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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기고] 이수영 서산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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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1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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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 대륙에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낳은 끔찍한 전염병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하였다. 전체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이 지난 2,000년간 있었던 그 어떤 자연재해나 인재, 역병들보다 높았다. 유럽 인구의 30~40%가 이 질병으로 죽음을 맞이했고, 속절없이 발생하는 시신들 대부분은 불에 태워지거나 구덩이에 한꺼번에 파묻혔다”

이는 14세기 쥐벼룩에 의해 발병해 유럽 전역으로 전파된 ‘페스트(흑사병)’ 이야기다. 이후에도 인류는 자가복제를 통해 생명력을 유지해온 바이러스와 끊임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런 반면 1980년 5월 8일 세계보건기구(WHO)는 20세기에만 약 3억 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퇴치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하여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유행성 질환 하나가 완전히 박멸되기도 하였다.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가 101개국에서 발생하여 확진환자가 11만 명을 넘어서고 사망자수도 4천명을 넘어섰다. 국내 확진자수도 7700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도 60명에 이르는 등 사스와 메르스에 비해 전파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판데믹(pandemic)’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판데믹은 모두를 뜻하는 ‘Pan’과 사람을 뜻하는 ‘Demic’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전국적 또는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퍼져 모든 사람이 걸리는 현상을 말한다. 20세기 들어 교통의 발달로 이러한 판데믹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세가 확산하자 1월 30일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월 17일까지 확진자 수가 30명 선으로 유지되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2월 18일부터 특정 종교단체의 집단예배로 지역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이에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는 타 바이러스 호흡기 감염병에 비해 바이러스 배출량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여 코로나19 진단을 받기 전에 지역사회 감염과 확산이 가능할 수 있고, 환자의 연령이나 기저질환 등을 고려한 임상적 경계가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은 그래서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정부가 나서서 권장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각종 국가공무원 시험도 이미 연기되거나 앞으로 있는 시험도 연기를 검토 중이다. 또한 경증 확진자에 대한 집단 보호시설 제공 등 대기병상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 공공기관을 비롯한 학계와 종교계, 주요기업들도 같이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비누를 이용하여 물에 30초 이상 자주 손 씻기,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마스크가 없으면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사람이 밀집해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수가 많은 대구경북 이외의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국내 마스크 생산량은 하루 1,000만개(국민 1인당 0.2개) 정도로 ‘마스크5부제’가 시행되면 마스크 대란은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마스크가 필요한 의료기관에 적정 물량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우선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양보와 배려, 협력을 기반으로 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때다.

우리사회는 예로부터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것은 마스크가 아니라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서산타임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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