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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5.3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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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구역에서 발굴된 유해. 양 팔이 뒤로 꺾여 있고 교통호 바닥으로 고꾸라져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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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구역에서 발굴된 최소 30구 이상의 유해가 서로 뒤엉켜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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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구역에서 발굴된 유해들이 2중, 3중으로 중첩되고 뒤엉켜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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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3구역 유해 발굴 현자에서는 최소 17구가 발굴됐다.

 

73년 전 집단학살 정황 드러나

유해 60구 이상 · 유품 등 발굴

 

73년 전 서산 부역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현장에서 당시 집단학살 정황을 생생히 보여주는 완전한 형태의 유해(유골) 60구 이상과 유품 등이 발굴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김광동)는 지난 10일부터 20여 일간 서산시 갈산동 봉화산 교통호 인근 현장에서 유해발굴을 해왔다. 부역혐의 사건 관련 유해발굴은 아산 유해발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유해 수습을 앞두고 지난 30일 오전 유해발굴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 발굴 지역인 교통호는 1950년 인민군 점령기에 인민군이 전투를 대비해 판 곳이다. 수복 후 서산지역 부역혐의자들이 이곳에서 집단 학살됐다.

 

유해 발굴 지역은 전체 길이 약 60m 정도로 3개 구역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유해는 폭과 깊이가 각각 1m 이하인 좁은 교통호를 따라 빽빽한 상태로 발굴됐다. 또한 굵은 다리뼈뿐만 아니라 척추 뼈와 갈비뼈까지도 완전하게 남아 있는 상태로 발굴됐다.

이 같은 형태로 발굴된 유해들은 당시 희생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게 한 후 머리 뒤를 쏘는 총살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희생자들은 옆으로 누워있거나 고꾸라져 있는 모습으로 사망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유해는 교통호 바닥을 향해 고꾸라져 있는 상태에서 양팔은 뒤로 꺾인 채 신발을 신은 상태로 발견됐다. 주변에는 M1추정 탄피도 확인됐다.

 

일부 구역에서는 유해 다리 사이에 다른 유해가 안치돼 2중, 3중 위아래로 중첩된 모습으로 드러난 상태다. 이는 당시 학살이 진행된 후 마을 들개가 시신을 물고 마을까지 내려와 마을 이장이 청년들과 교통호 주변 시신을 교통호 안에 재매장 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번 유해 발굴 관련 사건인 ‘서산·태안 부역혐의 희생사건’은 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2007년 1월부터 조사를 시작해 2008년 12월 진실규명 결정한 사건이다. 조사 결과, 1950년 10월 초순부터 12월 말경까지 서산경찰서와 태안경찰서 소속 경찰과 해군에 의해 충남 서산군 인지면 갈산리 교통호 등 최소 30여 곳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 학살된 사건으로 밝혀졌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 사건 희생자로 확인된 사람은 977명이고, 추정되는 희생자는 888명에 달한다”며 “희생자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갔던 20~40대의 성인 남성들이었으며, 여성들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실효성 있는 유해발굴과 위원회 종료 이후, 유해 발굴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 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최종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를 근거로 전국 6개 지역 7개소를 선정해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이병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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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이 매장…옆으로 누워있거나 고꾸라진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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