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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8.1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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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춘식.jpg

 

옛 속담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벼가 익는다는 것은 사람의 인격이나 지식의 정도가 높아진다는 뜻으로 더 겸손해지라는 말로 해석되고 있다. 어릴 적부터 학교생활을 하면서 줄 곧 들어온 속담이지만 인생을 살면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은 듯하다.

표현은 달라도 같거나 비슷한 뜻을 지닌 속담도 있다. ‘곡식 이삭은 여물수록 고개를 숙인다’, ‘여문 곡식일수록 더 머리를 숙인다’, ‘물이 깊을수록 소리가 없다’, ‘병에 가득 찬 물은 저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속담들이 그런 본보기들이다.

좀 더 직설적인 표현들도 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대표적이다. 속담집 우리 속담 풀이빈 수레가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더 아는 체하고 떠든다는 말또는 가난한 사람이 있는 체하고 유세 부릴 때 빈정거리는 말이라고 풀이한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속담에 도랑물이 소리를 내지 깊은 호수가 소리를 낼까” “들지 않는 솜틀은 소리만 요란하다” “먹지 않는 씨아에서 소리만 난다” “못 먹는(안 먹는) 씨아가 소리만 난다가 있다.

작금의 우리 정치를 들여다보면 이 속담의 실천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원들의 경우 대부분이 출마에 나설 땐 저마다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고 민심을 바탕으로 참 정치를 펴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민들로부터 표를 얻어 국회에 입성한다.

그러나 국회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민의는 오간데 없고 자신들이 속한 정당의 당리당략에 맞춰 이해타산에만 집중해 민심을 저버리고 만 정치행태를 보여 민의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는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집권당이건 야당이건 서로 반대에 의한 반대만을 일삼으며 민생에 관련된 수많은 법안들이 고스란히 입법절차조차 받아보지 못하고 사장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를 보면서 국회입성을 위한 노력을 할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양상을 보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왜 이리도 이 속담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늘 초심으로 국가가 우선이 되고 국민들이 잘사는 나라, 자신들의 지역구가 가지고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할 의원들이 당의 이익만을 앞세워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에 국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이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씩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려고 국민들의 표심이 총선 때만 되면 크게 요동치고 있음을 그들도 잘 알고 있을 터인 데도 고개 숙인 벼의 모습은 오간데 없어 국민들에게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다.

정치권에 덜 익은 벼이삭 같은 사람들 때문에 또한 너무 익어 알곡이 떨어져야할 사람들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정치를 걱정하고 있다.

진정한 강자나 실력자는 자기를 과시하지 않고 교만을 부리지 않는다. 상대방 말을 잘 들어주고 빙그레 웃고 만다. 그리고 여러 말 하지 않고 핵심만 지적한다. 실력 없는 사람이 거들먹거릴 때도 웃으며 고개만 끄덕일 뿐 비난도 하지 않는다. 환한 얼굴과 부드러운 모습만 보여 줄뿐이다.

잠언에 교만에는 재난이 따르고 겸손에는 영광이 따른다는 말이 있다. 겸손한 사람들은 따르는 사람이 많고 적이 없다. 그것은 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참 매력은 마음씨 즉 덕성에서 나온다. 이 덕성은 교만에 빠지지 않고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는데서 자라나는 것이다.

익은 벼는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래서 사람들도 지식이나 인격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라고 하는 속담처럼 우리의 국회의원들도 당리당략보다는 민심을 챙기고 잘사는 부강한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잘 익은 벼처럼 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강춘식 서산인재육성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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