼슬을 유지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아첨하며 사는 것보다, 인간의 본성을 지키며 쉬는 것이 오히려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썼다. 정자의 이름을 삶의 철학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누정에 걸린 현판은 당대 명필들의 글씨를 뽐내고 편액에 담은 글은 선비들의 풍류와 시상을 담아내어 후세에 전한다. 한명회는 강변에 기러기와 벗한다는 압구정(狎鷗亭)을 지어 노년을 보냈고, 지금은 동(洞) 이름으로 쓰고 있으니, 정자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운산이 고향인 이강천 변호사와 만난 자리였다. 고향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산에는 세간에 널리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정자가 적음을 아쉬워했다. 경관 좋은 곳, 뜻을 찾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곳에 그럴 듯한 정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비쳤다. 이 변호사는 필자의 의견에 적극 찬동했다. 영동지청장으로 있을 때 그곳의 역사적인 누정 39개소를 담은 책자를 뜻있게 읽었다며 당시 느꼈던 소감을 회상했다. 이 변호사는 한학과 주역을 비롯한 고전에 조예가 깊을뿐더러 아정(雅正)한 노래라는 뜻을 가진 정가(正歌) 공부에 진력하여 해마다 공연을 하는 실력자다. 대화하다 보면 은연중 깊은 학식과 기품이 묻어난다. 이 변호사와 뜻이 통하니 누정을 세울만한 위치와 명칭을 논해보는 데까지 담소는 이어졌다. 세울 곳으로는 우선 시내를 중심으로 사방 방위별로 소재한 명산을 꼽고, 시 중심부에 있는 산을 넣어 다섯 곳을 꼽아보았다. 사람이 항상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덕목인 오상(五常) 즉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생각한 것이다. 서울 도성의 사대문에 이 덕목을 넣어 이름을 지었는데 흥인지문(興仁之門)엔 인(仁), 돈의문(敦義門)엔 의(義), 숭례문(崇禮門)엔 예(禮), 숙정문엔 지(智)의 뜻이 각각 들어 있음을 떠올렸다. 중심부인 종로에는 신(信)을 넣어 보신각(普信閣)을 세웠음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서산의 대표적인 5대 명산에 정자를 세운다면 어떨까? 동쪽에 병풍처럼 둘러선 최고봉 가야산에는 서산시와 시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으로 관영정(觀寧亭), 서쪽에 자리하여 가로림만이 바라다 보이는 절경 팔봉산에는 관해정(觀海亭), 남쪽에 위치하여 드넓은 들녘을 조망할 수 있는 도비산에는 관풍정(觀豊亭), 북쪽에서 서산 산업화의 상징인 기업을 품고 있는 망일산에는 관번정(觀繁亭)을 짓고, 중앙에 자리한 부춘산 또는 성왕산에는 서산시민의 행복을 염원하여 관행정(觀幸亭)을 세웠으면 하는 것이었다. 위치와 명칭은 즉석에서 대강 생각해 본 것으로써 단편적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 정자를 세우는 일을 추진한다면 각계 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모으고, 현대 또는 미래지향적인 이름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건축방식은 전통적인 한식 건물을 포함하여 석조 또는 현대 건축기법을 절충하여 지음으로써 전국적인 명소로 만드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그곳에 멋진 글, 아름다운 그림, 시민들의 소망을 담아 남김으로써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후손들에게 알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의미를 담은 멋진 누정에 사람들이 찾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사색의 계절 가을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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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의 명산에 세운 누정(樓亭)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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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막말과 비속어의 남용을 경계 한다
- 한글날이 지나갔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한 한글은 단순한 문자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실현할 도구이자 정체성과 문화를 상징하는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글의 소중함을 잊은 채 남용하는 이들이 많다. 한글을 이용한 막말, 비속어, 인터넷 악성 댓글 등은 한글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인들의 막말은 사회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특히 정치인들의 막말 퍼레이드는 우리 사회의 언어문화를 더욱 타락시키고 있다. 공적인 자리에서 오가는 거친 말들이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이는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며 정치에 대한 환멸감을 심어 준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곧 우리 사회의 소통을 대표하는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언어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 앞에서 조차 함부로 내뱉는 말은 그 자체로 권위를 깎아내리며, 우리 사회의 대화 수준을 낮추고 있다. 정치인들이야말로 국민에게 올바른 언어 사용의 모범을 보여야 할 존재다. 그러나 그들의 막말은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비난과 혐오의 언어를 더욱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의 잘못을 탓해야 할까? 한글을 욕되게 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언어 사용을 방치하거나 무심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는 모두일 수 있다. 잘못된 표기를 눈감아 주고, 비속어와 거친 말들을 남용하는 데 익숙해진 현대의 우리 모두가 그 책임을 나누어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인터넷과 SNS에서 자주 사용되는 지나친 약어와 신조어의 남발, 비난과 혐오가 담긴 말들은 한글의 아름다움을 무너뜨리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한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 그들의 입에서 처음으로 “엄마”와 “아빠”라는 단어가 나올 때의 그 순수함을 생각해 보라. 한글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 아이들은 한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그 안에서 꿈을 키워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귀한 언어를 얼마나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아이들이 그 소중한 언어를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모범을 보이고 있는가? 아이들이 자라면서 비속어와 막말을 배우고, 그들의 순수한 언어가 왜곡되고 변질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한글을 함부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옛 어른들은 가난과 배고픔 속에서 글을 배우지 못하고 한글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 한이 서려 있었다. 그들에게 한글은 말 그대로 손에 닿을 수 없는 꿈같은 것이었다. 그 시절에는 먹고 살기가 급해 글을 배울 수 있는 여유가 없었고, 비록 한글이 창제되었을지라도 이를 자유롭게 배우고 쓰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분들은 평생을 글자 하나 읽지 못하는 서러움 속에서 살았다. 가슴속에 억울함과 한을 품은 채, 한글을 배우지 못한 원통함을 남기고 가신 수많은 우리 조상들의 아픔을 우리는 다시금 떠올려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한글을 자유롭게 배우고 쓸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 환경의 편리함이 한글을 함부로 다루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글을 욕되게 하는 사람들은 종종 그 소중함을 잊은 채, 마치 자신들만의 장난감처럼 막 굴리기도 한다. 이러한 무분별한 행태는 한글의 가치를 훼손하고, 우리의 언어문화 전반에 걸쳐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약어와 신조어는 세대를 연결하는 소통의 장벽을 쌓고 있으며, 그 결과로 언어의 의미와 정서가 손상되고 있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한글은 그 자체로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 체계다. 유네스코가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문자로 평가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한글의 이러한 자랑스러운 평가에 걸맞게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가? 비속어와 부정적 표현들이 넘쳐나는 지금의 언어 환경은 세종대왕께서 그토록 바랐던 ‘누구나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소통의 도구’로서의 한글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더욱이, 한글의 남용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초와도 연관되어 있다. 말이란 그 자체로 우리 생각을 반영하며, 말의 남용은 곧 생각의 남용을 의미한다. 우리는 한글을 통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말이 함부로 던져지고, 거칠고 혐오가 담긴 표현으로 사용될 때, 그것은 곧 우리가 그 소중한 생각과 감정을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한글을 욕되게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글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사용해야 할 때이다.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금 인식하고, 우리의 언어 사용을 돌아보며, 비속어와 무분별한 표현들을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 세종대왕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선물, 한글을 함부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고귀하게 사용함으로써 그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한다. 결국, 한글은 단순한 문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이며, 우리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중요한 열쇠다. 그러므로 한글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 책임감을 가지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글을 함부로 다루는 이들에게 우리는 경종을 울려야 하며, 세종대왕의 정신을 되새기며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가 한글을 바르게 사용할 때, 우리의 생각과 감정도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한글을 소중히 아끼고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세종대왕께서 꿈꾸셨던 이상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어를 사용하는 우리에겐 365일이 한글날이다. 매일같이 그만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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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막말과 비속어의 남용을 경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