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사찰음식은 ‘약’…재능기부로 부처님 가르침 실천

[조규선이 만난 사람] 112. 경운 서산진원사 주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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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7.1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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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 스님.jpg
▲서산 진원사 경운 주지 스님은 항암치료를 받던 중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사찰음식의 최고 대가 선재 스님을 만나 사찰음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진원사를 지역의 전통음식문화체험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사찰음식에는 육류와 어패류, 오신채, , 첨가제, 제철 아닌 음식 등이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유마거사의 가르침처럼 모든 생명이 함께 살 수 있는 길, 함께 나눈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어야만 진정한 사찰음식인 겁니다

경운(50·본명 전승민)서산 진원사 주지 스님은 사찰음식을 한마디로 이라고 했다.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드는 스님은 곧 의사인 셈이다. 실제로 옛 문헌 속에는 비구니 스님들이 된장과 지푸라기를 태워 만든 재를 섞어 한센병 환자의 몸에 발라주며 치료했던 일도 전해지고 있다.

필자가 경운스님(이하 스님)을 만난 것은 지난 10일 오후다. 얼마 전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운영하는 사찰음식교육관(향적세계)에서 스님의 강의를 감명 깊게 들었다는 지인의 전화를 받고 나서다. 서산 시내에서 온석동 방향 3.5km 떨어진 곳에 진원사가 있었다.

경운 스님은 조계종 사찰음식 제1호 명장인 선재 스님(66·한식진흥원 이사장)의 제자로 사찰음식을 전수 받았다. 스님이 항암치료를 받던 중 운명처럼 만난 스승이 바로 선재 스님이다.

직장 생활을 하던 중 그만 놀고 공부 좀 하지라는 처음 만난 고승의 한마디에 출가를 결심한 스님은 200938세 되는 해 울주 가지산 석남사에 입산했으며 운문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스님이 되었다.

그런데 승가대학 3학년 겨울에 감기처럼 기침이 1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인근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결과 암이 림프를 타고 흉부까지 전이가 되어 있었다. 급하게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옮겨 3번의 대수술과 1년 넘게 항암치료를 받던 중 2015년 봄에 선재 스님을 만난 것. 선재스님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사찰음식의 최고 대가다. 선재스님의 음식솜씨는 수라간 궁녀 출신인 외할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운 스님에게 또 다른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분은 인연 있는 어른스님이다. 어른 스님의 배려로 20152월 서산 진원사로 오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스님은 자신의 건강이 회복된 것은 사찰음식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 음식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스님은 요즈음 먹는 것(식욕)으로 인하여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데 사찰음식은 스님들이 수행하면서 꼭 필요한 영양분을 담고 있다고 했다. 넘치지 않고 수행에 최적화된 조리법으로 만들어 지기 때문에 건강에 아주 좋다는 것이다.

이어 먹는 음식이 내 몸과 정신을 만든다. 출가 수행자로서 건강한 육체를 갖지 않고서는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음식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선재 스님으로부터 사찰음식의 정신과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수행생활을 실천하다보니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요즈음도 스님은 건강을 되찾기까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얻은 것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스님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다. 그러면서 울산 남구청 사찰음식 강의 및 전통음식 전시회(2018), 울산백양사 사찰음식 강의(2019) 등 특히 2019년 미국 LA한인축제 사찰음식 만찬 및 ICE조리학교에 선재스님과 함께 참석해 한국을 빛내기도 했다.

이렇게 쌓은 노력은 20191029일 제7회 한식의 날 대축제 세계한식요리 경연대회 전통부문에서 금상의 영예를 차지하는 영예도 누렸다. 그해 부산조선비치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담 공식만찬 사찰음식부문을 지도하기도 했다.

지금도 스님은 사찰음식을 함께 공부하는 스님들과 마음을 모아 설립한 비영리 법인 마인드푸드협동조합(서울 수월암)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찰음식이란 생명을 존중하는 자연친화적 식재료에 정성이 담긴 음식으로 우리 몸에 좋다는 스님은 행복한 사찰음식 수행자로 서산 시민들에게 재능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회향(廻向·불교에서 자기가 닦은 선근공덕을 다른 사람이나 자기의 불과로 돌려 함께하는 일을 지칭하는 용어)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원광디지털대학교 한방건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스님의 꿈은 사찰음식 만드는 체험강의를 통해 서산시민의 건강한 정신과 몸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가 진정되면 진원사를 지역의 전통음식문화체험공간으로 건강한 식문화보급과 교육, 문화 치유프로그램 센터로써 지역사회에 공헌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싶다고 했다. 경운스님과 인터뷰를 하는 내내 서산을 사랑하고 시민들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무척 고마웠다. “음식은 생명입니다” “사찰음식은 양약이라는 스님의 말이 오랜 동안 머리에 맴돌았다. ·사진=조규선 서산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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