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체육대회…후회없이 즐길래요”
서산여고, 교내 체육대회 개최

“친구, 선생님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추억을 함께 쌓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지난 12일 서산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의 함성과 박수소리가 가득했다. 예전 같았으면 일상적이었을 행사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선 사라진 이름이 된 ‘체육대회’가 3년 만에 다시 시작됐기 때문이다.
8자 줄넘기, 줄다리기, 발야구, 피구, 800m계주 등 코로나 이전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지금의 고등학생들에게는 모든 게 새로운 ‘첫 시작’이다.
특히 내년 대입을 준비 중인 3학년 학생들에게는 더욱더 의미가 깊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입학한 이들은 학교수업마저 원격수업으로 진행한 날들이 더 많았을 정도로 고교 생활을 즐겨보질 못했다. 고교 시절의 가장 큰 추억인 수학여행도 당연히 가보지 못했다.
3학년 이현경 학생은 “입학 후 첫 체육대회라서 더 신나는 것 같다. 3학년이 될 때까지 기억에 남는 학교 행사가 없었다. 이번 체육대회를 통해 친구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했다.
이날 학생들은 단체로 맞춰 저마다 뽐내는 반티를 입고 신나는 응원을 펼쳤다. 선생님들도 응원단장에 코치 역할을 하면서 분위기를 돋궜다.
체육대회 단합의 꽃인 줄다리기는 모든 학생을 긴장시켰다. 심판의 호각 소리와 함께 시작된 경기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주고받는 모습에, 지켜보던 학생과 선생님들은 “조금만 더 힘내!”를 외치며 힘을 북돋워 주기도 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 팀이 나오자, 기쁨의 환호성과 아쉬움의 탄성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박채원 학생회장은 “모두가 처음 겪는 체육대회임에도,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하다”며 “졸업을 앞두고 그간 외부 활동이 없어 너무 속상하고 아쉬움이 컸던 만큼, 판이 깔린 오늘 만큼은 후회 없이 즐기겠다”고 했다.
추민소 체육선생님은 “운동장에서 들리는 학생들의 함성에 가슴이 벅차다”며 “그동안 코로나로 여러 체육행사들을 포기했었는데, 앞으로는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허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