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명예회장도 단골손님
서산 방문할 때면 꼭 들렀던 곳
코로나19 영향 손님줄어 경영난
지난 30여년 동안 서산의 맛집으로 지역은 물론 전국의 고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던 간월도 바다횟집이 최근 영업을 중단하고 폐업했다. 1993년 5월 12일 첫 문을 연 이래 2022년 7월 5일까지 정확히 29년 1개월 23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동안 바다횟집은 철새기행전을 비롯해 각종 기념행사 뒷풀이와 간월도를 찾는 관광객, 안면도 꽃박람회를 찾는 많은 이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바다횟집이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무엇보다 기본 회만 시키면 제철 해산물을 싼 가격에 한 상 가득 맛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횟집 주인인 오복희 사장의 남편 김승석 씨의 공이 컸다. 김 씨는 손님에게 선보일 신선한 횟감이 필요하다는 부인의 등쌀에 떠밀려 몸이 아플 때에도 이른 새벽부터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뭔가라도 잡아 와야 했다. 그래야만 부인의 큰 손으로 인한 소비를, 손님에게 나갈 해산물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바다횟집을 찾는 이들은 오 사장의 큰 손에 다들 놀래고 돌아갔다. 이후 바다횟집의 단골이 됐다. 간혹 손님이 너무 많아 상차림이 소홀할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바다횟집을 찾았다.
특히, 단골 중에는 현대가를 세우고 일으킨 고 정주영 명예회장도 있었다. 그가 헬기를 타고 서산(정확히는 서산시 부석면 창리에 있는 영빈관)에 오면 꼭 바다횟집을 들렀다. 그 전에도 그랬지만 그 이후부터 현대 사람들은 바다횟집을 애용했다.
그렇게 입소문이 나면서 장사가 참 잘 됐다. 공무원, 예술인, 지역민들도 많이 다녀갔다. 하지만 그럴수록 적자가 조금씩, 조금씩 늘어 가세가 기울었다. 결국 친척의 땅을 빌려 건물을 세운 횟집 자리를 살 돈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오 사장은 심사숙고 끝에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영업을 끝내는 그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오 사장은 “둘째 아들을 잃은 슬픔에 죽을 생각도 했지만 횟집 일로 버텼다. 아직 젊어서 더 할 수는 있지만 이제는 그만 해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간월도 바다횟집을 찾아주신 한분, 한분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허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