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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농악이 어울리는 남자

[조규선이 만난 사람] 109. 조규영 농악보존회 서산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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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6.2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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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영.JPG
▲어릴 적부터 꽃과 농악을 좋아했다는 조규영 농악보존회 서산시지회장. 4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서도 꽃과 농악을 위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어릴 적 농악소리가 좋아서 어른들의 농악대를 따라 다녔습니다. 마을을 돌며 농악과 꽃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황곡(부석면 월계2리) 꽃동네를 그렸습니다”

지난 20일 만난 조규영(66) 농악보존회 서산시지회장이면서 부석 여월정농원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 집 마당이 넓어 정월대보름과 모내기, 추수할 때면 농악놀이가 펼쳐지던 것이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난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1976년 지방공무원시험(지방토목 5급, 현재9급)에 합격, 성연면사무소에서 공직을 시작한 그는 틈만 나면 농악을 배우고 집근처에 꽃과 나무를 심었다. 군(특전사)을 제대하고 집에 돌아오니 꽃과 나무로 가득한 곳이 밭으로 변해 있었다. 당시는 곡식을 심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비농경지에 조경수를 심었다. 조경이 미래 유망 산업으로 퇴직 후 생활보장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직생활도 열심히 일하다 보니 주위의 신망이 두터워졌다. 그는 “시설직공무원은 원칙이 어긋나면 기반이 어긋난다. 그래서 일에는 원칙을, 인간관계는 부드럽고 원만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1992년 수도과 공무계장(팀장), 2007년 수도과장, 도로과장에 이어 2013년 건설도시국장으로 승진해 2015년 지방부이사관으로 명예퇴임하기까지 39년8개월 동안 서산시에서 근무했다.

“요즈음 제가 설계하고 감독했던 건설현장을 지나다보면 보람을 느낀다”는 조 회장은 2005년 필자가 서산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서산시농악단장으로 일본 천리시를 방문하여 공연을 한 것이 매우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했다. 천리시장을 비롯한 시민들이 서산농악에 감동과 감탄을 넘어 흥분되어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추었다고 했다. 이러한 활동이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조 회장의 인터뷰기사와 함께 보도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현재 16개의 읍면동 풍물단과 38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한국농악보존회 서산시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전국 최초로 해미읍성에 농악전용 야외 공연장을 만들고, 전국농악명인대회를 서산에 유치하는 등 최고의 지회로 성장시켜 왔다. 다음달 10일에는 번화로 소극장에서 제23회 서산 전국농악명인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조 회장은 “서산농악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명해 우리민족의 문화를 말살시키려 했던 일본조차도‘조선의 향토오락’목록에 등재 할 정도였다”며 “이를(농악) 지키고 계승하는 것은 조상의 혼을 지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농부였던 조문환(1930~2010)ㆍ김화순(90)의 4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조 회장은 부석초, 부석중을 거쳐 서산중앙고(서산농고 농업토목과 26회)를 졸업했다. 고교시절부터 꽃이 좋아 야생화 등 초화류를 가꾸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부석면 월계리에 2ha규모의 여월정(餘月庭)농원을 조성해 조경수를 가꾸고 있다. 그는 지금도 시내를 지나다 화분의 꽃이 말라 죽는 것을 보면 물을 떠다줄 정도로 꽃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2019년 마을에 개복숭아 2800주를 심었다는 그는 4계절 꽃이 피는 정원, 183가구가 살고 있는 월계2리를 ‘복사꽃마을’로 가꾸어 가고 있다. ‘복사꽃축제’를 열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주민 소득증대를 위해 주민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다.

명상상담사1급, 월계2구 개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민들과 월계농업회사를 설립했으며 모교인 부석중학교 총동창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1979년 중매로 결혼한 최문자(66)여사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꽃과 어울리는 농악을 계승하여 서산을 빛내고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겠다는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글ㆍ사진=조규선 서산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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